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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육아
[2편]출산후기- 진통부터 출산까지...
하얀이 | 2011.05.31 | 조회 11,272 | 추천 9 댓글 0

PM 10: 00 


어머니랑 아가씨내외, 가족들이 돌아가고 오빠와 나만 병실에 남았다.


오빠는 토욜이라 재밌는 프로그램 하겠다고 좋아라하며 누워서 병실 침대 높낮이 조절에 재미들렸다.


옆에서 난 소화시킨답시고 2ne1 노래부르며 춤을 춘다....과연 우리의 정체는 무엇일까?,,,,,ㅋㅋㅋㅋㅋㅋ


 


  


 PM 11: 00 


그러면서 한시간반 간격으로 계속 반복되는 <내진><태동검사>....;;


아이는 아직 내려올 생각을 안한단다.(ㅜㅡ) 이제는 내진의 굴욕에도 면역이 되어간다. 그저 자궁문이 팍팍 좀 벌어졌으면 한다....


 


 


AM 01: 00 내진 (여전히 그상태.....자궁문 2cm열림, 아이는 내려오지 않음.)


 


 


AM 02: 30 태동검사 (자궁수축은 계속 조금씩 있단다. 그래서 다행히 촉진제는 맞지않고 '자연진통'을 기다려 보기로 함.)


태동검사를 하는데,  옆 침대의 산모가 신음소리를 내며 못참겠다는 짜증섞인 말투로 도대체 무통주사는  언제놔주냐고 했다.


무통주사? 난 그런거 안 맞아도 출산하고, 저 여자처럼 오버해서 신음소리 내지도 않을 것 같았다. 그때까지만해도........(ㅡㅡ)


(하지만 얼마 뒤- 겪어보지 않고 뱉은 그말이 얼마나 큰 오만이었는가 알게됨... )


 


  


AM 03: 00 


태동검사를 끝내고 올라오니 오빠는 TV를 켜둔채 잠이 들었다.


나도 피곤하고 졸린데.....잘 수 있는 오빠가 부러웠다. 잠깐 눈붙이다 알람맞춰 한시간 반마다 깨서 검사 받는 일이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힘들어도 참자 ! 힘내자 !! 스스로를 위로하며 또 체력비축을 위해(?) 방울토마토로 수분섭취를 했다.


 


 


 


   


AM 03: 30


입원실로 전화가 띠리리- 무통주사 시술해주는 마취과쌤이 오셨으니 내려오란다.


이때는 무통주사를 맞은게 아니라 미리 셋팅을 해 놓는 거였다. 척추에 주사바늘 꽂고 시험삼아 마취제 투여해보고...


그러다 진통이 오고, 자궁문이 4cm 열리면 그때! 무통주사액을 투여한다.


척추에 바늘 꽂는다고해서 쫄았는데 막상 덤덤했다. 시험삼아 넣은 마취제에 한쪽 다리가 찌릿찌릿- 신기해하며 의학기술에 감탄함. ㅋㅋ


 


 


AM 04: 00 


입원실에 오니, 오빠가 잠에서 깼다. 슈퍼 좀 다녀오겠대서 난 그동안 한숨이라도 눈 좀 붙인다고 했다.


 


 


AM 04: 30 


드.디.어. 진통이 서서히 시작.


체력비축을 위해 열심히 먹어대던 것도 옛날. 진통이 오니까 입맛도 없어졌다. (이때부터 사진찍기 중단- 사진찍을 여력조차없어짐.) 


 


 


AM 05: 30


진통이 느껴져서 자궁문이 좀 더 열렸을까 싶었는데.... 내진결과, 자궁문은 크게 진전 없고, 태동검사결과, 계속 자궁수축은 일어나고 있단다.


 


 


AM 06: 00 


진통이 올 때 마다 오빠한테 시켜 진통간격을 체크해니, 5분 간격!


이젠 진짜 '진통'다운 진통 이 오기 시작했다. 5분 간격으로 허리뒤쪽으로 오는 진통(ㅜㅜ) 올때마다 아주 조금씩 강도가 세어지는 느낌....(욱ㅜㅜ)


 


점점 강해지는 진통에 절로 짜증이 나는데....아......그런데 글쎄.....아그작 아그작 옆에서 과자를 먹으며 TV에 빠져있는 신랑님(ㅡㅡ+)


그런 오빠가 느므느므 야속했다.


그런데 화낼 의욕도 없는 내게 우리 신랑님은 친절하게(?!) 과자를 권했다. 그 답례로 내가 취한 액션이란- 과자봉지를 저멀리 힘차게 집어던짐(;;)


자갈치 과자가 바닥에 와르르 떨어지고 오빠도 순간 얼음. 나도 이런 과한액션(?)을 처음 취한지라 순간 당황. 하지만 진통 때문에 다른 건 생각할 여력이 없었다.


(부인이 진통을 겪을 때, 출산시, 섭섭하게 했다간 정말 두고두고 한이 된다는 말을 실감. 남편들!! 정말 사소한 행동도 잘~해야한다!!!)


