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들은 서로에게 모든 걸 다 내어주는 것 같지만
실제로 상대방에게서 찾고 있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모습이다.
사랑 때문에 우리는 잦은 가슴앓이를 하지만
많은 경우 그 원인은 사랑의 관계 자체에 있지 않다.
우리는 상대방이 자신을 '제대로' 비추지 못한다고 느낄 때 상처를 받는다.
나만큼 나에게 집중해주지 않기 때문에 섭섭하고
나보다 나를 하찮게 취급하기 때문에 분노하는 것이다.
인간은 평생 타인을 사랑은 커녕 이해조차 하지 못하고
나에게만 빠져살다 죽을 운명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상대방의 눈에서 나를 찾으려고 하듯
상대방도 나의 눈에서 자신의 모습을 찾으려 한다는 것에 대한 이해
사랑의 본질에 대한 깊은 끄덕임이 바로 진정한 사랑의 시작일 것이다.
이주은/ 그림에 마음을 놓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