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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낱말 만들기 비교
어이가상실 | 2011.09.01 | 조회 12,574 | 추천 111 댓글 1

남북한 낱말 만들기 비교


94 류수현, 97 박일섭  

98 김민균, 김미선, 박선영


1. 머리말


 말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끊임없이 변하는 것이다. 특히 시간이 흐름에 따라 우리가 사용하는 낱말의 수가 증가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낱말의 변화는 음운 체계나 문법 체계의 변화에 비해 그 양상이 두드러진다. 이러한 낱말의 변화는 규칙적이고 체계적으로 일어나기 마련이다. 만약 그렇지 않고 불규칙적이고 일정한 체계 없이 낱말의 변화가 일어난다면 어휘를 사용하는 언중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고 의사소통의 장애가 커지는 등 많은 혼란들이 뒤따르게 된다. 낱말의 변화 가운데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은 새로운 낱말 만들기이다. 새말은 전에 없던 개념이나 사물을 표현하기 위해 대부분이 생겨나고 이미 있던 개념이나 사물의 경우에도 그 표현력이 감소됐을 때, 그것을 보강하거나 새 맛을 가진 말로 바꾸기 위한 언중의 욕구에 의해 생겨난다. 새 말은 그 구성 재료에 따라 새로이 창조된 뿌리로 된 것과 이미 있던 말을 재료로 하여 만들어진 것이 있다. 새로운 뿌리를 창조하는 것은 그리 흔하지 않고 있다고 해도 대부분이 시늉말 계통이다. 완전히 새로운 말은 만든다고 해도 그것들이 언중 사이에서 통용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낱말 만들기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방법은 이미 있던 말을 재료로 하여 새로운 낱말을 만들어 내는 방법이다. 남한과 북한 모두 뒤에서 설명한 방식을 따라 낱말 만들기를 설명하고 있으며 북한에서는 새로운 뿌리를 창조하는 것도 낱말 만들기 방법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남한과의 차이가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이다. 여기서는 이미 있는 말을 바탕으로 하여 새말을 만드는 수법에 대해 남북한의 낱말 만들기 방법을 비교하기로 한다. 남한의 경우 연구자에 따른 설명의 차이가 있으므로 여기서는 주로《국어학》(1983)의 방식을 따르고, 북한의 경우는 《단어조성론》(1987)의 방식을 따라 서로의 견해를 비교하겠다. 남한의 이론을 설명할 때는 남한의 용어를 사용했고, 북한의 이론을 설명할 때는 북한의 용어를 사용하였음을 미리 밝힌다. 그리고《국


어학》의 이론은 '남한',《단어조성론》의 이론은 '북한'으로 나타내었음도 미리 밝힌다.


2. 낱말 만드는 방법


2.1 낱말 만드는 성분


 낱말은 하나의 자립형태소로 만들어진 것과 둘 이상의 형태소로 만들어진 것이 있다. 낱말 만들기에서 다루는 낱말은 둘 이상의 형태소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것으로 그 각각의 형태소는 낱말 안에서 차지하는 자리나 중요성에 따라 몇 갈래로 나누어진다.


 (1) 형태소

            +- 뿌리  

            +- 가지 +- 가지1 (말 만드는 가지) : 앞가지, 뒷가지

                    +- 가지2 (굴곡의 가지) : 씨끝, 토씨


 (2) 단어 조성 성분

                     +- 기능적 성분 - 련결음(련결모음, 련결자음)

                     +- 기질적 성분 - 형태부 +- 말뿌리

                                             +- 뒤붙이

                                             +- 앞붙이


 (1)과 (2)는 각각 남한과 북한의 낱말은 만드는 성분의 갈래이다. 북한의 말뿌리와 붙이(앞붙이, 뒤붙이)는 남한의 뿌리와 가지1과 그 성격이 비슷하다고 본다. 그리고 형태소, 형태부 역시 그 정의가 일치한다고 보아진다. 다만 단어 조성 성분 가운데 기능적 성분인 '련결음'의 설정이 주목할 만 하다.


ㄱ. 불깃 = 붉+ㅣ+ㅅ, 끄트머리 = 끝+ㅡ+머리  ㄴ. 쓸개 = 쓰+ㄹ+개, 된장 = 되+ㄴ+장


 이 '련결음' 가운데 ' 련결모음'은 말줄기와 토를 연결하는 모음(결합모음)과는 다르며, 말줄기 안에도 형태부들을 연결시키기 위하여 쓰이는 모음이라 했고 ㄱ 이 그 보기이다. '련결자음'역시 형태부의 연결에 쓰이는 자음으로 ㄴ 이 그 보기이다.

 그리고 북한에서는 단어 조성의 수단으로 '형태부'와는 본질적으로 구분되는 '의미부'를 설정해 두고 있다. 형태부가 단어의 구성 성분으로서의 유의미적인 최소 단위인 반면, 의미부는 단어 조성의 직접 관여하는 유의미적인 단위이다. 가령 단어 '휘번득-거리다.'에서 '휘-번득' 그 각각은 하나의 형태부로 단어를 구성하는 성분이기는 하지만 단어를 조성하는 직접적인 성분은 아니다. 다만 '휘번득'이 '휘번득-거리다'라는 단어 조성에 참가한다면 '휘번득'전체가 하나의 의미부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형태부는 언제나 일정한 하나의 형태로 규정되는 반면, 의미부는 그러한 형태를 미리 지정할 수 없다고 했다. 예를 들자면 의미부 '헛'이 단어 '헛소문'에서는 앞붙이인 반면, 단어 '헛짜'에서는 말뿌리로 보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2.2 낱말 만들기의 갈래


