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꽃이 있구나
예쁜 꽃이 있구나
그렇게 바라보면서
나도 꽃이 되고
예쁜 사람이
되기만 하면 된다
저기 여자가 있구나
저기 우람한 산 하나
산을 감도는 강물이 있구나
드넓고 기름진 들판
그 위에 구름도 떴구나
그렇게 생각하기만 하면 된다
그것들을 굳이
내 품 안으로
끌어들일 일은 없다
더구나 그것들을 훔치듯
가방에 쑤셔 넣어
내 집으로까지
데리고 올 까닭은 없다
그러는 순간
그 모든 것들은
이미 죽은 목숨이 되고
심지어는
쓰레기가 되기도
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