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해거름 들길에 섰습니다 

- 김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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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온기가 더욱 더 그리워지는 가을

해거름 들길에 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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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들 끝으로 해가 눈부시게 가고

산 그늘도 묻히면 길가에 풀꽃처럼 떠오르는

그대 얼굴이 어둠을 하얗게 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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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그대처럼 꽃들은 쉼없이 살아나고

내 밖의 그대처럼 풀벌레들은

세상의 산을 일으키며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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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계절의 모퉁이에 그대

다정하게 서 계시어 춥지 않아도 되니

이 가을은 얼마나 근사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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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대로 이 길을 한없이 걷고 싶고

그리고 마침내 그대 앞에

하얀 풀꽃 한 송이로 서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