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지표, 위중증률로 변경 검토

전 국민의 85%가 백신 접종을 완료하는 이르면 연말이나 늦어도 내년 봄에는 ‘노(no) 마스크’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방역 당국은 주요 방역 지표를 ‘확진자’에서 ‘위중증률·치명률’로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15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권준욱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접종 완료율이 85%가 되면 이론적으로 델타 변이 바이러스도 마스크 착용과 집합금지, 영업제한 없이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실내 마스크 착용을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수단으로 강조했던 방역 당국이 노 마스크 시점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역 당국은 독일 코호 연구소가 전 인구의 85% 이상이 접종을 완료하면 강력한 통제 효과가 발휘돼 거리두기 등 방역 조치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고 분석한 내용을 토대로 노 마스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방대본은 “이는 이론적 모델링 결과일 뿐, 설사 접종률이 85%에 이른다 하더라도 실내 마스크 착용을 해제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며 “코로나19가 국내에서 토착화되는 경우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의료계에선 전 국민의 85%가 접종을 완료하기 위해선 어린이·청소년·임산부와 성인 미접종자의 백신 접종이 필수적이라 현실화될지는 불투명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0시 기준 전체 인구대비 접종 완료율은 62.5%인데, 청소년(16∼17세) 예약률은 51.9%로 상대적으로 높지만, 성인 미접종자(8.9%)와 임산부(0.5%)는 낮은 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르면 연말이나 늦어도 내년 봄 이후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정부는 단계적 일상 회복 준비 작업의 일환으로 확진자 수 대신 위중증률과 치명률로 핵심지표를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처럼 확진자 수가 아니라 치명률을 유행 규모 판단 지표로 삼고, 이를 확진자 수처럼 매일 발표하는 게 아니라 일주일 등으로 간격을 두거나 지표가 일정 수준을 넘었을 때만 발표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