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의 수출규제가 불러일으킨 국민의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거세다. 국내 수입맥주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켜온 일본 맥주가 지난달 3위로 주저앉았다. 국민 4명 중 3명은 일본이 경제보복을 철회하지 않으면 불매운동이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액은 434만2000달러로, 전달의 790만4000달러에 비해 45.1% 감소했다. 지난달 4일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에 분노한 불매운동으로 국내 편의점 등에서 아사히, 기린 등 일본 맥주가 퇴출된 결과다.
벨기에 맥주가 일본 맥주 자리를 대신했고 미국 맥주가 2위로 치고 올라왔다. 지난달 벨기에 맥주는 전월에 비해 49.5% 증가한 456만3000달러어치가 수입됐다. 7월 미국 맥주 수입액은 444만3000달러로, 전달(227만달러)에 비해 95.7%나 증가했다. 이어 네덜란드(310만달러)와 중국(308만7000달러) 맥주가 각각 4, 5위로 뒤를 이었다. | 사진=연합뉴스 |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B국민·롯데·삼성·신한·우리·현대·비씨·하나 8개 카드사의 국내 주요 일본 브랜드 가맹점 신용카드 매출액은 6월 마지막 주 102억3000만원에서 7월 넷째 주 49억8000만원으로 반 토막 났다. ABC마트·유니클로·무인양품·DHC 등의 일본 브랜드가 포함됐다. 브랜드별로는 유니클로 매출액이 가장 크게 줄었다. 8개 카드사의 유니클로 매출액은 6월 마지막 주 59억4000만원에서 7월 넷째 주 17억7000만원으로 70.1% 급감했다. 같은 기간에 무인양품은 58.7%, ABC마트는 19.1% 줄었다.
도쿄와 오사카, 오키나와, 후쿠오카 등 일본 주요 관광지 4곳에서의 8개 카드사 매출액도 최근 한 달 사이 눈에 띄게 줄었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조사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일본 경제보복 철회 시점’(34.9%), ‘일본 침략 사죄·배상 시점’(28.1%), ‘일본 침략 사죄·배상 이후도 지속’(13.2%)이라고 답했다. 모두 합치면 76.2%로, 국민 4명 중 3명 이상이 적어도 일본 경제보복 철회가 없으면 일제 불매운동이 지속될 것으로 본 셈이다. 조사는 전날 전국 성인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4.4%포인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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