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에
녹평 사무실에서 건너다 뵈는
뒷산비알의 노란 무꽃을 보면서
세상일에 너무 쉽게 화낸 자신을 뉘우친다
지켜보는 이 없이도
꽃들은 저리도 타오르는데
채마밭 같은 고향에서 튕겨 나와
도시 외곽을 전전하면서
누군가를 섣불리 사랑하고
또 성급히 아파한 마음의 골짜기엔
산새 소리가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