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로 가는 비 

- 최 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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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끝에서 또한
기다림의 끝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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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나의 몫으로 오던
기다림을 이제는 놓고 싶다

기다림으로 오는 건
아무것도 없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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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어젯밤 빗소리가 두드린 건
창이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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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아니었어
나뭇잎도 아니었어

그것은 내 안에서 넓어지는
허공을 두드리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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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도 그만

가지를 좀 비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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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로 뻗은 가지에
너무 많은 걸 달고 있었나보다

그러나
그대의 침묵이 너무 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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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저녁 빗방울은 결코 내가
비울 수 없을 가지 하나를
자꾸만 두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