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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태풍특보·비상회의… 확 달라진 북한 재난 대응 연이12 | 2019.09.28 | 조회 486 | 추천 0 댓글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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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링링' 북한 상륙제13호 태풍 '링링'이 북한에 상륙한 9월 7일 평양 시민들이 우산을 비껴들고 힘겹게 걸음을 옮기고 있다. AP_연합뉴스 "15시 현재 태풍 13호는 해주 서쪽 38km 부근에 상륙해 황해남도 일대를 휩쓸고 있습니다. 남녘의 재난특보 방송 자막이 아니다. 제13호 태풍 '링링'이 북한에 상륙한 직후인 9월 7일 오후 조선중앙TV가 전한 '실시간' 기상특보다. 북한의 전 주민이 시청하는 중앙TV는 평소 오후 3시에 시작하던 주말 정규 방송 시간을 태풍 상륙 당일에는 오전 10시로 앞당기며 이례적으로 재난 특별방송을 편성했다. 태풍 이동 경로에 따라 종일 재난방송을 집중 편성하는가 하면, 아나운서들이 일반 스튜디오 대신 태풍 피해 상황이 나오는 모니터를 배경으로 서서 진행하며 긴급함도 더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물론 조선중앙방송 등 대내용 매체들도 일제히 주민들에게 태풍 소식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남한에서 재난재해 전후로 언론사들이 앞다퉈 재난방송 체제로 전환하는 건 늘 있는 일이지만, 북한에서는 사실 거의 전례가 없는 일이다.과거 재난재해가 예고될 때마다 북한에서도 나름대로 사전에 대비하긴 했지만, 대체로 형식적인 방식에 그쳤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알음알음 대비하는 경우가 일상이었고, 국가 차원의 대책은 사후 조치에 방점을 두곤 했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전언이다.태풍 비상확대회의태풍 상륙 하루 전인 9월 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상확대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조선중앙통신_연합뉴스 그러나 이번엔 완전히 달랐다. 최고지도자가 직접 나선 것이 '특효'로 작용한 듯하다. 바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태풍 상륙 하루 전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를 긴급 소집한 것. 특히 김 위원장은 이 회의에서 "당과 정부의 간부들부터 중앙과 지방의 일꾼들에 이르기까지 그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안일한 인식에 포로돼 속수무책으로 구태의연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공개 질타했다. 또 군(軍) 중심으로 피해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구체적으로 지시했다. 북한은 이번 태풍이 지나간 이후에도 피해 상황을 신속하게 전달하며 복구 작업도 비교적 발 빠르게 진행했다.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난 9월 8일 오후 국가비상재해위원회는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5명 사망 등 총 8명의 사상자와 여의도 면적의 157배에 달하는 농경지 피해 규모가 발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중앙TV는 강풍에 나무가 뿌리째 뽑혀 쓰러지고 건물 지붕이 속수무책으로 뜯겨 나가는 영상을 그대로 주민들에게 공개해 이례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간부들이 피해 현장에 급파돼 바짓단을 접어 올리고 민소매 차림으로 복구 작업에 참여하는 다소 생경한 장면들도 TV를 통해 전파를 탔다.풍 '링링'조선중앙TV는 9월 6일 저녁 방송에서 이례적으로 과거 태풍 피해 사례를 소개하며 북상 중인 태풍 '링링'에 대해 철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김정일 시대에는 내부 동요 등을 막기 위해 피해 사실을 축소해 발표하거나 아예 외부에 알리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북한의 재난대응 역량이 여전히 뒤처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달라진 재난 대응 방식은 다른 분야에서도 포착되고 있다. 가장 최근의 사례로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 대책을 꼽을 수 있다. 북한은 5월 31일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자국 내에서 돼지열병이 발병했다고 공식 발표한 이후인 6월 12일 노동신문을 통해 전국 단위의 방역 작업 진행 소식을 상세히 알렸다. 발병 관련한 명확한 표현은 없었지만, 돼지고기 유통·판매 금지 조치 등 방역조치를 구체적으로, 그리고 자세히 소개해 사실상 발병을 시인한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이와 함께 OIE에는 이동제한 조치, 관련 축산물 폐기·처분, 살처분, 소독 등의 방역조치를 시행했다고 보고했다. 이처럼 확 달라진 재난재해 대응 방식의 이면에는 북한 지도부의 복잡한 속내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자칫 예기치 못한 재난재해로 막심한 피해가 발생할 경우 제재 장기 국면 속에서 추진하고 있는 자력갱생의 경제발전에 심각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012년 8월 제15호 태풍 '볼라벤' 등 북한에 큰 피해를 준 과거 사례의 학습효과라는 해석도 있다. 일각에서는 '은둔의 지도자'로 불린 자신의 부친과 확연히 색깔이 다른 통치스타일을 추구해온 김정은 위원장이 재난재해 역시 직접 챙기며 '국가 정상'으로서의 면모를 보이려는 것이란 시각도 있다. 정빛나 연합뉴스 한반도부 기자 shin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9/28 10:30 송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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