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범행 자백 전 도발적 질문… 프로파일러 “조사뒤 악수하자” 넘겨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 이춘재(56·사진)가 범행을 자백하기 전 자신을 조사하는 여성 범죄심리분석관(프로파일러)에게 “손이 예쁘다”며 “잡아 봐도 되냐”고 물은 것으로 6일 전해졌다.
이춘재는 지난달 18일부터 여성 프로파일러 3명이 포함된 진술분석팀의 조사를 받아왔다. 그는 조사가 수일간 진행된 시점에서 한 여성 프로파일러에게 “손이 참 예쁘시네요”라고 말한 뒤 “손 좀 잡아 봐도 돼요?”라고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프로파일러는 “조사가 마무리되면 악수나 하자”고 답했다고 한다. 이후 진행된 추가 조사에서 이춘재는 화성 사건 10건을 포함한 총 14건의 살인과 34건의 강간 및 강간미수 범행을 자백했다.
범죄심리 전문가들은 이춘재가 이처럼 도발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기를 경찰이 오히려 기다려 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사건의 공소시효가 지나 이춘재가 거부하면 조사가 중단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가 프로파일러를 편하게 대하고 ‘도와줘야 할 사람’으로 여기게끔 하는 수사 전략이 들어맞은 방증이기 때문이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피해자를 묶는 등 억압적인 방식으로 범행한 성도착자를 강압적으로 조사하면 반발을 사기 십상이다”라며 “상대가 갑(甲)의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게끔 해 말하고 싶은 욕구를 이끌어내는 게 경찰의 주된 수사 기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