 (3) 낱말 만들기

                +- 파생법 : 뿌리+가지1+- 앞가지 파생법

                |                    +- 뒷가지 파생법

                +- 합성법 : 뿌리+뿌리+- 통어적 합성법

                                     +- 비통어적 합성법

 (4) 단어 조성 수법


                   +- 단독법 +- 파생법

                   |         +- 합침법

                   +- 배합법 +- 둘배합법

                             +- 셋배합법


 (3)과 (4)는 남북한 낱말 만들기 갈래의 체계이다. 먼저 남한에서 낱말 만들기를 파생법, 합성법으로 크게 갈래짓는 기준은 그 낱말을 만드는 성분의 형태이다. 북한에서는 먼저 여섯 가지의 단어 조성 수법을 설정해 두고 이것을 몇 가지 기준에 따라 갈래를 지은 후, 그것을 체계화하여 (4)와 같이 단어 조성 수법을 설명한다. 단어 조성 수법 여섯 가지와 그것을 가르는 기준은 다음과 같다.


 (5) 단어 조성 수법과 분류 기준


  ㄱ. 단어 조성 수법 : 파생법, 합침법, 되풀이법, 바꿈법, 줄임법, 분립법

  ㄴ. 단어 조성 수법의 분류 기준


   ① 단어 조성에 동원된 자립적인 의미적 단위의 수효

     +- 파생법 : 하나의 자립적인 의미부를 바탕말로 하는 것

     +- 합침법 : 둘 이상의 자립적인 의미부를 바탕말로 하는 것

   ② 단어 조성에서 의미부들의 결합

     +- 결합법 : 의미부들이 서로 결합하여 단어를 이루는 것 (덧붙임법, 합침법)

     +- 비결합법 : 의미부가 다른 의미부와 결합하지 않고 단어를 이루는 것

                   (되풀이법, 바꿈법, 줄임법, 분립법)

   ③ 단어 조성에 적용된 수법의 수효

     +- 단독법 : 단어 조성에 한가지 수법만 적용되는 것

     +- 배합법 : 단어 조성에 두가지 이상의 수법이 적용되는 것

   ④ 단어 조성의 과정

     +- 순행법 : 단어 조성의 과정이 순행적인 것 (파생법, 합침법, 되풀이법,바꿈법)

     +- 역행법 : 단어 조성의 과정이 역행적인 것 (줄임법, 분립법)


 북한의 단어 조성은 단어 조성 수법에 의하여 선택된 단어 조성 수단들이 결합하고 그 결합에 의해 단어 조성이 마무리된다. 단어 조성에 적용된 수법이란 그 단어가 조성되는데 적용된 맨 마지막 수법을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단어 조성을 종합적인 관점으로 보는 것이다.

 북한의 단어 조성법 체계는 남한에 비해 자세하고 세분화되어 거기에 따른 여러 가지 현상을 유형에 따라 정리했다. 그러나 그다지 체계적이지 못하고 복잡하다. (4)를 통해 단어 형성법의 체계를 설명하려 했으나 그것만으로 북한의 단어 형성법 체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단어 조성 수법 여섯 가지와 그것을 분류하는 기준들 사이에도 체계적인 관련성을 찾기 힘들다. 북한의 단어 조성에서 나타나는 몇 가지 문제들은 남북한 낱말 만들기의 실제를 비교하면서 간단히 설명하겠다.


3. 단독법


3. 1 파생법


 남한의 파생법이 뿌리에 가지1이 덧붙어 새말을 만들어 내는 것을 그 본질로 한다면, 북한의 파생법은 뿌리에 해당하는 바탕말에 다른 자립적 의미부가 첨가됨이 없이 새말을 만들어 내는 것을 그 본질로 한다. 그리고 북한의 파생법은 비자립적 의미부가 붙었는가 붙지 않았는가에 따라 또다시 두 갈래로 나뉘어진다.


 (6) 파생법

           +- 비자립적 의미부가 덧붙는 것 : 덧붙임법

           +- 비자립적 의미부가 덧붙지 않는 것 : 바꿈법, 되풀이법, 줄임법, 분립법


 비자립적 의미부라는 것을 남한의 가지1 또는 그것의 가치를 지니는 단위로 본다면 비자립적 의미부가 덧붙는 수법인 덧붙임법만이 남한의 파생법에 속하는 것이고 비자립적 의미부가 덧붙지 않는 네 가지 수법들은 남한에서는 파생법에 속한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을 남북한 파생법의 가장 근본적인 차이점이다.


3. 1. 1 앞붙임법 (앞가지 파생법)  


 남북한의 앞가지 파생법과 앞붙임법은 그다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다만 북한에서는 앞붙이의 종류를 품사에 따르는 전용성 문제에 따라두 갈래로 나누고 있다. 한가지 품사 조성에만 이용되는 '전용앞붙이'와 두가지 이상의 품사 조성에 이용되는 '통용앞붙이'가 그것이다. 하지만 남한에서도 그것을 가리키는 용어가 사용되지 않을 뿐이고 앞붙이의 종류를 임자씨에만 붙는 것, 풀이씨에만 붙는 것 그리고 임자씨, 풀이씨 모두에 붙는 것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7) ㄱ. 웃-사람, 홀-어미, 핫-저고리

     ㄴ. 짓-누르다, 싯-누렇다, 짓-밟다

     ㄷ. 덧-저고리, 덧-신다, 헛-걸음, 헛-되다


(7 ㄱ,ㄴ)은 임자씨에만 붙거나 풀이씨에만 붙는 앞뿌리로 북한의 용어를 빌리자면 전용앞붙이에 해당하는 것이다. (7 ㄷ)은 임자씨에도 붙고 풀이씨에도 붙는 앞뿌리의 보기로 북한에서 말하는 통용앞붙이에 해당하는 것이다.


