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자유토크 | ||||||||||||||
사투리 ‘復權’’ 찬밥신세 벗는다 사이사이 | 2011.08.11 | 조회 10,567 | 추천 90 댓글 3 |
||||||||||||||
정부가 지역어를 어문정책의 대상에 포함시킨 데 대해 전문가들은 ‘만시지탄’이라면서 환영할 만한 정책 선회라는 뜻을 밝혔다. 표준어 중심주의에 의해 멸시 대상이 된 지역어의 위상을 온전히 복권시키고, 핵가족·산업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대(代)’가 끊길 위험에 처한 지역어를 보존·유지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교육 실태=경상대 조규태 교수(국어학)는 “정부에서 만든 교육과정에서 지역언어는 틀린 말이자 쓰지 말아야 할 말로 취급하고 있다”면서 “학교교육은 당연히 표준어 중심의 교육이 될 수밖에 없으나 적어도 초등학교까지는 쓰기·말하기에서 지역언어를 표준어와 섞어 쓰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교교육은 제6차 교육과정(1992~96년)에서 비로소 ‘지역화’를 모든 교과목에 내세워 사회 과목은 ‘지역 단원’을 따로 두는 등 지역화 교육의 한 성공사례로 꼽히지만 국어교육의 지역화는 제7차 교육과정(1997~ )에서조차 배제됐다는 것이다. 또 무수한 지역어들은 서울말에 없다는 이유로 표준어로 등재되지 못한 반면 ‘작라’(雀羅·새를 잡는 그물) 등 수많은 한자어와 ‘팩터링’(factoring), ‘팩토리’(factory), ‘팩트’(fact) 등 외국어는 표준어로 등재됐거나 각종 국어사전에 표제어로 실려 있다는 지적이다. ◇‘사투리 콘텐츠’=현재 지역어는 ‘멸시’의 대상이자 ‘개성’의 표현이라는 양극단 사이에 놓여 있다. 얼마전까지 TV 드라마에서 지역어는 ‘식모’나 ‘철가방’(중국음식 배달원) 등 낮은 사회적 신분이나 갓 상경한 촌스러움을 뜻했다. 영화에서도 ‘감초급 조연’들이 사용하는 언어에 불과했다. 아직도 “시골 아이는 서울 가서 사투리 쓰면 ‘왕따’를 당하므로 입도 뻥끗하지 않는다”는 말이 들린다. 하지만 근래들어 지역어는 문화산업분야에서 잘 팔리는 ‘문화콘텐츠’로 각광받고 있다.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 등 공전의 유행어를 남긴 영화 ‘친구’(2001) 이후 ‘황산벌’(2003) 등에 이르기까지 많은 영화들의 흥행에 지역어가 한몫 했다. 방송에서도 개그우먼 김지선씨가 ‘북한 사투리’를 소재로 삼아 ‘떴고’ 강성범씨가 옌볜(延邊) 사투리로 뒤를 이었다. 개그콘서트 ‘박준형의 생활사투리’에 출연한 개그맨들은 지역어 덕분에 스타가 됐다. KBS 2TV 시트콤 ‘달려라 울엄마’에 등장하는 ‘사투리 삼총사’는 2002년 KBS 주최 전국 사투리 경연대회에 출전했다가 담당PD의 눈에 띄어 전격 캐스팅됐다. 국어학자들은 “방송·영화에서 지역어를 많이 쓰는 것은 사회적으로 지역어에 대한 하대가 많이 누그러졌다는 것을 반영하는 셈”이라면서도 “지역어가 유행 차원이 아니라 우리 문화의 다양함과 풍부함에 기여할 수 있도록 어문·형태·어휘·통사 측면의 체계적 차이에 대해 종합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과제=대구가톨릭대 김수업 총장은 “백석·김영랑·이문구 같은 시인·작가들의 작품에서 보이듯 지역어는 영혼의 고양까지 불러일으키는 문화의 근간”이라면서 “지역어를 되살려 표준어만으로는 만들어낼 수 없는 다양하고 깊은 문화를 산출할 수 있는 수준까지 정책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전남대 임칠성 교수(국어학)는 “표준어는 ‘교양있는 서울 사람이 쓰는 말’이라는 일종의 ‘가상어’에 불과할뿐더러 그 폐해가 크므로 지방화·분권화 시대에 걸맞은, 더욱 적극적인 언어정책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