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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다의 참뜻
서현마미 | 2019.08.24 | 조회 226 | 추천 0 댓글 0

"철수가 영희를 사랑하다"에서 '사랑하다'는 철수와 영희라는 두 사람의 '관계의 이름'이다. 말의 참뜻을 설명할 때 그 말을 다른 말로 풀이하는 것을 기대할 것이다. 학교에서 말의 뜻을 편의상 그렇게 풀이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말로써 말을 완전하게 풀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신에 우리가 '사랑하다'라는 말을 알고 있다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는 설명할 수 있다. 그래서 우회적으로 보일지라도 이 방법을 쓴다.

'사랑하다'를 안다면 할 수 있는 일은 두 가지다. 우선 삼라만상의 모든 것들 중에서 사랑하는 관계에 있는 것들을 {(철수愛영희), (영희愛철수), (영철愛순자), (영수愛앞산)}처럼 쌍으로 묶은 리스트를 만들 수 있다. 물론 (철수愛영희)는 "철수가 영희를 사랑하다"를 나타낸다. 네 쌍만 열거했지만 현실에선 훨씬 더 많은 쌍이 있다.

둘째, 리스트에 있는 모든 쌍들의 관계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찾아진 관계의 공통점, 그것이 '사랑하다'의 참뜻이다. 이 두 가지 일을 할 수 있다면 그 말의 참뜻을 알고 있는 것으로 언어학에선 인정한다.

'사랑하다'의 참뜻이 이러하다면 결국 사람마다 다소 다른 정의를 갖게 된다. 각자가 열거하는 쌍의 리스트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떻게 의사소통이 될까? 그것은 열거된 쌍의 리스트 자체보다 열거된 쌍들이 갖는 관계의 공통점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리스트엔 차이가 있을지라도 찾아낸 관계의 공통점엔 큰 영향이 없다. 비유하자면 풍기산 인삼이든, 금산산 인삼이든 같은 사포닌이 추출되는 원리이다. 그래서 의사소통엔 지장이 없다.

위에서 (철수愛영희), (영희愛철수)를 동시에 열거했다. 서로 사랑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영철愛순자)에선 그 반대 쌍이 없다. 영철이 짝사랑하고 있다. 그리고 (영수愛앞산)처럼 의식이 없는 어떤 것을 사랑한다면 그 역은 성립될 수 없다. 평생 짝사랑인 것이다.

만일 두 사람이 각자가 사랑하는 쌍의 리스트를 만든다면 거기엔 두 사람의 인생관‧세계관이 드러난다. (철수愛산)이지만 (영희愛바다), (철수愛돈)이지만 (영희愛명예)일 수가 있다.

벗이 "사랑도, 우정도 변하는 것 같다"고 했다. 사랑이 변한다는 것은 '사랑하다'를 나타내는 쌍의 리스트에 변화가 생겼다는 뜻이다. 주목할 점은 변화가 생겨도 우리가 지닌 사랑의 개념은 거의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이다. 리스트엔 수많은 쌍이 있고 그중에 한두 쌍이 사라지거나 더해져도 추출되는 공통 속성엔 큰 영향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가 지닌 사랑의 리스트는 때때로 변할지라도 평생 지속되는 쌍들도 있다. 변화무상한 세상에서 어떤 대상들과 평생 사랑을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그래서 그런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국가 간에도 애증 관계가 있다. (한국愛북한)인가? 여기서 국가는 국민 전부가 아니라 정부를 이끄는 지도자들을 지칭한다. 그러하다. 그러나 역이 성립되지 않은 짝사랑이다. 짝사랑의 위험을 경고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한 번 빠진 사랑에서 헤어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북한愛한국)으로 만드는 데는 애원(哀願) 대신 실력이 필요하다.

(한국愛일본)인가? 아니다. 한일 관계에 대해서 책임 있는 분들이 허(虛)하거나 죽창(竹槍) 같은 격한 말을 한다. 이 염려의 바다를 넘어 극일(克日)하자면 엄포 대신 또 실력이 필요하다. 실력을 기르자면 정치가 경제와 교육을 놓아주어야 한다. 정치로부터 주눅 들어 움츠린 시녀들은 갈팡질팡할 뿐 앞선 나라들을 따라잡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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