3. 1. 2 뒤붙임법 (뒷가지 파생법)


 뒷가지 파생과 뒤붙임법도 그 본바탕에는 차이가 거의 없다. 남한에서는 뒷가지의 문법적인 특질에 대하여 씨갈래를 바꾸는 점, 어찌씨 또는 특수뿌리를 만들기도 하는 뒷가 있다는 것을 설명한다. 북한에서는 앞붙이와는 달리 거의 '전용성'만을 가지는 뒤붙이의 특성은 단어의 형태적 구조를 설명하는 중요한 척도로 이용된다고 본다. 가령 '강짜, 진짜, 햇내기, 풋내기'와 같이 다른 단어들에서 각각 앞붙이와 뒤붙이가 되는 것이 직접 결합하여 만들어진 단어들은 뒤붙이를 기준으로 하여 '뒤붙임법'으로 보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 이유로는 다음의 두 가지를 들고 있다.

 첫째 이유는 뒤붙이의 추상화 정도가 앞붙이보다 높아서 말뿌리가 될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둘째 이유는 단어의 형태구조적 문제는 문법적 기능이 강한 것을 기준으로 삼아야 하며 뒤붙이는 품사규정성 같은 문법적 기능을 가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뒤붙이의 품사규정성은 씨갈래를 바꾸는 뒷가지의 특질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8) ㄱ. 풋-절-이, 되-풀-이, 비과학적, 비사회적

     ㄴ. 비능률적, 시아우님


 북한에서는 형태구조적인 척도만으로 조어 과정을 밝히기 어려울 때는 논리의미적인 척도를 단어 조성 수법을 규정하는 일반적인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예컨데 (8 ㄴ)의 '비능률적'은 '비능률'이라는 단어가 없으므로 '능률적'을 확대된 의미부로 보고 거기에 앞붙이 '비-'가 붙어 조성된 단어이므로 앞붙임법에 속하고 '시아우님'은 '시아우'에 '님'이 붙은 것으로 보는데, '시아우'라는 대상에 대한 명명이 있은 다음이라야 존경의 뜻을 담은 뒤붙이 '님'이 붙을 수 있으므로 이것은 뒤붙임법에 속한다고 했다. 다만 논리의미적인 척도로도 판정할 수 없는 것을 앞뒤붙임법에 속한다고 본고 (8 ㄱ)이 앞뒤붙임법에 속한다고 했다. 그러나 '풋절이', '뒤풀이'의 구조는 [풋[절이]], [되[풀이]]로 분석하지 않는 까닭은 무엇이며 '비과학적'과 '비능률적'은 어떤 차이 때문에 앞의 것은 앞뒤붙임법이 되고 뒤의 것은 뒤의 낱말은 앞붙임법이 되는지 알 수가 없다. '비사회적'도 마찬가지다.


3. 1. 3 비결합법에 속하는 파생법


 북한의 단어 조성 수법은 단어 조성에서 의미부들이 서로 결합하는가 그렇지 않은가에 따라 결합법과 비결합법으로 나뉜다고 했다. 파생법에서 덧붙임법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비결합법이다. 이것들은 남한에서는 파생에 속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9) ㄱ. 빗→빗다, 무지→무지다

     ㄴ. 머리→마리, 기웃둥→갸웃둥

     ㄷ. 너럭바위→바위너럭, 망돌→돌망


 (9 ㄱ,ㄴ,ㄷ)은 바꿈법에 의한 단어 조성의 예다. 바꿈법은 다른 것의 첨가 없이 자체의 외형의 크기를 유지하면서 외형이나 성격을 바꾸어 새말을 만드는 수법이다.

(9 ㄱ)은 바꿈법 가운데서 품사바꿈법으로 이름씨가 풀이씨의 줄기로 그 갈래를 바꾼 것이다. 남한에는 이런 수법이 따로 없지만, 뿌리 뒤에 붙어 씨의 갈래를 바꾸는 형태없는 가지가 있다고 했을 때 품사바꿈법은 뒤붙임법에 포함시켜야 하며 남한의 뒷가지 파생법의 한 갈래로 볼 수 있다. (9 ㄴ)은 의미부의 말소리를 바꾸어 새로운 말뿌리를 이루는 수법인 소리바꿈이다. 그러나 남한에서는 소리바꿈법을 파생의 한 갈래로 인정하지 않는다. 닿소리나 홀소리의 교체에 의해 생기는 말까지 파생으로 처리할 경우 아무 뜻도 없는 음운에까지 형태소의 자격을 주어야 하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9 ㄷ)은 합침말이 그 조성 성분들이 자리를 뒤바꿔 새말을 파생하는 자리바꿈법이다. 이 자리바꿈법은 가장 생산성이 낮은 수법이라 여기 해당하는 낱말은 그 수가 적고 이 낱말의 대부분이 밑말과 새말 사이에 뜻의 차이가 거의 없는 것들이라 파생의 한 갈래로 보기 힘들다. 남한에서도 이들을 파생으로 보지 않는다.


 (10) ㄱ. 슬렁-슬렁, 야금-야금, 큼직-큼직

      ㄴ. 눈치-코치, 부랴-사랴, 밑두리-코두리


 (10 ㄱ,ㄴ)은 의미부가 자기 형태를 되풀이함으로써 새말을 만드는 되풀이법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것은 문법적으로 서로 다른 의미부끼리 결합하는 합침법의 한 갈래로 볼 수 있다. (10 ㄱ,ㄴ)의 보기들은 남한에서는 합성법에 속하는 것이다.


