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개봉 전부터 평론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가수인 저스틴 팀버레이크를 제외하고 유명한 배우 없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흥행과 비평 양쪽을 다잡는 영화가 또 등장했다. (‘또’라는 단서를 붙인 이유는 인셉션이 있었기에…) 영화를 관람하고 난 후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괜히 이 영화가 비평가들과 일반대중을 둘 다 잡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라는 것이다.
한문장으로 소셜네트워크는 실화를 기반으로 한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인물, 완벽한 내러티브와 편집,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배우들의 외모와 연기, 세련된 영상과 음악 등 천재 같은 작품이다.
영화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의 탄생비화라는 소재와 세상에서 가장 어린 수천원장자인 동시에 하버드출신의 괴짜천재인 마크 주커버그라는 인물이 더해져 많은 호기심을 자아내게 한다. 그런데, 그런 소재에 기존의 세븐이나 파이트클럽,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 같은 스타일과 내러티브를 잘 조화시키기로 정평 난 데이빈 핀쳐의 연출력이 덧붙여지니 2시간의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흥미진진한 영화가 탄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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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소송장면에서의 마크 주커버그>
영화는 널리 알려진 대로 현재 소셜네트워크의 대명사격인 ‘페이스북’의 창업스토리인 동시에 그 이면의 내용을 담고 있다. 창업자 마크 주커버거가 어떤 이유로 그리고 어떻게 페이스북을 만들게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페이스북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훔쳤다고 주장하는 윙클보스 쌍둥이 형제와 주커버그 간의 소송과정을 교차로 보여준다. 그리고 주커버거의 유일한 친구이자 공동창업자 세브린 간에 얽힌 이야기가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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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와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친구이자 동업자이면서 적인 된 세브린>
이 영화의 매력 중 하나는 친구와 선후배간의 대면 소송인 현재의 모습과 그 소송 속 내용이 되는 과거 간의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교차편집과 효과적으로 쓰인 음악 같은 기술적 장점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 SNS서비스 또는 인터넷이 현대 사람들에게 가져다 주는 풍부해진 인맥이 어쩌면 더 비인간적인 상황을 만들 수 있는 것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설정들이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는 점이 더 매력적이다. 이는 특히 페이스북 또는 극중에서 주커버그가 아이디어를 차용한 것으로 주장되는 ‘하버드 커넥트’가 하버드대 학생들만 가입한 폐쇄적인(exclusive) 소셜 네트워크로 기획되었고, 페이스북이 이후에 명문대 중심으로 가입범위를 키우면서 그 범주에 속하고 싶다는 열망을 기반으로 성장을 했다는 점은 영화의 주제를 더 강조해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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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인물 VS 실존 인물>
제스 아이젠버그(마크 주커버그) /저스틴 팀버레이크(숀 파커)/앤드류 가필드(에두아르도 세브린)
PS. 이 영화를 가장 잘 설명해준 문장은 미국포스터에 있는 '몇 명의 적을 만들지 않고서 5억명의 친구를 만들 수 없다'라는 문장. 그런데 국내 포스터의 문구는 영화를 관통하는 내용을 포함하지 못하고 페이스북과 주커버그라는 소재에만 집중된 듯하다. 한국에서는 페이스북도 주커버그도 생각만큼 유명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포커스를 잘못잡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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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버전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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