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자수를 하러 경찰을 찾은 '한강 몸통 시신' 사건의 피의자를 다른 곳으로 떠넘긴 경찰관이 대기발령을 받았는데요.
창원의 20대 여성 운전자 무차별 폭행 사건 역시 이와 비슷합니다.
피해자는 여러 차례 도움을 요청했지만 경찰은 서로 관할이 아니라며 떠넘겼습니다.
이형관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적을 울렸다는 이유로 도로 한복판에서 30대 남성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한 20대 여성 운전자.
코뼈가 부러지고 입술이 터지는 등 전치 4주의 진단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사건 8시간 넘도록 경찰의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피해자는 직접 SNS에 가해자 영상을 올려 신원을 알아내고 6차례나 경찰에 전화를 겁니다.
다음 날 새벽 5시 25분, 사건 발생 장소에 있는 파출소에 전화를 걸어 동행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합니다.
피해자가 재차 요청하자, 가해자 소재지를 묻고는 관할 파출소로 연락하라며 떠넘깁니다.
10분 뒤, 이번에는 가해자 소재지 관할 파출소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사건 발생 관할 파출소로 미룹니다.
[운전 보복 폭행 피해자/음성변조 : "2차 보복이 너무 두려워서 같이 동행해 달라고 하니까, 여기 관할이 아니다는 식으로..."]
직선 거리로 불과 1.8km 떨어진 두 파출소가 서로 출동을 떠넘긴 겁니다.
[경남 창원 양덕파출소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 파출소) 관할이 아니고 가까운 관할에서 출발하면 괜찮겠지 않겠냐고..."]
[경남 창원 오동파출소 관계자/음성변조 : "(전화를 받은) 그 직원이 기억이 없다고 하니까, 신고 접수 대장에도 기록이 안 돼 있고..."]
결국 두 파출소의 도움을 못받은 피해자가 경남지방경찰청 112 민원센터에 전화한 뒤에야 뒤늦게 경찰이 출동했고 가해자 36살 안 모 씨가 붙잡혔습니다.
사건 발생 장소와 가해자 위치가 다를 경우 해당 파출소들이 공조 수사를 해야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은 것입니다.
앞서 경찰은 사건 직후 현장에 출동하고도 불과 30m 앞에서 가해자의 오토바이를 놓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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