 (11) ㄱ. 사이→새, 거기→게, 애타듯하다→애틋하다

      ㄴ. 경공업대학→경공대, 아동백화점→아백

 (11 ㄱ,ㄴ)은 바탕말을 줄여서 새말을 만드는 줄임법이다. 그러나 이것들은 밑말과 새말 사이에 뜻의 분화가 전혀 없으므로 파생으로 보기 힘들다. (11 ㄱ)은 남한에서는 음운의 축약으로 보는 것이며, (11 ㄴ)은 고유어가 아닌 한자말에만 나타나고 그것도 제한된 경우에만 나타나므로 우리말 낱말 만들기의 고유한 수법은 아니고 다만 이것은 단어를 노력 경제에 의해 줄여 쓰는 준말로 본다.


 (12) ㄱ. 안달←안달아나다, 거덜←거덜거덜, 점잔←점잖다

      ㄴ. 이어←잇다, 어떻든←어떻다

      ㄷ. 아닌게 아니라←아닌게 아니라 바로 그렇게

          아니나 다를까←아니나 다를까 바로 그렇게


 (12 ㄱ,ㄴ,ㄷ)은 바탕말의 한 부분이 분리되어 나오는 분립법의 보기이다. (12 ㄱ)은 바탕말에서 실질적인 어휘적의미가 담겨져 있는 말줄기의 한 부분이 그대로 단어화한 단순분립법이라 했다. 그러나 이것은 공시적으로는 아주 드믄 단어 조성 방법이고 이렇게 통시적으로 형태부가 재구성된 특별한 낱말로 파생으로 보기 힘들다. (12 ㄴ)은 단어의 문법적 형태중의 하나가 형태 체계에서 떨어져 나와 단어를 이루는 수법인 지정분립법이라 했다. 이것은 풀이씨의 줄기에 굴곡의 가지가 붙은 풀이씨의 굴곡으로 볼 수도 있지만 이 낱말들이 풀이씨로서의 기능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굴곡으로는 볼 수 없다. 하지만 굴곡의 가지가 파생가지의 기능을 하는 것으로 보고 뒤붙임법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12 ㄷ)은 성어분립법의 보기로 바탕말이 낱말 또는 의미부가 아니라는 특징을 가진다. 이 수법도 바탕말과 새말 사이에 뜻의 변화가 거의 없고 단어 조성에서 나타나는 일반성이나 규칙성이 없이 일부의 낱말에서만 나타나는 특수한 경우이다. 그러므로 파생의 한 갈래로 보기는 힘들다.


3. 2 합침법(합성법)


 남한의 합성법은 뿌리 또는 뿌리의 가치를 지니는 단위에 또다른 뿌리적 단위가 모여 새말을 만들어 내는 것을 본질로 하고 북한은 뜻이 다른 의미부들이 하나의 단어 조성적 말줄기로 통합하는 것을 합침법의 본질로 본다.


 (13) 합성법

            +- 통어적 합성법          

            +- 비통어적 합성법


 (14)합침법

           +- 단순합침법

           +- 확대합침법

           +- 지정합침법

           +- 복합합침법


남한에서는 합성어를 만드는 뿌리들간의 짜임새에 따라 합성어를 (13)과 같이 통어적 합성어, 비통어적 합성어로 나눈다. 반면 북한은 합침말을 조성하는 의미부의 문법적인 확장에 따라 합침법을 (14)와 같이 단순합침, 확대합침, 지정합침, 복합합침으로 나눈다.


3. 2. 1 단순한 합침법

 

 의미부들이 문법적인 확장, 즉 의미상의 확대나 문법적인 지정이 없이 서로 결합하여 합침말을 만드는 것이 단순합침법이다. 단순합침법은 두 의미부 사이의 관계에 따라 병렬적, 종속적, 동반적관계로 나뉜다.


 (15) ㄱ. 아침저녁, 오르내리다, 검푸르다

      ㄴ. 꽃봉오리, 집짐승, 돌다리

      ㄷ. 웃꼭대기, 의뜻, 야밤, 후다음에, 피낟, 신발, 련이어, 밑바닥


(15 ㄱ)은 병렬적 관계를 가지는 합침말로 두 의미부 사이의 문법적 관계가 대등하다. 여기서 '아침저녁'은 남한의 통어적 합성어에 해당하고, '오르내리다', '검푸르다'는 비통어적 합성어에 해당한다. (15 ㄴ)은 종속적 관계를 가지는 합침말로 하나의 의미부가 다른 의미부에 딸려서 그것을 꾸미는 관계가 성립한다. 보기의 낱말들은 모두 통어적 합성어에 해당하는 것이나 비통어적 합성어 가운데에서도 '얕보다, 늦되다'와 같이 종속적인 관계를 가지는 낱말이 있다. (15 ㄱ,ㄴ)은 그것이 통어적이건 비통어적이건 남한의 합성법에 해당하는 것들이다. 다만 (15 ㄷ)은 동반적 관계에 있는 합침말로 기본 말뿌리의 뜻이 담겨 있는 의미부와 뜻을 제공하지 않고 곁달리는 의미부가 합쳐지는 것이다. 이런 예들은 한자말과 고유어 사이에서 동의 중복 현상을 일으키는 말에서 뜻의 강화나 수사적 기교 때문에 나타나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때문에 동반적인 합침법을 문체론이나 의미론의 연구 대상으로 보는 경우도 있다.


