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종말(終末)
최원규
물은 가만히 잠들지 못한다.
이리 저리 기웃댄다
구멍에서 솟아 구멍 속으로
구멍을 뚫고 들어간다.
한 방울 이슬처럼 피어나
눈물의 슬픔 속에 묻힌다
물거품처럼 하늘로 날아간
슬픔의 갈증
육신은 썩어서 흙이 되고
바람이 되어 물이 되는가.
그리하여 강과 바다로
어디 지경 헤매다가
아! 다시 만날 수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