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의 존경을 받은 총리
27년 동안 총리직을 맡아 현대 중국을 이끌어 온 주은래는 정치가로는 드물게 온 국민의 존경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25년이 지난 지금도 그 존경에 변함이 없다. 그것은 외교나 공무장소에서는 고급관리였던 그가 생활에 있어서는 참으로 평범한 사람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한번은 외국을 나갔는데, 마침 그의 셔츠가 뜯어져 대사관으로 수선을 하게 보냈다. 그런데 그 옷을 본 사람들은 다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총리의 셔츠는 칼라며 소매며 여러 번 새 것으로 갈아 끼운 흔적이 남아 있었던 것이다.
또 총리의 잠옷은 처음엔 푸른색이었는데, 오랜 세월 동안 빨고 기운 탓에 너무 닳아 보풀도 일지 않고 푸른색 무늬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 총리는 외국에 나갈 때면 한 나라를 대표하는 자신이 외국인들에게 그런 옷을 보일 수는 없어 항상 특별한 상자를 들고 갔다. 어떤 호텔에 묵든 아침에 일어나면 중국 측 사람이 먼저 총리의 옷을 상자 안에 잘 넣은 다음에 호텔 종업원이 들어와 방을 정리했다. 사람들은 다들 그 상자에 아주 중요한 기밀 문서가 들었을 거라 여겼지만 이 총리 전용 상자는 가난한 평민의 혼이 담긴 것이었다.
입는 것만큼 총리가 살던 곳도 평범했다. 총리는 한 집에서 25년을 살았는데 오래되어 비도 새고 어두워 수리가 필요했다. 그래서 그가 출타한 사이에 집을 고쳤는데 돌아와서 그 사실을 안 총리는 그날 저녁 낚시터로 가더니 방을 옛날 쓰던 물건들로 되돌려 놓으라고 했다. 창문의 커튼까지 전부 바꾸지 않으면 돌아와 살지 않겠다고 해서 결국 낡은 옛날 물건들을 다시 들여놓을 수밖에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