3. 2. 2 확장된 합침법


 단어 조성에 참가하는 의미부 가운데 어느 한쪽이나 양쪽 모두가 의미적으로 확대되어 있거나 문법적으로 지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단어를 이루는 수법인 확대합침법, 지정합침법, 그리고 복합합침법을 단순합침법과 구분하여 확장된 합침법이라고 하겠다.


 (16) ㄱ. 찹쌀-가루, 검둥-개

      ㄴ. 일-본새, 금-물결

      ㄷ. 비바람-막이, 다릿목-한가래


(16 ㄱ,ㄴ,ㄷ)은 확대합침법으로 의미부 가운데서 어느 한쪽이나 양쪽이 확대되어 있는 상태로 단어를 이루는 수법이라 했다. (16 ㄱ)은 앞확대로 '찹쌀-가루'는 앞의 의미부가 덧붙임에 의하여 파생된 후 뒤의 의미부와 결합하여 만들어진 낱말이다. 여기서 마지막에 단어 조성에 관여한 합침법이 이 낱말의 조성 수법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앞에서 설명하였다. 남한에서도 이 낱말을 '임자씨[앞가지+임자씨]+임자씨'의 구조인 합성법으로 본다. '검둥-개' 역시 '매김씨(꼴)[줄기+뒷가지]+임자씨'의 구조를 가지는 합성법이다. (16 ㄴ,ㄷ)역시 확대된 의미부가 앞이냐 뒤냐 또는 양쪽 모두이냐의 차이일 뿐이지 남한의 합성법과 차이가 없으므로 거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17) ㄱ. 걸어-가다, 돌따-서다

      ㄴ. 못-미처, 뒤-이어

      ㄷ. 날에-날마다, 든-손에, 같고-같다


 (17 ㄱ,ㄴ,ㄷ)은 지정합침법으로 의미부 가운데 일부 또는 어느 한쪽이나 양쪽이 문법적으로 지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단어를 이루는 수법이라 했다. (17 ㄱ)은 앞 의미부 뒤에 '-어, -따'같은 씨끝이 연결된 앞지정합침법이라 했다. 남한에서는 이것을 풀이씨의 「-어」활용꼴에 다른 풀이씨가 붙어 합성풀이씨가 된 것으로 본다. (17 ㄴ)은 뒤 의미부에 씨끝 '-어'가 붙은 뒤지정합침법이라고 했는데, 남한의 경우 이 낱말들은 하나의 낱말로 보지 않는다. 그것은 이 단어의 형태소들의 연결이 그리 긴밀하지 않아 분리가 가능하고 '못'은 대부분의 움직씨에 붙어 그 움직씨를 부정하는 표현을 만들기 때문에 '못'과 움직씨의 결합은 통어론적 합성어가 아닌 통어론적 짜임새로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곧 한 낱말이 아닌 두 낱말의 자격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17 ㄷ)도 '든손'을 제외하고는 한 낱말이 아닌 두 낱말의 자격을 가지는 것이다.


 (18) ㄱ. 나도-방동사니-풀, 기-딱-막히다, 어깨넘어-글

      ㄴ. 떨쳐-일어나다, 미쳐-날뛰다, 닳아-떨어지다


 (18 ㄱ,ㄴ)은 지정된 의미부와 확대된 의미부의 합침에 의하여 새말을 이루는 복합합침법이라고 했다. 이 수법은 하나의 단어에 복잡한 개념을 담아야 하는 학술용어 만들기에 효과적으로 이용된다고 했다. 그러나 이것들 역시 남한에서는 위의 (17 ㄴ,ㄷ)과 같이 의미부들간의 결합 관계가 그다지 긴밀하지 않고 쉽게 떨어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하나의 낱말 자격을 주지 않는 것들이다.

4. 배합법


 배합법의 본질은 한 단어 조성적 과정과 다른 단어 조성적 과정의 기계적인 결합이 아니라 그 두 과정이 밀착된 하나의 과정으로 진행된다는데 있다고 본다. 가령, '씨-놓-이'의 세 의미부들의 결합 과정은 한 가지 단어 조성 수법이 먼저 적용된 다음에 다시 그 다음 단계의 조어 과정이 단계적으로 분리되어 진행되는 과정이 아니라 하나의 과정으로 밀착되어 동시에 진행되는 통일적 과정이다.이것은 낱말의 구조를 분석적인 관점으로 보는 것이다. 배합법은 사용된 수법의 수효에 따라 둘배합법, 셋배합법으로 나뉜다.


4. 1 둘 배합법


4. 1. 1 덧붙임-합침법


 덧붙임-합침법은 배합법의 여러 유형들 가운데에서 가장 단순하고 보편화되고 생산적인 수법이라고 했다. 그것은 이 수법에서 합침의 소재로 이용되는 의미부가 매우 다양하고 폭 넓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19) ㄱ. 부침-땅, 비빔-밥, 갈림-길, 깍기-끌

      ㄴ. 해-돋이, 실-낳이, 손-잡이, 이삭-주이


 (19 ㄱ)은 덧붙으면서 합쳐지는 구조라고 했는데, 남한에서는 이것을 세 형태소의 결합에서 '임자씨[줄기+뒷가지]+임자씨'의 구조로 본다. (19 ㄴ)은 합쳐지면서 덧붙는 구조로 남한에서는 이를 '[해(가)#돋-]+[-이]→[*해돋-]+[-이]→[해돋이]'와 같은 말만들기 과정을 겪는 통어적 합성어를 이루지 못하는 통어적 짜임새에 가지가 붙은 파생법으로 처리한다. 남북한의 이런 차이는 종합적인 관점과 분석적인 관점의 차이이다.


