요약
양념한 고기류와 감자, 옥수수 등의 식재료를 구덩이 안에 넣고 돌로 덮은 다음, 열기와 압력을 이용하여 익히는 페루의 전통요리.      

페루 중부 산악지대에서 땅에 구덩이를 파고 그 안에서 구운 구이로,  바위산인 ‘산 페드로 데 카하스(San Pedro de Cajas)’에서 약 7,000년 전에 만들어 먹은 흔적이 남아있다. ‘파차(pacha)’는 케추아어로 ‘대지’, ‘망카(manca)’는 ‘냄비(pot)’를 뜻하여 ‘대지의 냄비’라는 의미를 지닌다. 매년 페루에서는 페루의 가을에 해당하는 3~5월에 수확을 기뻐하며 대지의 신에게 이 음식을 바쳤다. 화덕은 약 50cm 깊이의 구덩이를 파서 그 안에 화강석을 쌓는데, 화산의 분출로 생성된 화강석은 열을 잘 흡수한다. 맨 위는 흙으로 덮고 구멍을 뚫어서 장작을 넣는다. 2~ 3시간 동안 장작을 태우면 내부의 화강석이 완전히 달궈지는 원리이다.

파차망카를 만드는 방법은 소, 돼지, 꾸이, 닭, 양고기 등의 육류를 손질하여 쿠민, 후추, 소금, 식초, 그리고 페루의 붉은 고추 아히 판카(aji panca)로 만든 양념장에 재워둔다. 달궈진 화덕의 돌을 들어내고, 맨 아래 바닥에 감자와 고구마를 깔고 바나나잎이나 야채로 덮은 후 달궈진 돌을 얹는다. 다음에는 양념한 고기를 깔아주고 다시 야채로 덮고 돌을 얹는다. 그 위에 다시 옥수수나 콩류를 넣고 야채로 덮는다. 마지막에 종이 또는 비닐로 덮고 공기가 들어가지 못하도록 흙으로 완전히 덮어 밀봉한다. 시간이 지나면 내부 열이 팽창하여 압력이 유지되면서 요리가 완성된다. 이는 ‘압력 냄비’와 유사한 원리이며 굽는 시간은 양에 따라 달라지지만 일반적으로 40분에서 90분이 소요된다.

오늘날 페루 중부 우아나코(Huanaco)에 있는 우아야가(Huallaga) 계곡, 우안카요(Huancayo)의 만타로(Mantaro) 계곡, 아야쿠초 지역이 파차망카를 만들어 먹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