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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의 진실
스페이스 | 2011.11.29 | 조회 8,737 | 추천 57 댓글 1

허수아비의 진실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허수아비는 사람의 모양을 본뜨고 있는데


여기엔 이런 전설이 있습니다.


 


신라 시대 왕도인 경주(서라벌)에서 멀리 떨어진 한 고을에


허수라는 청년이 나이드신 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있었습니다.


 


허수는 소작농의 아들이었고, 집안 형편이 그날 끼니조차 잇기 어려웠지만


남의 집 품팔이를 하여 받은 삯으로 지극 정석으로 부모님을 봉양했죠.


 


그런데 허수의 아버지는 작은 새를 모척 좋아하여 이따끔씩 곡식을 한 줌씩 꺼내어


마당에 뿌려서 참새들이 날아와서 먹게 해주고는 하였습니다.


 


허수 아버지에게는 취미이고 좋은 일이었지만


가뜩이나 없는 살림에 식량을 새들에게 주는 아버지의 행동은


허수와 어머니에게는 그렇게 달가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허수는 내색하나 하지 않고 부모님을 봉양하기 위해서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날이 갈수록 몸이 쇠약해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허수는 이웃마을 부잣집에 품팔이를 하기 위해서 집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허수가 집을 나선 뒤로는 그날 밤이 늦도록 소식이 없었습니다.


 


늘 저녁에 들어오는 아들이 오지 않았기에 허수의 부모님들은 애가 타서


싸리문 밖에서 밤새도록 허수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거의 새벽이 되어 갈무렵 마을 사람들 서너명이 거적에 싼것을 메고 허수의 집을 찾아왔습니다.


거적안엔 허수의 싸늘한 시신이 놓여 있었습니다.


 


일을 하다가 성질 고약한 양반에게 매을 맞아 죽은 거였죠.


 


허수의 부모들은 기가 막혀 말도 안나왔습니다.


 


그리고 다음날부터 허수 아버지는 반 실성한체 참새들이 집 마당으로 날아와도 곡식을 주지도 않고


"훠이~ 훠이~" 하며 쫓아 버렸으며, 매일같이 들녘으로 나가서 아들의 이름을 큰 소리로 외치며 울었습니다.


 


"허수야~ 허수야!! 불쌍한 내 아들 허수야!!!"


 


마을 사람들이 만류 했지만 허수의 아버지의 광기는 점점 심해져서 들에 새만 있으면 통곡을 하며


아들 이름을 부르며 새들을 쫓는 행위를 계속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허수의 아버지는 들녘에 나가서 정신없이 죽은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울어대던 탓인지 그 상태로 몸이 점점 굳어지더니 팔을 벌리고 선 채로 죽고 말았습니다.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고 통곡 했으며 허수의 효와 아버지의 슬픔을 달래기 위해


짚으로 허수 아버지의 모습을 따서 '허수아비' 인형을 만들어 세워서 참새를 쫓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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