4. 1. 2 덧붙임-되풀이법


 (20) ㄱ. 일일이, 집집이, 틈틈이, 곳곳이

      ㄴ. 띄염띄염, 주섬주섬, 부석부석


 (20 ㄱ)은 되풀이되면서 붙이적 단위가 붙는 것으로 남한에서는 '일일, 집집, 틈틈, 곳곳'을 두 뿌리의 합성어지만 뒷가지 '-이'가 붙어 어찌씨 만드는 데에만 쓰이는 '합성특수뿌리'로 보고 '일일이, 집집이, 틈틈이, 곳곳이'를 파생어로 본다. (20 ㄴ)은 덧붙으며 되풀이되는 구조를 가지는 것으로 보는데, 남한의 경우 '띄염'을 '띄여+ㅁ'의 파생어로 보지 않고 어휘화한 하나의 뿌리로 본다. 그리고 되풀이는 합성의 한 갈래로 보기 때문에 '띄염띄염'과 같은 낱말은 비통어적 합성어로 처리한다.


4. 1. 3 덧붙임-소리바꿈법


 북한에서는 '소리바꿈'을 우리말의 중요한 특징이라고 보고 단어 조성의 중요한 수단으로 본다. 그러나 남한에서는 이것을 '형태음운 변동'으로 보고 단어 조성 수단으로 보지 않는다. 그러므로 남한에서는 이 수법들의 대부분을 파생법으로 처리한다.


 (21) ㄱ. 수펌, 암탉, 휘파람, 마파람

      ㄴ. 올되다→오되다, 찰수수→차수수

      ㄷ. 싫껏→실컷, 먹다시→먹타시

      ㄹ. 훌럭덕→훌러덕, 꼴깍닥→꼴까닥


 (21 ㄱ)은 앞붙이 단위가 붙을 때 말뿌리 단위가 소리바꿈을 하는 것으로 보는데, 이것은 공시적인 과정에 의한 소리바꿈이 아니라 통시적인 변천에 의한 소리바꿈이다. 그러므로 앞가지가 붙은 파생법의 한 갈래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21 ㄴ,ㄷ)도 남한에서는 형태음운 변동을 동반하는 파생법의 한 갈래이다. (21 ㄹ)도 공시적이 아닌 통시적인 변화로 이 낱말 자체는 어휘화한 하나의 형태소로 보는 것들이다.


4. 1. 4 합침-소리바꿈법


 이 수법은 말뿌리적 의미부들이 합쳐질 때 그 경계면에서 소리바꿈이 일어나는 수법으로 성격이 덧붙임-소리바꿈법과 완전히 같다고 했다. 그러므로 이것들도 남한에서는 합성법의 한 갈래로 보는 것들이다.


 (22) ㄱ. 둘셋→두셋, 말되→마되, 불삽→부삽, 말소→마소

      ㄴ. 진벌→진펄, 살코기→살코기, 가슴박→가슴팍


 (22 ㄱ)은 남한에서는 형태음운 변동으로 보는 것이고 (22 ㄴ)도 음운론적으로 하나의 낱말이 된 것으로 보는 것이다.


4. 1. 5 되풀이-소리바꿈법

 되풀이가 되면서 소리바꿈이 일어나는 수법이라 했다.


 (23) ㄱ. 벙벙하다→버벙하다, 짭짭하다→짭짤하다, 날날→나날

      ㄴ. 졸망졸망→올망졸망, 바득바득→아득바득, 두툴두툴→우툴두툴


 (23 ㄱ)의 '벙-', '짭-'이 하나의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없으므로 '벙벙', '짭짭'은 그 자체가 하나의 형태소이다. 이렇게 본다면 되풀이 수법은 타당성이 없다. 그리고 여기서 일어나는 소리바꿈은 음운론적인 어휘화에 해당하므로 '버벙하다', '짭짤하다'는 말만드는 데만 쓰이는 특수뿌리에 '-하-'가 붙은 것으로 남한에서는 파생법의 한 갈래이다. '나날'의 경우는 합성어이긴 하되 소리바꿈은 형태음운 변동 현상이다. (23 ㄴ)역시 남한에서는 합성법의 한 갈래에 속하는 것이다.


4. 1. 6 되풀이-합침법


 되풀이가 진행되면서 동시에 다른 자립적 의미부와의 합침이 이루어지는 수법이라고 했다.


 (24) ㄱ. 떳떳하다, 씩씩하다, 깐깐하다

      ㄴ. 헐레벌떡헐레벌떡하다, 지지벌겋다

      ㄷ. 칠칠야밤, 캄캄칠야


 (24 ㄱ)의 '떳-, 씩-, 깐-'에 형태소의 자격을 줄 수 없으므로 '떳떳, 씩씩, 깐깐'은 그 자체가 하나의 형태소이다. 그리고 '-하'를 북한에서는 풀이씨의 줄기로 보기 때문에 이 수법을 합침법으로 본다. 그러나 남한에서는 '-하'가 뒷가지이기 때문에 이 낱말들은 파생어로 본다. (24 ㄴ)의 '헐레벌떡헐레벌떡하다'는 '미끈미끈하다'와 마찬가지로 합성뿌리에 뒷가지 '-하'가 붙은 파생법의 한 갈래로 본다. '지지벌겋다'는 그림씨의 줄기인 뿌리 '지지'에 파생어 '벌겋다'가 결합된 것으로 남한에서는 합성뿌리에 뒷가지가 붙은 파생어로 처리한다. (24 ㄷ)은 합성어로 보는 것들이다.