 


 


AM 07: 00 


오빠와 잠깐의 실랑이가 있은 뒤, 이젠 진통이 올때마다 서지도 눕지도 못하겠는 지경이 됐다.


슬프게도 난 진통이 온통 허리로 왔는데, 진통이 올때마다 허리가 끊어질듯한 고통 ㅜㅜ (특히 오른쪽 허리뒤쪽이 무쟈게 아팠다ㅜㅜ)


한번 진통이 지나가면 조금뒤 쓰나미처럼 또 밀려들 진통에 미리 두려워지기까지 했다. 후덜덜덜~ (하지만 이 고통도 아직 '심한 생리통' 정도에 불가....)


어쨋든 이젠 4분 간격으로 진통이 온다.


이런저런 자세를 해보았지만 그 중 나은 자세는 정면으로 오빠에게 기대어안기고 오빠가 허리를 쓰다듬어 주는 게- 가장 나았다.


심리적인건진 몰라도 진통이 올때 오빠가 허리를 쓸어주면 좀 나았다. 진통에서 출산까지 '남편동행 필수' 다!!! ㅋㅋ


 


 


AM 08: 00~ 09:00


이때부터 오로지 나의 간절한 바람은- 이 고통에서 날 잠시나마 구해줄 - 무.통.주.사 뿐!!!


진통이 올때마다 잇몸을 깨물며 어서 빨리 자궁문이 4cm이상 열려 무통주사를 맞기를 간절히 또 간절히 바람.


그.러.나...내진결과 자궁문은 그대로란 말에 완. 전. 좌. 절 ㅠㅠ (내뜻대로 되지 않는 내 몸뚱이가 그저 야속할 따름 ㅜㅡ)


 


 


AM 10: 00~ 11:00


점점 이성을 잃어가고...머릿속엔 무.통이란 두 글자 외에는 없다. ㅡㅡ


열심히 배운 호흡법도 진통중에 실행하기란 무지 어려웠고, 침대위에서 온몸을 뒤틀며 벽에다 얼굴을 부디고....그야말로 고통의 몸무림을 침;;


태어나 내 육체로 겪어본 단연 최대의 고통이었다.


불현듯, 새벽에 신음하며 무통언제 놔주냐고 했던 - 그 산모가 생각났다. (그 산모의 마음을 100%공감하고 있는 중이다.)


나 역시 무통주사를 안 놔주는 간호사한테 화내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무통주사를 맞잖다. (감격 그자체 ㅜㅜ) 척추를 타고 차가운 약물이 들어왔다.


예전엔 무통주사없이 출산을 했을터. 나 역시 무통없이도 잘~출산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허리진통 앞에선 장사없었다. '무.통.필.수' 가 돼 버림.


지금 와서 드는 생각이지만 무통주사가 없었다면~생각만 해도 암담하고 어떻게 출산했을랑가 몰겠다....


 


 


AM 12: 00~ 12:30


아무튼, 무통주사 시술 후......아~~~나도 경험했다.  '아름다운 무통천국의 세계'를~~~~ㅋㅋㅋㅋ


신비의 약물-무통주사를 맞으니 이성도 돌아오고 ㅋㅋ 가족들에게 씨익-웃음까지 날려주는 여유까지 생겼다.


물론 미약하게 진통은 계속대고 있었으나 아까에 비하면 살 것 같았다.


진통중엔 배도 안고프고 식욕도 없없다. 배는 안고팠으나 이틈을 타 먹어두어야 한단 일념으로 어머님이 싸온 고단백 족발과(ㅋㅋ)과일을 


폭풍섭취했다. 정말 마지막 중요한 그 때에- 그 '한방의 힘'을 위해서....ㅋㅋ


 


 


PM 1: 00


무통주사를 맞았지만, 진통은 서서히 또 계속대고 이젠 허리와 더불어 골반과 밑이 뻐근해져왔다. 밑에 뭐가 끼인 양(ㅡㅡ;)


똘이 머리가 서서히 내려오고 있단 느낌이 들었다.


순산을 위해 힘을 내보기로 하고, 산모교실에서 배운대로 가만히 있지 않고 비록 슬로우비디오 속도지만 계속 움직이며 걸었다. 아기가 내려오는 걸 조금라도 촉진하기 위해.


 


 


PM 1: 30~2: 30


분만실에는 도대체 언제들어가는 것일까?...란 생각을 하며 검진침대 위에서 말라비틀어진 장작나무처럼 시름시름 지쳐 죽어(?)가고 있었다.


내몸을 추스리고 컨트롤할 힘도 없어진다...내진을 하는데도 다리만 쫙 벌리고 뭘 하던 말던....(ㅡㅡㅋ) 이젠 빨리 낳아버리고만 싶어진다.....


그러던 중! 내진하는 간호사언니의 빛과 같은 한마디!!!


"아기머리가 만져지네요. 엄마! 힘줘보세요! "


그말에 끄응- 힘을 주는데, 내가 다른 곳에 힘을 주나보다.;;  항문에 응가 보듯이 힘을 주라고 간호사가 다그친다.


