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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육아
내 안의 기적
영원한사랑 | 2012.02.23 | 조회 16,345 | 추천 6 댓글 0

 출산후기.


 


 맘스홀릭베이비에서 수백번 출산 후기를 읽으면서


 


 나도 언젠간 출산후기를 쓸 수 있는 날이 정말 올까 생각했는데


 


 역시나 정말 와서 난 출산후기를 쓰고 있.....ㅋㅋㅋㅋㅋㅋㅋ


 


 하..


 


 어디서 부터 써야할까


 


 출산하고 바로 써야 그상황의 생생함을 제대로 살릴 수 있을텐데


 


 벌써 출산한지 한달도 넘어 육아에 찌들어 있다보니


 


' 그땐 그랬지' 라는 문장처럼 한달전이 마치 1년여 전 일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출산의 고통이 단 1%도 부뎌지거나 잊혀진건 절대 아니다.


 



 


때는 바야흐로 9월3일. 금요일이였다.


 


참고로 내 출산 예정일은 9월 15일.


 


그때 당시 난 임신 37주 2일이었고


 


한달전엔 경주로 여름휴가를 떠나서 신나게 놀다왔고


 


또 2주전엔 임신육아교실 이벤트에 참가해서 신나게 놀다왔고


 


또 전전날엔 친구를 만나 반나절을 걸어다니고


 


그 전날만해도 신랑이랑 마트가서 폭풍쇼핑과 삼겹살집 가서 고기를 폭풍흡입했다.


 


그리고 그날 새벽.


 


배가 싸- 하게 아팠다


 


'아 내가 고기를 너무 많이 먹었나' 했다.


 


활동적인 나는 임신중에도 타고난 활동력을 주체하지 못하고


 


꾸준히 싸돌아 다녔다.


 


그 결과 30주로 들어서면서


 


보통 임산부보다 가진통이 빨리 왔다는 걸 느꼈다.


 


보통 34주때부터 느끼는 가진통의 증상이


 


난 30주도 안되서 꾸준히 나타났다.


 


그려려니했다.


 


아프면 그냥 아픈가보다 하고


 


조금 무딘 나는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배가 뭉치면 뭉치나 보다


 


배가 아프면 아프나 보다


 


속이 안좋으면 안좋나 보다 했다.


 


왜?


 


참을만 했으니까.


 


그러다가 육아교실에 참여한날 이슬이 비쳤다.


 



 


아직 출산일이 4주는 남았는데 이슬이 비치다니.


 


아 이슬을 모르는 사람이 많겠구나.


 


임신중 이슬(쉽게 콧물섞인 피랑 비슷) 이란


 


출산을 알리는 가장 정확한 신호랄까.


 


보통 이슬이 비치면 길게는 1주일 짧게는 5시간안에 출산을 한다고 한다.


 


육아교실 다녀와서 속옷에 묻은 이슬을 보았을 때


 


가슴이 후끈 뜨거워지면서 심장박동수가 빨라지고


 


예상치 못한 이슬에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임산부에게 이슬이란


 


수험생으로 치자면 모의고사 같은 것?


 


아 비유가 마음에 짝달라붙지가 않네


 


다시


 


임산부에게 이슬이란


 


남자에게 입영통지서 같은 것이다


 


절대 피할 수 없고


 


보는순간 마음이 울렁쿵쾅 암튼 그냥 마음 퐝~ 코피 퐝~ 터지는 기분.


 


엄마는 아직 예정일이 많이 남았다며 별로 대수로워 하지 않았다.


 


참고로


 


우리 엄마는 많이 쿨하다 ㅋㅋㅋ


 


나와는 달리 차분한 엄마의 반응에


 


이내 나도 이슬이 비침에 대해 별로 대수로워 하지 않고


 


그 후에도 나는 꾸준히 싸돌아 다녔..........


 


하........


 


그러다가 다시 9월3일 새벽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그날 새벽 자는 내내 배뭉침에 잠에서 깼다. (배뭉침 또한 출산을 알리는 신호 )


 


여지껏 배가 뭉치면


 


뭉치다가 풀리고 괜찮아 지곤 했는데


 


그날은 이상했다.


 


거의 10분마다 배가 뭉쳤고


 


또 아팠다.


 


가진통과는 다른 느낌


 


아 이게 진진통이구나 오마이가뜨 하는 느낌.


 


배뭉침이 10분 8분 6분. 점점 시간이 짧아졌다.


 


시계를 봤다.


 


새벽4시.