4. 1. 7 되풀이-줄임법


 (25) ㄱ. 매우-매우→매매, 깨끗-깨끗→깨깨

      ㄴ. 불이야-불이야→부랴부랴


 (25 ㄱ)같은 현상은 통시적인 형태부의 재구성이다. 이런 통시적 현상을 공시적인 단어 조성에 포함시키는 것은 타당성이 없다. (25 ㄴ)역시 통시적인 어휘화가 일어난 것으로 단어 조성의 수법이 될 수 없다.


4. 1. 8 합침-줄임법


 합침-줄임법은 결합에 참가하는 의미부의 어느 한 편이 형태를 줄이며 합침을 이루는 수법이라고 했다.


 (26) ㄱ. 시어머니-며느리→시며느리, 구들-재→구재

      ㄴ. 시-건방지다, 도-다니다, 드-다루다

      ㄷ. 정양소-휴양소→정휴양소, 수출-수입→수입

 

 (26 ㄱ)의 '시며느리'는 특이한 조어 방식을 가지는 낱말이다. '구재'는 '구들'과 '재'의 합성에서 형태음운 변동을 겪은 합성법의 한 갈래이다. (26 ㄴ)의 '시'는 '시큰둥-', '시퉁-'과 같은 뿌리가 줄어서 된 뿌리로 보는데, 남한에서는 이 '시-'를 앞가지로 보고 '시건방지다'는 '앞가지+줄기[임자씨+뒷가지]'의 구조를 가지는 파생어로 본다. '도다니다, 드다루다'도 마찬가지이다. (26 ㄷ)은 줄임에 의한 단어 조성이 아닌 준말의 유형으로 본다.


4. 1. 9 소리바꿈-줄임법


 소리바꿈-줄임법은 소리바꿈과 소리마디 줄임이 동시에 적용된 수법이라고 했다.


 (27) ㄱ. 와당와당→와당탕, 철썩철썩→처철썩

      ㄴ. 터실터실→터시시, 구질구질→구지지

 

 (27 ㄱ,ㄴ)은 통시적인 어휘와의 과정에서 조성된 말로 단어 조성 수법의 가치가 없다고 앞에서 말했다.


4. 1. 10 덧붙임-줄임법

 

 덧붙임-줄임법은 바탕말에 덧붙이가 덧붙이가 붙어 소리마디 줄임이 일어나는 수법이라고 했다.


 (28) ㄱ. 가볍+삭→갑삭, 가볍+직→갭직, 두텁+ㅁ→두툼

      ㄴ. 아버지+님→아버님, 할머니+님→할머님

      ㄷ. 아버지+님→아범, 할머니+님→할멈


 (28 ㄱ)은 말뿌리에 붙이가 붙으면서 음절이 줄어든 경우로 남한에서는 이를 어떤 낱말도 아닌 특수뿌리로 본다. 이 특수뿌리에 '-하'가 붙은 낱말은 특수뿌리에 뒷가지가 붙은 파생어의 한 갈래로 본다. (28 ㄴ)은 뒤붙이 '-님'이 붙어 높임의 뜻을 더하는 파생법으로 본다. (28 ㄷ)은 (28 ㄴ)이 높임말을 만드는 것에 대해 낮춤말을 만드는 뒷가지로 볼 수 있으나, 생산성이 거의 없는 몇 낱말들만 어휘화한 형태로 본다.


4. 1. 11 분립-덧붙임법


 분립-덧붙임법은 바탕말의 의미부로부터 한 부분이 떨어져 나오면서 붙이적 단위와 결합하여 붙이말을 이루는 수법이라 했다.


 (29) ㄱ. 착하돌이, 깨끗이, 따뜻이

      ㄴ. 얼룩얼룩→얼룩이, 누덕누덕→누덕이, 더펄더펄→더펄쟁이


 (29 ㄱ)의 '착하-', '깨끗-', '따뜻-'은 바탕말에서 분립한 말이라 했으나, 정상적인 분립법이 아니다. 정상적인 분립은 분립된 형태가 재구조화의 과정을 거친 자립형식이어야 하는데, '착하-', '깨끗-', '따뜻-'은 줄기 또는 뿌리로 어휘화한 자립형식이 아니다. 분립을 인정할 수는 없지만 이 낱말들은 풀이씨의 줄기에 뒷가지가 붙은 파생어로 보겠다. (29 ㄴ)도 파생어로 보겠다.

4. 1. 12 분립-합침법


 분립-합침법은 바탕의미부로부터 분립되면서 다른 자립적 의미부와 결합하여 합침말을 이루는 수법이라고 했다.


 (30) ㄱ. 건들건들→건들팔월, 어정어정→어정칠월, 허벅허벅→허벅살

      ㄴ. 깐깐하다→깐지다, 부풀부풀→붚달다


 (30 ㄱ)의 '건들-', '어정-'은 그 자체가 자립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분립이라고 보기 힘들다. 되풀이 시늉말 만들기에서 뿌리를 그 모습 그대로 되풀이하지 않고 모습을 바꾸어 되풀이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공시적인 현상으로 남한에서는 이것을 합성법의 한 갈래로 본다. (30 ㄴ)의 '깐지다'에서 '깐-'은 분립된 형태가 아니라 특수뿌리 '깐깐-'이 파생어나 합성어를 만들 때 이런 꼴이 나오기도 한다. 남한에서 '-지다'는 자립적인 의미부가 아니라 파생의 가지로 본다. 그러므로 '깐지다'는 파생의 한 갈래로 처리한다. '붚달다(언행이 부풀고 괄하다)'에서 '붚'은 '부풀부풀'의 '부풀'이 재구조화한 분립이라고 했는데 이런 과정도 통시적인 어휘화의 과정이다. 또한 '붚다'라는 낱말이 없으므로 '붚-'은 앞가지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붚달다'또한 파생어의 한 갈래이다.


