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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코 세대' 20대 여성, 화장·성형 안하고 자동차 샀다
자진모리 | 2019.09.16 | 조회 348 | 추천 0 댓글 0
카드 사용액, 화장품·미용 1000억 줄고 자동차 4000억 늘어
성형, 의류 매출 감소.."화장하느니 한 시간 더 자겠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세종=뉴스1) 서영빈 기자 = 직장 초년생인 김성은씨(27·여)는 몇해 전 '탈코선언'을 했다. 화장은 전혀 하지 않고, '예쁨'보다 '편함'을 고려해 옷을 골랐다. 머리는 짧게 잘랐다.

김씨는 "예전에 화장품 회사에 인턴으로 다닐 정도로 화장에 관심이 많았다"며 "블로그에 화장품 후기를 올리기도 했고 매달 헤어숍에서 새로운 머리스타일로 바꾸는 게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느 날인가 화장품들을 다 부숴버리고 그 사진을 찍어서 인스타에 올렸다"며 "그것을 마지막으로 화장품들과의 인연을 끊고 늘 이렇게 다닌다. '탈코' 선언이었다"고 말했다.

탈코는 '탈코르셋'의 준말이다. 코르셋은 흉부를 압박하는 보정 속옷을 뜻하는데, 탈(脫)코르셋은 남의 시선을 의식해 억지로 '예쁘게' 혹은 '여성스럽게' 꾸미는 것을 거부하는 여성주의 운동이다. 2015년쯤부터 메갈리아·미투운동 등 20대 여성 위주의 2세대 여성운동이 활발해지면서 '탈코운동'이라는 말도 널리 쓰이게 됐다.

'뷰티 유튜버', '아이돌' 등 화장술과 외모지상주의가 넘쳐나는 시대에 이 '탈코운동'은 과연 현실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을까?

16일 통계청 빅데이터센터가 제공한 '현대카드 매출기록'을 <뉴스1>에서 자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화장품·헤어샵·성형외과 등 '꾸밈'과 관련된 업종에서 20대 여성의 매출이 꾸준히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자동차 판매가 가장 크게 증가했다.

20대 여성의 소비 변화에서 '연포·결포·탈코'의 경향을 읽을 수 있다. 기존의 여성상을 탈피하고 독립적인 삶을 추구하면서 실제로 점차 남성과의 연인·결혼 관계에서 벗어나고 있다.

이 분석에서는 최신 자료를 반영하는 한편 계절간 차이 효과도 상쇄하기 위해 2015년 하반기~2016년 상반기를 '1기'로, 2016년 하반기~2017년 상반기를 '2기'로, 2017년 하반기~2018년 상반기를 '3기'로 묶었다.

현대카드 매출기록 데이터는 모든 카드사 매출량의 약13%를 설명하며 전국 각 지역과 성별·연령에 고루 분포된 표본이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20대 여성의 지출내역에서 최근 감소세가 뚜렷한 품목들을 살펴보면, 기존에 여성의 영역이라고 여겼던 성형·미용·의류 품목에서 대거 매출 하락과 비중 감소가 두드러졌다.

1~3기 2년간 10억원 이상 매출이 감소한 품목에는 Δ병원-성형외과 (-644억원) Δ병원-피부과의원(-340억원) Δ프랜차이즈-화장품 판매(-316억원) Δ미용실(-403억원) Δ의류 판매-여성전문(-334억원) Δ화장품 판매(-535억원)등이 포함된다. '비만/체형관리/마사지'의 경우 프랜차이즈 업체까지 합산하면 약60억원 감소했다.

젊은 여성들의 주 지출품목이라고 여겨졌던 '외모를 가꾸고 예쁜 옷을 고르는' 일들은 이제 지출 비중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그 자리를 메꾼 건 이전까지 남성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자동차'다. 1~3기 2년간 20대 여성의 소비 품목 중 가장 크게 증가한 건 '자동차 판매'(1~3기 4008억원 증가)였고 소프트웨어 개발(3937억원)이 뒤를 이었다.

20대 여성들의 소비패턴에는 기존의 여성 성역할에 도전하는 ‘탈코세대’의 모습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통계의 한계로 지적될 수 있는 부분은 20대 여성의 소비 중 1~3기 동안 세 번째로 많이 늘어난 품목이 ‘인터넷 상거래’(3098억원)라는 점이다. 인터넷 상거래를 구성하는 품목이 어떤가에 따라 의류·화장품 소비가 단지 인터넷 결제 방식으로 넘어갔음을 의미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의류 등 배달이 가능한 제품 뿐 아니라 배달이 불가능한 여성 미용실 등에서도 거의 대부분 품목에서 일관된 소비 감소세가 보인다는 점, 또 성형·피부과 병원 등 미용 관련 의료 서비스 소비도 일관되게 감소했다는 점은 이같은 경향이 틀리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난해 혜화혁 시위 때부터 '여성성을 강조하는 소비품을 하루라도 사지 말자'는 취지의 '여성 소비자 총파업 운동'이 있었다"며 "실제로 지난 가을부터 '탈코르셋'을 실천하는 학생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올해 봄부터는 교실에 누군지 못 알아볼만큼 차림새가 바뀐 학생들이 많이 앉아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탈코를 하면)너무 편하다고 한다. 예전에는 아침에 나올 준비 하면서 남자들보다 한시간씩 더 걸렸는데 이젠 그런 게 없으니까"라며 "'우리가 왜 남성의 보조적 역할을 하는 데 시간을 들여야 하나, 우리가 주도적 역할을 하는 데 모든 시간을 쏟아야 한다'는 생각들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20대 여성의 자동차 판매 증가와 관련해서는 "자동차도 탈코르셋과 마찬가지로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하는 수단이다. 결국 맥락이 같은 얘기"라고 말했다.

직장인 김성은씨는 "2015년쯤 메갈리아 사태때부터 이것저것 읽고 접한 뒤로 자연스럽게 탈코를 받아들이게 됐다"며 "화장 안 하면 어떻냐고? 일단 돈이 덜 들고 아침에 늦잠 잘 수 있어서 좋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통계청에서 실시한 '1회 빅데이터 분석·활용대회'의 <뉴스1> 수상작 '92년생 82년생 72년생 62년생 52년생 김지영' 보고서에 기반했다.

suhcrat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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