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락군 연습생 2~3명 최종 투표서 데뷔조로 껑충 경찰, 조작 가능성에 무게…관련자 업무방해 입건
(사진=엠넷 제공)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X 101'(프듀X)의 투표수 조작 의혹을 수사중인 경찰이 데뷔조와 탈락군에 속했던 일부 연습생들의 최종 순위가 서로 뒤바뀐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1일 CBS 노컷뉴스 취재 결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프듀X' 데뷔조로 선발된 11명 가운데 일부 연습생의 최종 득표수가 실제로는 탈락군에 속했던 사실을 파악했다. 탈락군에서 데뷔조로 순위가 뒤바뀐 연습생은 2~3명 정도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같은 순위 변동에 사실상 투표수 조작이 있었다고 보고, 담당 PD 등 제작진을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했다. 아울러 투표수 조작을 두고 제작진과 연습생 소속사 사이 금전 거래가 오갔는지도 수사중이다.
경찰이 이날 최종 득표 상위 11명에 포함돼 지난 8월 데뷔한 그룹 엑스원(X1) 멤버들의 각 소속사를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한 것도 대가성 여부를 확인하려는 차원으로 알려졌다.
앞서 시청자들은 '프듀X' 마지막 생방송 경연에서 유료문자 투표 결과, 유력한 데뷔 주자로 점쳐진 연습생들이 탈락하고 의외의 인물들이 데뷔조에 포함되면서 투표수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여기에 1위부터 20위까지 연습생들의 최종 득표수가 모두 '7494.442'라는 특정 숫자의 배수로 나타나면서 논란이 커졌다. 팬들은 진상규명을 촉구했고, 정치권에서는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까지 나서 엠넷(Mnet)을 비판했다.
경찰은 지난 7월 엠넷으로부터 수사를 의뢰받아 CJ ENM 사무실과 문자 투표 데이터 보관업체 등을 압수수색했다. 확보한 제작진의 휴대전화에서 투표 조작이 직접적으로 언급된 녹음 파일도 발견했다.
의혹이 다른 시즌으로까지 번지면서 현재 경찰 수사는 '프로듀스' 전체 시리즈로 확대된 상태다. 엠넷의 또다른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돌학교' 역시 투표수 조작 의혹으로 경찰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
경찰 관계자는 "(시즌4인) 프듀X 이전에 방송된 시즌1~3에서도 불공정한 부분이 있었는지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며 "지난달 21일 '아이돌학교'도 수사와 관련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필요한 자료를 확보해 분석중"이라고 설명했다.
'프듀X' 최종 득표 상위 11명은 지난 8월27일 그룹 엑스원으로 공식 데뷔했다. 하지만 이번 경찰 수사로 순위 변동과 투표수 조작 정황이 드러나면서 향후 활동에 지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동안 "득표수를 집계·전달하는 과정에 오류가 있었지만 최종 순위에는 변동이 없다"고 밝힌 제작진도 '거짓 해명'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