둘이 같이 '끙끙' 거리는데 무슨 '어린아이 용변보기 연습'시키는 거 같아 좀 우꼈으나, 웃을상황 아님. 그저 무조건 시키는대로 잘 따라해야한다.


 


힘만 잘 주면 곧 분만실에 들어갈거란다.


마지막으로 화장실가고 싶으면 다녀오래서 갔다. 우리산부인과에서는 관장을 하지 않았고 출산3대 굴욕(내진, 제모, 관장) 중 내진만 실시했다.


아기가 내려와서 그런가 화장실 볼일보는 일도 쉽지 않았다.


내가 화장실에서 용쓰고 있으니까 간호사가 나오란다. 힘 잘못주다간 큰일난다나? 설마 변기에서 출산할까 란 의심이 들지만 시키는대로 걍 나왔다.


침대위에서 간호사언니와 끙끙-힘주기 연습을 몇 판 더 하고는, 이상한 줄을 넣더니 소변을 빼 주었다.


 


 


PM 2: 40 ~~~


두둥! 드디어 분만실로 이동!!!


그 와중에 정신은 살아있어서 오빠한테 디카챙겨 들어오라고 말한다. ㅋㅋㅋㅋ


가족분만실이라서 마냥 아늑한 공간일줄 알았더만, 분만의자에 앉으니 수술대에 걸터앉은 느낌...


아까부터 힘주기 운동을 시킨 그 간호사 언니에 2명 더 간호사가 더 들어오고, '끙끙-' 힘주기에 본격돌입.


난 내가 두번만 힘주면 순풍 출산할거라고 믿고 있었다(ㅡㅡㅋ) 허리 힘 좋다고 임산부요가쌤한테도 칭찬받고 출산직전까지 등산도 하고 했는데....


막상 실전에서 헛힘 주는 내 자신에게 실망했다. 항문에 힘을 줘야하는데 그곳엔 힘이 안들어가고 입으로만 열심히 끙끙-소리내고 앉잤다. ㅜㅜ


(복식호흡, 근력강화 이런거 보다 , 끄응- 길~~게 변 보듯이 힘주기 연습 하는게 실전에서 도움될 듯 싶다.)


 


조금 뒤, 오빠가 들어오고, 오빠 손 잡고 계속 끙끙- 용 쓰는데, 난 헛힘 주며 온몸만 땀으로 뒤범벅. 오히려 옆에서 오빠가 출산할듯이 힘 잘 준다.(ㅡㅡ;)


 


아기머리는 다 내려왔는데....지쳐서인가? 이상하게도 점점 힘주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러자 간호사 언니가, "엄마가 힘 잘 안주면 아기가 힘들어져요! " 란 말에 모성애 발동. 다시 열심히~최대한 길~게 힘을 줘 본다.


 


그러자 간호사 언니가, 인터폰으로 의사쌤에게 콜을 한다.  '아! 드디어 진짜 출산이구나' 하는 생각과 힘 잘 줘서 얼른 출산해버리자는 의욕이 생김.


의사쌤이 들어오자, 더 열심히 힘을 준다. 길~~게 좀더  더  길~~~~~~~~~~게


그러는데 무언가 쑤욱 빠져나가는 느낌과 동시에 의사쌤이 아기를 꺼내들고 이내 똘이의 울음소리가 병실에 울려퍼진다.


 


 


PM 3: 16


2011년 7월 31일 15시 16분.


"왕자님입니다." 하는 간호사언니의 말소리가 들리고,  정말로 울면서 꼬물대는 무언가가 보인다.


 


'아.......너가 똘이구나. 정녕 네가 내 뱃속에 있던 그 아이??...... ' 신기해서 계속 바라본다. 오빠도 신기한듯 똘이만 바라본다.


똘이가 잠시 이것저것 점검받으러 나가고


난 2차출산이라 일컫는 태반배출중. 물컹물컹 이상한 것이 아래로 와르르 쏟아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의사쌤이 절개했던 회음부를 꿰메는데...실밥이 들락날락하는 것이 느껴지고 그때마다 따끔따끔 (ㅜㅜ)


누가 그랬던가 아기낳는 것 보다 꿰메는게 더 아프다고-


완전공감이었다.


꿰메는 시간이 길게만 느껴져서 아직 멀었냐고 물으니, 내가 힘을 잘못줘서 부분파열이 있어서 여기저기 꿰멜 곳이 많아서 그렇단다.


윽. 보고 싶지도 상상하고싶지도 않다 ;;;


힘주다가 아기가 나오는 순간, "힘빼세요!" 란 말과 동시에 바로 힘을 뺐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


 


아무튼 꽤나 길게 느껴진 꿰메기 작업이 끝나자 의사쌤이 나가고, 간호사가 내 배를 한번 스윽-쓸어 오로(피)를 어느 정도 배출시켜준다.


배가 사르르 아픈 느낌이 들어야 자궁수축이 빠르다는데....그냥 현재 내 몸뚱이는 아무것도 느껴지지도 느끼고 싶지도 않았다. ㅋㅋ


 


진통시간에 비하면, 출산은 비교적 빨리 지나가버린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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