 


옆에 자고있는 신랑을 봤다.


 


난 아픈데 세상모르고 나한테 오른쪽 다리 올리고 자고있다


 


하..................


 


그래도 죽을만큼 아프진 않았다.


 


그래 우선 참아보자


 


눈을감고 잠들려고 노력했다.


 


한 3시간 잠든거 같은데


 


눈떠보면 3분 지나있다


 


오마이갓


 


그렇게 새벽5시가 되었고


 


내가 끙끙거리는 소리에 신랑이 일어났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 앓는 소리에 일어난게 아니라


 


화장실 가려고 일어난 것 같............


 


더이상 누워있을 수 없어서 침대에 앉았다.


 


신랑이 많이 아프냐며 물었다.


 


초산인 나와 신랑은


 


이게 정말 진진통인지 정말 병원에 가서 출산을 해야하는지


 


누구하나 시원하게 답을 내릴 수 없었다.


 


바보같이 예정일만 생각하고 있던 것이다.


 


신랑이 6시에 출근하려고 옷을입다가


 


창백하게 동공이 풀려있는 나를 보곤 흠짓 놀라며


 


병원에 가보자고 했다.


 


난 배를 부여잡고 차에 올랐다.


 


출근시간이였던 신랑은 회사에 전화해서


 


아내가 배가 아파서 병원에 간다고 이야기했다.


 


그 이야기를 듣자


 


갑자기 배가 하나도 안아팠다.


 


6분마다 찾아오던 배뭉침 진통도 없어진 것 같았다.


 


아픔에 인상을 쓰고 있던 나는


 


갑자기 너무 아무렇지 않아지자 당황했다.


 


지금 내가 짓고 있는 이 인상을 어떻게 풀어야할까


 


출근도 못하고 병원가는 신랑에게 말을 어떻게 해야할지


 


난 부여잡은 배와 인상을 풀지않고 고민했다.


 


고민이 깊어지기도 전에 다시 진통이 시작됐고


 


'오늘 떵떵이를 만나겠구나' 생각했다.


 


병원에 도착하니 7시가 조금 안됐다.


 


나와 신랑과는 달리


 


병원 근무자들은 역시 침착했다.


 


내 배가 아파 터지던 말던


 


냉정하고 조금은 건조한 말투.


 


하.............그래 그려려니했다.


 


몸에 지니고 있던 귀금속을 모두 빼고


 


침대에 누우랜다.


 



 


출산 굴육 3종세트가 시작되었다


 


생각보다 굴욕이지 않았다.


 


굴욕을 느끼기엔 배뭉침 시간이 짧아졌고


 


난 낭만적으로 출산하고 싶었다.


 


옷을 갈아입고 출산 굴욕3종세트를 마치고 침대에 누워 촉진제를 맞았다.


 


옆 침대에도 산모가 있었는데


 


소리를 아주 그냥 뱃속에 아기 10명들어있는 사람처럼 질러댔다.


 


그 소리에 나와 신랑은 더 겁을 먹었다.


 


하지만 난 출산전부터 준비해왔던 순간이다.


 


숨을 깊히 들여마시고 후~


 


최대한 여유있게 소리지르지 않고 호흡하며 진통을 견뎠다.


 


촉진제를 맞아서 진통지수가 점점 높아졌다.


 


상상도 못한 진통이다


 


세상에 이런 아픔이 있었구나


 


나 세상 편하게 살아왔구나


 


산모가 출산할때 소리를 많이 지르면


 


태아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해서


 


난 '윽...' 하는 소리정도로 내 고통을 참아냈다.


 


옆에서 신랑은 내 팔과 다리를 주무르며


 


자꾸 괜찮냐고 물었다


 


장난해?


 


내가 지금 괜찮아보여? 라고 소리치고 싶었는데


 


그럴 힘은 모아서 아기낳는데 쓰도록 하자.


 


계속되는 진통에


 


팔다리를 가만히 하고 있는게 너무 힘들었다.


 


몸은 비비꽈지고 허리를 들썩거렸다.


 


너무 아파서 눈을 못뜨겠는 고통...


 


난 그렇게 아파서 사경을 헤매고 있을 때


 


신랑이 내눈앞에 핸드폰을 갖다됐다.


 


내가 왜? 라는 눈빛을 보내자


 


이거보라며 핸드폰을 보여주는데


 


하...........


 


패턴을 너무 많이 잘못 입력해서


 


구글아이디를 입력해야 하는 화면을 나에게 보였다.


