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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 |||||||||
물에 빠져도 정신만 차리면 살까? 어푸 | 2019.06.18 | 조회 334 | 추천 1 댓글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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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차 30cm 이하여야 탈출 가능…유리창은 망치로 깨야!
액션 영화 속 주인공들이 물에 빠진 차 안에서도 단숨에 빠져나오는 모습. 많이들 보셨죠? 과연, 현실에서는 가능한 일일까요? '힘껏 문을 열면 가능하지 않을까?' 하며 체험장에 설치된 승용차에 올라탔습니다.
차가 물속으로 진입하자마자, 물이 빠른 속도로 차오르기 시작합니다. 앞좌석부터 차오르기 시작한 물은 금세 뒷좌석에서도 스며들기 시작했습니다. 방수복은 무용지물. 물이 옷 속까지 스며들어 입고 있던 옷이 모두 젖었습니다. 허리까지 물이 차올랐을 땐 그저 빨리 여기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차에서 탈출하기 위해 젖 먹던 힘까지 냈지만, 차 문은 꼼짝도 않습니다. 원인은 수압차에 있었습니다. 이날 체험 안내를 맡았던 김학수 방재연구실 팀장은 "보통 차량 내부와 외부의 수위차가 30cm 이하가 되어야 문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며 "차에 물이 차기 시작해도 당황하지 말고, 수위차가 좁혀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문을 열 수 있을 때 탈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저 역시 물이 가슴 밑까지 차올랐을 때 가까스로 문을 열고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창문을 열고 탈출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 분도 계실 텐데요. 실제 차량이 침수되었을 때에는 엔진과 전자 장치가 고장나면서 창문이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창문으로 탈출을 시도할 경우, 유리창을 깨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최근 차량 유리창이 점점 더 단단하고 두꺼운 재질로 제작되는 만큼, 차 안에 비상용 망치를 꼭 구비해 두어야합니다. #2. 탈출은 맨발로, 난간 없다면 곧바로 119신고
이번에는 폭우가 쏟아져 계단으로 물이 거세게 쏟아지는 상황을 가정해 탈출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처음 체험장 앞에 섰을 땐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가 된 듯 막막했습니다. 그만큼 물줄기가 매우 거셌고, 빠른 속력으로 콸콸 쏟아져 내렸습니다. 하지만 이 상황, 비현실적이지 않나 봅니다. 김학수 팀장은 "보통 시간당 60~70mm 이상 비가 내리면 주택 등에 침수 피해가 생기는데, 저지대나 지하층의 경우 시간당 20mm의 비만 와도 이런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안전장비를 착용한 뒤, 체험을 시작했습니다. 빠른 물살 때문에 몸의 중심을 잡기조차 어려웠습니다. 손잡이를 잡고 천천히 한 걸음씩 계단을 올랐습니다. 평소라면 30초 만에 오를 수 있을 계단이었지만, 걸음마를 하듯 한 발씩 떼느라 계단을 오르는 데 3분 넘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손잡이에서 손을 뗀 채 이 계단을 오른다는 건 상상할 수조차 없었습니다. 실제로 지하나 저층에 사는 분이 이런 침수 상황을 맞닥뜨리게 된다면, 섣불리 탈출을 시도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비상시 익숙한 계단이라는 이유로, 무작정 탈출을 시도했다가는 계단에서 미끄러져 크게 다칠 수 있습니다. 물의 높이가 무릎까지 차 있고, 난간도 없는 상황이라면 자력으로 탈출하기보다는 119에 도움을 요청하는 편이 더 좋습니다. 난간이 갖춰져 있고, 물의 높이가 발목이나 정강이까지만 올라온 상황이라면 발을 계단 깊숙이 밀어 넣으며 천천히 탈출해야 합니다. 탈출 시 슬리퍼나 하이힐 등을 신을 경우 미끄러질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미끄러지지 않는 운동화를 신거나 맨발로 이동해야 합니다. #3. 침수 높이 '무릎 이상'이면 탈출 어려워자고 일어났더니 밤새 비가 와 문밖에 물이 차올라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문을 열었다가 집안으로 쏟아지는 물에 당황해 다시 문을 닫는 분도 있을 텐데요. 문을 닫은 사이 빗물이 더 불어 문을 다시 열지 못하게 될 수 있기 때문에 즉시 대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같은 경우, 문밖에 40cm의 빗물이 차 있다고 가정하고 실험을 진행했는데요. 온몸으로 문을 밀었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고, 아주 소량의 물이 내부로 흘러들어올 뿐이었습니다. 실제로 폭이 1m 정도 되는 문 바깥쪽에 침수된 물의 높이가 무릎 이상의 높이(약 50cm)가 되면, 문 바깥쪽에서 작용하는 수압이 더 크기 때문에 일반 성인이 혼자 문을 여는 것은 어렵다고 합니다. 때문에 문을 열 수 있을 때, 지체하지 말고 대피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감전으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미리 전기 차단기를 내리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미 문이 열리지 않을 정도로 수심이 높아졌다면, 우선 119에 신고를 한 뒤 자나 막대기 같은 생활 도구를 활용해 문의 틈새를 벌려 물이 내부로 들어오게 해 수위를 낮춰야 합니다. 하지만 무리한 탈출 시도를 하다 손끼임 같은 2차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에 혼자 있는 경우라면 구조 전까지 차분히 소방관의 지시를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4. 급류 불어나면 최대한 높은 곳으로 이동여름철 물놀이 시기에 급증하는 급류 사고에 대처하는 방법도 배웠습니다. 특히 올해는 소나기와 같은 게릴라성 호우가 자주 발생한다고 하니, 꼭 기억해두시는 게 좋습니다.
안전장비를 갖추고, 물이 초속 1~1.5m로 흐르게 설계된 인공 하천을 건넜습니다. 실제 계곡이나 하천에서는 몸을 의지할 곳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인공 하천에서 설치된 손잡이를 잡지 않고 탈출을 시도해봤습니다.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바로 물살에 휩쓸려 갈 수 있을 것 같아 천천히 걸음을 옮겼습니다. 짧은 폭의 하천을 왕복하는 동안 물살은 더 거세졌습니다. 결국 두 번째 시도에선 손잡이에 의지한 채 걸음을 옮겨야 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하천에서 이런 안전장비를 찾는 건 불가능한 데다, 무리하게 하천을 건너는 중에 물속의 돌이나 나뭇가지에 상처를 입을 수도 있기 때문에 물살이 지나치게 강하다면 아예 처음부터 탈출 시도를 하지 않는 편이 더 좋습니다. 대신 119에 신고해 정확한 위치를 알린 뒤 최대한 높은 곳에 올라가 구조대를 기다려야 합니다. 권선욱 소방청 119구조계장은 "실제로 여름철에 무리하게 하천을 건너려다 급류에 휩쓸려 더 큰 피해를 입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무리하게 탈출을 시도하기보다는 구조대를 기다리는 쪽을 권고했습니다. 또 "저체온증을 막기 위해 우비나 우산으로 비를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여름철 야영을 갈 때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담요나 우비를 꼭 챙기셔야겠습니다. #5. 신속하게, 그러나 천천히예기치 못한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당황한 나머지 성급히 행동에 나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번 체험 내내 제가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천천히'였습니다. 위기 상황을 신속히 인지하고 주변에 알리되, 직접 탈출하는 데 있어서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겁니다. 앞서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다시 한 번 강조해보겠습니다. 물에 빠져도, '재난 정보를 침착하게 되새기며'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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