4. 2 셋 배합법


4. 2. 1 덧붙임-합침-소리바꿈법


 이 수법의 본질은 덧붙임-합침법이 소리바꿈을 동반하는 것이라 했다.


 (31) ㄱ. 부(불)-지-깽이, 부(불)-덩-이, 무(물)-넘-이

      ㄴ. 무(물)-자-위


 (31 ㄱ)은 남한의 경우 [불(을)#집-]+[-깽이]→[불집-]+[-깽이]→[부(불)지(집)깽이]의 과정을 겪은 낱말로 본다. 통어론적인 짜임새 [불(을)#집-]이 통어적 합성어를 만들지 않고 파생의 가지[-깽이]가 붙어서 만들어진 파생어로 본다. 이 때 소리바꿈은 형태음운 변동으로 본다. (31 ㄴ)에서 '-자위'는 공시적인 형태소 경계의 재구조화에 의해 단순어가 된 것으로 보면 '무자위'는 '물'+'자위'의 구조를 가지는 합성어이다. 이때의 소리바꿈도 형태음운 변동 현상이다.

4. 2. 2 덧붙임-되풀이-소리바꿈법


 (31) 자자부레←[잘잘-]+[-부레]  


 (31) 남한의 경우 뿌리에 뒷가지 붙었으나 하나의 낱말의 자격을 가지지 못하는 특수뿌리로 이것만으로는 낱말을 형성하지 못한다. 뒤에 '-하다'를 붙여 '자자부레하다'를 만들면 특수뿌리 '자자부레-'에 뒷가지 '-하'가 붙은 파생어의 한 갈래이다.


4. 2. 3 합침-줄임-소리바꿈법


 (32) 오목+바리→옴-파리


 (32)에서 '오목'이 '옴'으로 준 것은 통시적인 음절 재구조화 현상이다. 그러므로 '옴파리'는 합성어의 한 갈래로 처리한다. 그러나 '옴'이라는 낱말이 뿌리가 아닌 앞가지일 가능성도 있으므로 파생어로 보기도 한다.


4. 2. 4 되풀이-합침-덧붙임법


 (33) ㄱ. 코-맹맹-이, 눈-첩첩-이

      ㄴ. 귀-답답-이


 (33 ㄱ)에서 '맹'은 형태소의 자격을 가지지 못하고 '맹맹'이 하나의 형태소의 자격을 가진다. 그러므로 '맹맹'은 의미부의 되풀이로 볼 수 없다. 그리고 '코맹맹이'에서 '맹맹이'라는 낱말은 없으므로 '코맹맹'이라는 합성 특수뿌리가 만들어진 후 이것이 뒷가지 '-이'와 결합하여 만들어지는 파생어로 봐야 한다. '눈첩첩이'도 마찬가지이다. (33 ㄴ)은 '답답이'라는 낱말이 이미 있으므로 합성어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4. 2. 5 덧붙임-합침-줄임법


 (34) 어슴-푸레, 부푸(ㄹ)-ㅅ-하다


 (34)의 '어슴푸레'는 '어슴[[어스(ㄹ)]+[-ㅁ]]+푸(르스)레'의 과정을 겪어 조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어슴'의 소리줄임은 통시적인 공시적인 설명이 어렵다. 그리고 '푸르스레'가 '푸레'로 준 것도 '어슴'과의 결합에만 나타나는 특수한 현상으로 단어 조성의 보편적인 수법이 아니다. 따라서 '어슴푸레'는 그 자체가 어휘화의 과정을 거친 하나의 형태소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남한에서 낱말 만드는 데만 쓰이는 특수뿌리로 볼 수도 있다. '부풋-'도 마찬가지로 통시적으로 어휘화한 특수뿌리로 '부풋하다'는 뒷가지 '-하'가 붙은 파생법으로 처리한다.


4. 2. 6 분림-덧붙임-소리바꿈법


 분립-덧붙임-소리바꿈법은 분립-덧붙임에 소리바꿈의 수법이 동반된 것으로 분립-덧붙임법과 마찬가지로 분립시키는 바탕의미부는 대개 되풀이된 형태의 상징부사적의미부라 했다.


 (35) ㄱ. 착착→착+곡→차곡

      ㄴ. 하늘하늘→하늘+작→하느작

      ㄷ. 흐늘흐늘→흐늘+적→흐느적

      ㄹ. 빡빡→빡+각→빠각

      ㅁ. 삑삑→삑+걱→삐걱


 (35 ㄱ,ㄹ)은 '착-', '빡-'이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않고 있으므로 분립으로 볼 수 없다. 그리고 (35 ㄴ,ㄷ,ㅁ)의 '하늘-', '흐늘-', '삑-'도 자립형식이 아니므로 분립으로 볼 수 없는 것이다. 낱말 만들기의 대상은 자립형식이어야 하는데 위의 단위들은 그 자체로는 낱말이 될 수 없는 비자립형식이다. 그러므로 굳이 이것을 낱말 만들기로 설명하기위해서는 또다른 단위를 붙여야 한다. (35 ㄱ)에는 '차곡'을 붙이고 그렇게해서 만들어진 '차곡차곡'은 합침법이다. (35 ㄴ,ㄷ,ㄹ,ㅁ)에는 뿌리를 완전되풀이하여 합성어를 만들거나 뿌리에 뒤붙이 '-거리'를 붙여 파생어를 만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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