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해외 여행 이력도 없고 환자 접촉도 없었던 국내 29번째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82·한국 남성)의 아내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17일 보건당국은 29번째 확진자의 부인을 검사했고 전날 밤 양성으로 판정, 서울대병원에 입원 격리했다.
부부는 당국의 방역망 밖에서 나왔다.
질병관리본부는 29번째 확진자가 해외 여행을 다녀온 적이 없고 다른 코로나19 확진자와의 접촉도 없는 걸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가슴 통증을 느낀 이 환자는 지역의 개인 의원 2곳을 방문한 뒤 그저께 낮 12시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의료진은 바이러스성 폐렴을 의심했고 이날 오후 4시 환자를 병원의 음압 격리실로 옮겼다.
이후 전날 새벽 1시30분께 국가지정 격리 병상인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져 확진 판정을 받았다.
| 국내 29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다녀가 폐쇄된 고대안암병원 응급실에서 지난 16일 보건소 관계자들이 방역 작업을 위해 폐쇄된 응급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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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망을 벗어나 불특정 감염자로부터 바이러스가 옮겨지는 이른바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 대해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올 것이 왔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이같이 말하며 “일단 역학 조사 결과가 정확하게 나올 때까진 기다려봐야 하지만 일단 의료 기관들 입장에선 이미 지역 사회 감염을 준비할 때가 됐다는 신호를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의료 기관이 이젠 여행 이력만으로 환자를 보면 안 되겠구나, 혹시 폐렴이 있는 환자들도 같이 선별해서 검사해 봐야겠다는 일종에 사인을 준 상황”이라며 “조금 어려운 환자이기는 하지만 의료 기관의 준비 태세를 강화하게 만드는 그런 환자”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지역 사회 감염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라며 “역학적 고리, 그러니까 중국 여행력이라든지 아니면 이미 확진자와의 접촉이 확정되지 않은 사람들이 산발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하는 부분들을 지역 사회 감염의 초기라고 말씀드린다. 그런 환자들로 인해서 우리나라 내에서 그런 역학적 고리 없이 환자들이 많이 늘어나게 되면 본격적인 확산기라고 보통 얘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