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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과 거미의 사랑
싼타오 | 2020.01.31 | 조회 193 | 추천 1 댓글 0


거미가 살았답니다.
그 거미에게는 친구가 없었답니다.
누가 보더라도 징그럽게 생긴 거미는 언제나 외로웠답니다.
어느 날 아침, 거미에게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그 손님의 눈에는 거미가 너무도 예쁘게만 보였습니다.
손님은 거미에게 첫눈에 반하고 말았답니다.
그래서 손님은 거미집 한가운데 조심스럽게 앉았습니다.
그 손님은 다름아닌 투명하고 깨끗하면서도 여러 가지 색깔을 반사하는 신비의
실로 짠 옷을 걸친 물방울이었습니다.
물방울을 발견한 거미가 살금살금 다가와서 말을 붙였습니다.
˝넌 이름이 뭐니?˝
˝난 물방울이란다.˝
물방울이 맑고 영롱한 음성으로 말했습니다.
거미가 다시 물었습니다.
˝넌 어디서 왔니?˝
˝난 네가 볼 순 없지만 볼 수 있고, 느낄 순 있지만 느낄 수 없는 곳에서 왔단다.˝
거미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습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쉽게 설명해 줄 수 없니?˝
˝언젠가 너도 알게 될 거야. 나도 뭐라고 표현해야 될지 모르겠어.
말로 자칫 잘못 표현하면 거짓이 되거든.˝
거미는 도무지 물방울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답니다.
하지만 너무나 외로웠던 거미는 물방울의 방문이 너무도 반가웠습니다.
˝물방울아, 저기.... 부탁이 하나 있어.˝
˝말해봐, 거미야! 뭔데?˝
˝나의 친구가.... 되어 줄 수 없겠니?˝
˝친구? 그래! 너의 친구가 되어 줄께. 대신 한 가지 약속을 해야 해˝
˝뭔데? 네가 내 친구가 되어 준다면 무슨 약속이든 들어 줄수 있어.˝
거미는 신이 나서 말했습니다.
˝뭐냐 하면 절대로 날 안거나 만져서는 안돼. 알았지?˝
˝좋아! 네가 나의 친구가 되어 준다니 난 너무 행복해!˝
거미는 두 손을 번쩍 치켜들고 아주 좋아했습니다.
거미와 물방울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가까워졌습니다.
이제 거미는 물방울 없는 생활을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로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부터 갑자기 사랑스러운 물방울이 만지고 싶어졌습니다.
물방울과 한 약속이 있어 참고 참았지만 날이 갈수록 만지고 싶은 욕망은 커져만
갔습니다.
그래서 하루는 거미가 용기를 내서 말했습니다.
˝있잖아.... 너 한 번만 만져 보면 안 되겠니?˝
물방울이 당황해서 손을 저으며 말했습니다.
˝그건 안돼, 절대로! 내가 너의 부탁을 들어주었듯이 너도 약속을 지켜야해.˝
거미는 물방울이 단호하게 말하자 그냥 물러섰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거미는 물방울을 만져 보고 싶었습니다.
거미는 물방울에게 다시 애원했습니다.
˝나 딱 한 번만 만져 볼게, 응?˝
물방울은 거미의 애처로운 얼굴을 말없이 바라봤습니다.
한참 뒤에 물방울이 말했습니다.
˝거미야, 넌 날 사랑하니?˝
˝그럼 그걸 말이라고 하니?˝
거미가 어이없다는 듯이 반문했습니다.
그러자 물방울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나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나와 한 약속을 지켜 줘.˝
˝........˝
거미는 할 말이 없어 고개를 푹 떨군 채 돌아섰습니다.
물방울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물방울이 야속하기만 했습니다.
거미가 실의에 빠져 있자 하루는 물방울이 불렀습니다.
˝거미야, 넌 날 사랑하지?˝
˝그럼, 사랑하고 말고....˝
˝만약에 말야.... 내가 너의 곁을 떠나간다 해도 날 잊지 않을 거지?˝
˝갑자기 그런 말은 왜 해? 만약 네가 떠나간다면 난 웃는 법을 잃어버릴지도 몰라.
난 아마 너를 그리워
하며 평생을 지낼 거야.˝
˝거미야, 난 널 떠나가도 늘 너의 곁에 있을 거야. 난 정말로 널 사랑한단다.
그러니 너도 날 잊지 말아줘.˝
˝물론이지. 내가 어떻게 널 잊을 수 있겠니?˝
˝좋아, 그럼 날 만져도 좋아!˝
물방울은 두 눈을 살며시 감고 몸을 앞으로 내밀었습니다.
거미는 너무도 기뻤습니다. 얼굴에 함박 웃음을 머금고 물방울을 힘껏 안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한순간에, 그녀를 느낄 수도 없을 정도로 빠른 시간에 물방울은 눈앞에서 사라져
버렸습니다.
거미는 물방울을 만지는 건 고사하고 볼 수도 없었습니다.
거미는 뒤늦게 약속을 못 지킨 사실을 후회했지만 돌아와 달라고 목청이 터져라
불러봤지만 물방울은 끝내 돌아와 주지 않았습니다.
ps. 사랑은 상대방을 소중히 지켜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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