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이투데이를 만난 오인태 진짜파스타 대표는 "넉넉하지 않는 사람들이 모여 좋은 일을 한다"라고 말했다.(홍인석 기자 mystic@)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가장 '핫'한 파스타 가게 있다. 끼니를 해결하기 어려운 아이들에게 무료로 음식을 제공하겠다는 '진짜파스타'가 그곳이다. 서울 마포구 상수동에 있는 진짜파스타는 결식아동을 위해 무료식사를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손님들은 관련 내용을 공유하고 매장을 찾으면서 선행에 동참하고 있다.
18일 이투데이와 만난 오인태 진짜파스타 대표는 "아이들이 편하게 와서 식사하고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히며 밝게 웃었다.
오인태 대표의 선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이전에도 소방관에게 무료로 음식을 제공하겠다고 나섰고, 사업자등록일인 11월 25일에 방문하는 모든 손님에게 '위안부 팔찌'를 주는 일도 했다. 헌혈증을 모아 소아암 백혈병 환자에게 전달하기도 했는데 모두 주목받진 못했다. 진짜파스타 직원들은 '헌혈증 기부'일에도 적극적이다.(홍인석 기자 mystic@)
결식아동을 돕는 일도 가볍게 시작했다. 오인태 대표는 "마포구청에 대출업무를 보러 갔다가 결식아동 관련 포스터를 보고 '이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그는 "결식아동을 돕는 일에 이렇게 큰 반응이 일어날지 몰랐다"라고 했다. 이어 "직원들도 SNS를 하는 사람이 없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것도 뒤늦게 알았다"라며 "커뮤니티에 관련 글이 공유되면서 널리 알려지고 손님들도 많이 격려를 해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가 좋은 일에 발 벗고 나서는 것은 부모님과 자신의 경험에서 기인한다. 건축업에 종사하는 아버지는 사정이 넉넉지 않은 집을 무료로 리모델링을 해줬고, 무상으로 재료를 제공하기도 했다. 어머니도 봉사활동을 많이 해 어릴 때부터 보고 자랐다는 오인태 대표. 그 역시 학창 시절 봉사활동 동아리에서 활동할 만큼 '선행'에 남다른 관심을 가졌다.
오인태 대표는 "대학교 때 가세가 기울면서 어려운 생활을 이어갔다"고 털어놨다. 이어 "고추장 한 통으로 두 달을 버텼고, 지금은 컵라면과 삼각김밥 냄새만 맡아도 토할 정도로 즉석 음식을 많이 먹었다"면서 "못 먹는 설움을 그래서 잘 안다. 결식 아동에 공감할 수 있는 것도 경험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경험에서 시작된 일이지만, 진짜파스타 직원들의 지지는 선행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결식아동을 돕는 일이나 위안부 피해자를 돕는 일 모두 5분 이상 회의하지 않고 결정했다고 한다. 오인태 대표를 제외한 3명의 직원 역시 좋은 일에 동참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손님들 역시 오인태 대표를 돕는 후원자다. 오인태 대표는 "돈 있는 사람들은 어려운 사람을 잘 돌보지 않더라. 10원짜리 한 장 보태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제일 많이 도와주는 분들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중반인 주부들인데 '이것밖에 못 해서 미안하다'고 말한다"라고 덧붙였다.
손님들은 아이들에게 선물로 주라며 책, 신발, 학용품을 보내준다고 한다. '진짜파스타'에 식자재를 공급해주는 업체는 싼 가격에 물건을 넘겨준다는 게 그의 설명. 오인태 대표는 "일부 손님은 5만 원을 내고 거스름돈을 안 받고 가는 일도 있다"라면서 결국 그를 도와주는 이들은 평범한 소시민이라고 강조했다.
소방관, 위안부 피해자, 결식아동을 도우면서 목표도 생겼다. '재단'을 설립해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오인태 대표는 "현재 '선한 영향력'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뜻을 함께할 수 있는 가게들을 모아 아이들이 먹고, 놀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재단을 설립해 필요한 곳에 후원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단기 목표는 소방장갑을 기부하는 일"이라며 "독립 후원을 한 기업들의 제품도 많이 소비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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