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보다 술 마시는 분위기를 좋아했다고 말하면
사람들은 내 시가 쉽다고
노란 시월이 밀려온다고 빗대어 쓰면
볼라도 뜻을 묻지 않고
출퇴근하는 지하철을
밥벌레들이 기어들어가는 순대에 비유하면
직장인들을 모욕했다며 분개하고
나도 모르는 말들을 주절주절 갖다 붙이면
그들은 내 시가 심오하다고....
-최영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