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대 - 도종환-
시외버스터미널 나무 의자에 군복을 입은 파르스름한 아들과 중년의 어머니가 나란히 앉아 이어폰을 한쪽씩 나눠 꽂고 함께 음악을 듣고 있다
버스가 오고 귀에 꽂았던 이어폰을 빼고 차에 오르고 나면 혼자 서 있는 어머니를 지켜보던 아들도 어서 들어가라고 말할 사람이 저거 하나밖에 없는 어머니도 오래오래 스산할 것이다 중간에 끊긴 음악처럼 정처 없을 것이다 버스가 강원도 깊숙이 들어가는 동안 그 노래 내내 가슴에 사무칠 것이다 곧 눈이라도 쏟아질 것처럼 흐릿한 하늘 아래 말없이 노래를 듣고 있는 두 사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