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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박물관
“영자야! 평생 행복하게 해줄게”
수비수 | 2011.08.01 | 조회 10,510 | 추천 82 댓글 0


엄마·아빠의 연애시절 사진이랍니다. 1978년 겨울 통영의 어느 작은 사진관에서 찍었다는 아주 평범해 보이는 이 사진 속에 사실은 많은 비밀이 숨겨져 있다고 하네요.



사진 속 우리 엄마 참 미인이시죠?



흔히 어른들이 말하는 세월의 흔적 때문에 지금은 이때와는 다른 얼굴을 하고 계시지만 이때만 해도 엄마를 쫓아다니는 남자가 너무 많아서 엄마는 웬만한 남자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고 해요. 그렇게 콧대 높은 어머니였는데 이렇게 둥실둥실하고 머슴 같은 아빠를 어떻게 만나게 되었을까요?



영화나 드라마처럼 운명적 만남도, 그렇다고 로맨틱한 만남도 아닌 ‘지독한’ 만남이었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죽도록 쫓아다니셨대요.



3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영자야~행복하게 해줄게! 나랑 결혼해줘. 영자야~.” 이 말을 하셔서 어머니는 아직도 언제 받은게 정식 프러포즈인지 모른다고 합니다. 이날 사진을 찍은 것은 이날이 엄마랑 아빠랑 연애한 지 ‘1주년’이 되는 특별한 날이었기 때문이랍니다.



요즘은 경제 여건도 좋아지고 해서 디지털 카메라 하나쯤은 집집마다 가지고 있어 연인끼리 언제 어디서든 둘만의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사진 찍는 일이 수월한 일이었지만 예전에는 카메라는 부잣집에만 있는 귀한 물건이라 한 번 사진 찍는 것이 대단한 행사일 수 밖에 없었답니다. 그러니까 이 사진은 엄마와 아빠가 연애하면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찍은 유일한, 귀하디 귀한 사진이지요.



사진 속 엄마 어깨 위로 살짝 나온 아빠의 손 보이세요? 절대 수줍음 없었을 것 같은 우리 아빠가 그 날 사진을 찍으면서 옷이 흠뻑 젖었다고 합니다. 사귄 지 1년이 지나는 동안에도 손 한번 제대로 잡아보지 못했던 아빠(솔직히 믿을 수는 없지만)는 이날 사진을 찍으면서 꼭 엄마 어깨에 손을 올리고 다정한 모습으로 사진을 찍을 거라고 다짐하고 집을 나오셨답니다. 그런데 두 분의 표정을 보면 절대 다정해 보이지 않죠?



엄마도 아빠가 갑자기 어깨 위로 올린 손에 표정 관리 안되고 얼마나 긴장을 했는지 아빠 얼굴 근육은 다 경직되어 있는 것 같고…. 처음에는 별 의미 없이 봤던 사진인데 엄마의 이야기를 듣고 이 사진을 다시 보니 웃음이 절로 나왔습니다. 더욱 흥미로웠던 사실은 머리숱이 많이 없는 우리 엄마는 최대한 머리 볼륨을 살리기 위해 아침부터 단골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고 혹시나 밖에 나가면 머리가 다 헝클어질까봐 저녁까지 미용실에 있다 아빠를 만나셨고 군인이셨던 아빠는 머리에 가발을 쓰고 나왔다고 해요. 자세히 보니 아빠의 머리가 어딘지 모르게 어색한 것 같기도 합니다.



엄마의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지금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연애는 나에게 무슨 의미일까 하고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순수하지도, 그렇다고 애절하지도 않은 그냥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는 그런 연애는 아닐까. 그냥 웃으면서 지나쳤지만 오래 전 엄마 아빠의 추억이 담긴 사진을 다시 한 번 꺼내보면서 가볍게 만나고 헤어지는 요즘 연애 행태에 대해 또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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