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딜 수 없는 것 박경리 단구동에 이사온 후 쐐기를 쏘여 팔이 퉁퉁 부은 적이 있었고 돌 틈의 땡삐, 팔작팔작 나를 뛰게 한 적도 있었고 향나무 속의 말벌 때매 얼굴 반쪽 엉망이 된 적도 있었고 뿐이랴 아카시아 두릅 찔레도 각기 독기(毒氣) 뿜으며 나를 찔러댔다 뿐이랴 베어놓은 대추나무 끌고가다가 종아리 부딪쳐 피투성이 되던 날 오냐, 너가 나에게 앙갚음을 하는구나 아픔을 그렇게 달래었지만 차마 견딜 수 없는 것은 사람의 눈이더군 나보다 못산다 하여 나보다 잘산다 하여 나보다 잘났다 하여 나보다 못났다 하여 검이 되고 화살이 되는 그 쾌락의 눈동자 견딜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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