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에 편지 -이효녕-
비가 내리면 빗길을 걸어 줄기차게 내 그리움 삼키면서 물의 길이었던 초록색 잎사귀에다 하얗게 불어터진 사랑의 기억 새겨 마음의 편지를 부치네
수면 위 둥둥 떠도는 몸이다가 마음 깊이 그리움 돋는 물 비늘이다가 동그랗게 밀려 빗방울 되는 날 어디쯤 강물로 만나 가슴과 가슴 사이 서로 스미며 사랑으로 흐르고 싶었던 마음 언제나 전하고 싶었네
고여 있던 사랑의 말들이 몸 속에는 알 수 없는 수로를 타고 돌면서 실핏줄 타고 오르내리는 구름처럼 아득한 마음 내 이제 빗길을 걸으며 우산대신 그리움 펼쳐 쓰고 버린 세월 다시 주워 모으네
멀리서 혼자 걸어오는 사랑 빗방울 속으로 빨려든 시간들이 그대 생각하면 할수록 저녁 창가를 적시며 내 가슴에 방울방울 맺혀 검은 강물이 되어 흐를 뿐이네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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