 


구글아이디 뭐야.. 라는 신랑의 눈빛..


 


하............


 


그 때의 짜증이란


 


내가 20년동안 받아온 짜증과


 


그순간의 짜증은 비례했다.


 


아 지금 생각해도 짜증난다.


 


신랑은 너무 당황해서 내 핸드폰 패턴이 기억나지 않아 그랬다고 하지만


 


아니 그순간 부인이 아파죽겠는데


 


아 역시 고통은 오로지 느끼는 자만의 것이라는 걸 다시한번 뼈깊숙히 깨달았다.


 


그렇게 참을 수 없지만


 


참을 수 밖에 없는 진통을 참아가며 자궁문이 많이 열리길 기다렸다.


 


9시.


 


내 담당 의사가 출근해서 나에게 왔다.


 


역시나 짜증나는 질문,


 


'괜찮아요?'


 


아니 이 의사가 애낳는 여자 한두번 보나


 


내가 지금 괜찮아 보이냐고


 


아 역시 고통은 오로지 본인의 것이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ㅋㅋㅋ


 


의사가 내진을 하더니


 


오늘 오전안에 낳겠다고 했다.


 


헉.


 


'오늘 아기 낳습니다' 라는 말을 듣자


 


덜컥 용기가 생기고 뭐랄까 내 마음 깊숙한 곳에 숨어져있던 모성애가 발동한걸까.


 


갑자기 힘이났다!


 


어떻게든 우리 아기가 스트레스를 덜받고 예쁘게 날 만났으면 했다.


 


최대한 호흡하며 진통을 이겨냈다


 


후 하 후 하 후하 후하 후하 후하


 


이후부터 잘 기억나지 않는다


 


이유는 너무 아파서 라고 굳이 말하고 싶지 않지만


 


아 너무 아파서 기억이 잘 안난다.


 


가족분만실로 옮겨서 갑자기 뭐 의자가 막 변신을 하고


 


내 두다리를 벌리고 간호사들 3명이 들어와서 북적거리고


 


옆에는 오빠가 서서 나한테 뭐라고 말하는데


 


난 잘 안들리면서 고개를 끄덕거렸던 것 같다.


 


그렇게 몽롱하게 있는데


 


애기 머리가 보인다며 힘주라는 간호사의 말에


 


난 요가 시간에 배운대로 힘을 주었다.


 


그랬더니 간호사가 힘을 너무 잘준다고 칭찬을 했다.


 


난 본능적으로 칭찬에 약하다.


 


순간 또 그렇게 아픈 순간인데 힘 잘준다는 말에 기분이 좋았다


 


또 힘을 주라고 했다.


 


난 간호사의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 또 힘을 주었다.


 


그러더니 간호사가 이제 정말 아기 나오겠다고 내 담당의사를 데리고왔다.


 


담당의사가 장갑을 끼고 앞에 앉았다.


 


그렇게 몇번 더 힘을 주었을까...


 


드라마에서 보는대로


 


정말로


 


'아기 머리 보여요!'


 


'조금 만 더 힘주세요!'


 


'힘 한번 더 주세요!' '조금만 더 요! 조금더 조금더!'


 


라는 소리가 들렸다.


 


난 주문대로 힘을주었다.


 


죽을힘을 다해 힘을 주었다


 


나 팔 다리 얼굴 어깨등등 내 몸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힘을


 


한곳으로 모아 열정적으로 힘을 주었다.


 


담당의사가


 


'아기 머리 나왔어요


 


 어깨 나왔어요.


 


축하드립니다. 왕자님이네요.' 라며 


 


아기를 바로 내 가슴팍에 올려주었다.


 


그때의 감동이란 그때의 냄새란


 


아직도 생생하다. 절대 잊을 수 없다.


 


엉엉 울었다.


 


아기랑 같이 엉엉 울었다


 


내가 아기보다 더 울었................ㅋㅋㅋ


 


그때의 아기가 지금 나 출산후기 쓰는데


 


안방에서 젖달라고 지금 울고있다


 


잠깐


 


나 우유좀 주고 올게


 


아무튼


 


막상 출산이 닥치면 다 낳는다고 쉽게 말하지만


 


절대적으로 쉽고 수월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엄마로 믿고


 


내가 내는 힘의 10배이상을 내며 밀고 나오는 아기를 위해


 


이 고통을 견뎠던 것이다


 


지금은 출산의 아픔이 위로될만큼


 


지안이가 무지하게 사랑스럽고 은혜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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