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삶이 낡은 담벼락에 새겨진 낙서처럼 우습게 느껴진다 해도 무언가 의미 있는 몸짓으로 세상에 남겨져 있는 거라고 믿자 아무렴 슬픔만 있겠어 우리들 삶이 가시나무에 갇힌 새처럼 쓰라림만 있을까. 아무렴 아픔만 있겠냐구 봄처럼 좋은 날이 오겠지 내 영혼의 상처가 흉터가 되지 않도록 지금 너에게 기대고 싶어 너 역시 상처가 아물 때까지 나에게 기대어 잠들면 안 될까 서로의 품에 안겨 새 살이 돋을 때까지 쉬자. 상처가 아물면 바다로 가자 우리의 방황을 이해하는 마음 넓은 바다로 가서 아이처럼 뛰놀자. 온갖 시름을 접어두고 모래알 사이로 웃음을 흘리자. 우리에게 더 좋은 날이 오겠지 글/ 정유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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