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tv+' 1차 서비스 100여국서 한국 제외 경쟁 치열·망대가 문제로 몸사리기?…이통3사 무관심도 한몫애플이 10일(현지시간) 자체 구독형 스트리밍TV서비스인 애플TV+ 서비스 개시를 발표했다. © 애플 홈페이지 뉴스룸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혁신의 대명사'로 통한 아이폰 국내 출시 이후, 1차 출시국 제외·부실한 사후관리서비스(A/S) 등으로 한국 소비자를 홀대한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던 애플이 새롭게 선보이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애플tv+(플러스)' 1차 서비스국에 한국을 제외했다.
그간 아이폰 출시때마다 한국이 1차 출시국에서 빠졌다는 점을 생각하면 대수로운 일도 아니다. 하지만 애플tv+의 1차 출시국이 무려 100여개국에 달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애플빠'라는 단어가 생겼을 정도로 아이폰 제품을 선호하는 마니아층이 두꺼운 한국이 100여개나 되는 1차 출시국 명단에서 유독 빠진 이유는 뭘까.
애플은 오는 11월1일 애플tv+를 전세계 100여개국에서 서비스한다. 제니퍼 애니스턴, 리스 위더스푼 등 스타들이 출연하는 '더 모닝쇼'를 비롯해 '씨'(See), '디킨슨' 등 8개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한다.
30개국 내외에서 먼저 출시되는 아이폰과 달리 애플tv+는 처음부터 100여개국으로 전선을 넓혔는데도 한국은 제외됐다. 1차 서비스국에 포함된 100여개 국가 중 한국보다 아이폰 판매량이 적은 나라는 수두룩하다.
이용자들은 이번에도 '한국 홀대론'부터 떠올린다. 하지만 업계는 정반대의 분석을 내놓고 있다. 치열한 국내 OTT 시장의 경쟁 상황 및 시장 특수성, 망이용료 이슈, 서비스 초기 콘텐츠 부족 등으로 한국 시장에 섣불리 진출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OTT 시장은 넷플릭스와 유튜브로 대표되는 해외 사업자와 이제 발을 디딘 SK텔레콤과 지상파3사의 통합 OTT '웨이브', 내년 출범할 CJ ENM과 JTBC의 합작 OTT 등으로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여기에 마블시리즈 라이선스를 보유한 '콘텐츠 왕국' 디즈니사의 '디즈니+'도 내년 상반기 국내 출시가 유력하다.
한 대학교수는 "글로벌 OTT 업체에 한국은 한류를 바탕으로 동남아 등으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 같은 곳"이라며 "애플이 1차 서비스국에서 한국을 제외한 것은 그만큼 경쟁이 치열한 국내 상황을 지켜보고 어떤 전략이 좋을지, 시간을 벌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가 2016년 국내 시장에 진출했을 때와 달리 애플의 경우, '러브콜'을 보내는 국내 통신 사업자가 당장 없다는 것도 애플에게는 걸림돌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3사는 디즈니와 달리 애플과 접촉하지 않고 있다"며 "애플은 넷플릭스 보다 디즈니의 행보를 의식하고 국내 진출을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디즈니+(플러스)와 손잡으려 '물밑 경쟁'이 치열한 이동통신사들이 애플tv+ 출시를 코앞에 둔 애플엔 관심이 높지 않다는 것.
망이용대가 관련 리스크도 애플이 한국 OTT 시장 진출을 주저한 원인으로 꼽힌다. 그간 글로벌 CP들은 국내에서 서비스하면서 망이용료를 제대로 내지 않아 국내 업체와의 형평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다. 일례로 구글의 유튜브는 막대한 트래픽을 발생시키지만 이동통신사에 망이용료를 전혀 내지 않는다. 넷플릭스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페이스북이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 1심에서 최근 승소하면서 망이용료에 대한 논란이 증폭됐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tv+를 서비스했다가 망이용료 논란에 휩싸이면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이라고 애플이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OTT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애플tv+를 국내에서 서비스할 때 사용자들은 앱만 설치하면 된다"며 "하지만 구글·넷플릭스와 마찬가지로 망이용료는 내지 않을테고 그럼 망이용료 이슈에 빨려 들어갈 텐데 콘텐츠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굳이 무리할 이유는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