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최고의 식물성 단백질
골밀도 증강, 유방암 발병률 감소, 혈관 보호 효과
최고의 신데렐라 작물
콩은 20세기 들어 동서양을 막론하고 생산과 이용 면에서 세계 최고의 신데렐라 작물로 부상하였으며, 21세기에도 여전히 주목받는 밀레니엄 식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콩을 삼국(三國)시대부터 재배하였다. 콩은 세계적인 식품으로 1,000여 가지의 용도로 이용되고 있다.
콩에 들어 있는 단백질의 양은 농작물 중에서 최고이며, 구성 아미노산의 종류도 육류에 비해 손색이 없다. 콩에는 비타민 B군이 특히 많고 A와 D도 들어 있으나 비타민 C는 거의 없다. 그러나 콩을 콩나물로 재배할 때는 싹이 돋는 사이에 성분의 변화가 생겨 비타민 C가 풍부한 식품이 된다.
세계 장수촌 중 하나인 남미 에콰도르의 작은 마을 '빌카밤바(Vilcabamba)'는 질병이 없는 '면역의 섬'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지역 장수(長壽) 노인들의 건강 묘약은 콩이다. 모든 주민이 유기농으로 재배한 콩을 주식으로 먹는다. 원광대학교 보건대학원은 우리나라 장수마을을 조사한 결과 콩과 마늘 수확량이 많은 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오래 산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콩은 단백질 35∼40%, 지방 15∼20%, 탄수화물 30%가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식이섬유, 비타민, 무기질 등이 들어 있는 영양식품이다. 콩(대두, soybean)에 함유되어 있는 주요 성분에는 100g당 열량 400㎉, 탄수화물 30.7g, 단백질 36.2g, 지방 17.8g, 비타민(비타민 B1, B2, 나이아신 등), 무기질(칼슘, 인, 철, 나트륨, 칼륨 등), 섬유소 등이 있다. 콩에서 콩기름(100g당 884㎉)을 추출하면 '대두박'이 남는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두박을 대개 사료용으로 이용하고 있다.
콩을 날 것으로 먹으면 거의 소화가 안 되지만 익혀 먹으면 65%가량 소화 · 흡수가 된다. 그러나 콩 제품인 두부는 95% 정도, 된장은 80% 정도 소화 · 흡수가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콩 제품으로 콩나물, 두부, 된장 등을 많이 먹는다. 콩은 맛이 달지 않으며, 생콩은 비린 맛이 나며 너무 삶으면 메주 뜬 맛이 난다. 콩에 함유되어 있는 파이토에스트로겐(식물성 에스트로겐)인 '아이소플라빈'의 맛은 쓴 편이다.
우리 민족은 옛날부터 장(醬)을 담그는 솜씨가 뛰어났다. 중국에서 290년에 발간된 『삼국지 위지동이전』에 “고구려인은 장 담그고 술 빚는 솜씨가 훌륭하다”고 적혀 있다. 메주가 문헌에 처음 나온 것은 『삼국사기』에서 신라 신문왕 3년, 왕이 김흠운의 딸을 왕비로 삼을 때 보낸 예물 중 '시(豉)', 즉 메주를 보냈다는 내용이 있다.
장은 원래 간장을 말한다. 하지만 넓은 의미로는 된장, 청국장, 막장, 고추장을 아우른다. 이에 장류(醬類)라고도 한다. 1930년대 일본인들에 의해 장류의 공업화가 시작됐고, 최근에는 재래식 메주 대신 개량 메주를 이용한 개량 된장이 주를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 전통 된장은 '바실러스 서브틸러스(B. subtilis)'라는 세균과 자연계 국균을 이용한다. 한편 일본 된장인 미소는 '아스퍼절러스 오리제(A. oryzae)'라는 순수한 국균만 사용한다. 맛도 달라 우리 된장이 구수하고 짜다면, 일본 '미소[みそ(味噲)]'는 달고 담백하다.
우리가 쉽게 사먹는 개량 된장은 콩에 쌀과 밀가루 따위를 섞어 메주를 만들고 코지균을 접종해 발효시킨다. 깊고 구수한 맛이나 영양은 콩만 사용하는 전통 된장이 우수하다. 그러나 개량 된장은 제조 기간이 짧고, 잡균이 섞이지 않아 위생상 안전하다.
된장은 간장, 고추장과 함께 우리의 전통 발효 식품으로 항암 성분을 비롯해 우리 몸에 유익한 갖가지 성분이 들어 있는 최고의 자연 식품이다. 콩 발효 식품인 된장은 예로부터 귀중한 식품으로 여겨졌으며 삼국시대부터 만들어졌다. 신라시대에는 된장이 혼수품으로 쓰였다고 전해 내려온다. 조선시대의 장 담그는 법은 문헌(『구황보유방』)에도 기록되어 있다.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세종대왕이 중국 명나라에 '포장(泡匠)'이라는 이름의 두부사절단을 세 차례에 걸쳐 파견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두부의 기원은 2세기 무렵이라고 하지만 그로부터 천 년이 지난 조선시대에는 오히려 조선의 두부 만드는 기술이 중국보다 앞서 있음을 볼 수 있다.
콩은 항암 효과가 널리 알려져 있는 식품이다. 특히 검은콩 껍질에는 노란 콩에는 없는 글리시테인(glycitein)이라는 항암 물질이 들어 있다. 요즘 브라질에서 최고의 보양식으로 꼽히는 음식 중 하나가 검은콩으로 만든 '페이조아다(feijoada)'이다. 이 음식은 원래 노예들의 일용식(日用食)이었으나 최근 콩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콩 섭취가 심혈관 질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여러 연구에 따르면, 규칙적인 콩 섭취는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저밀도지방단백질(LDL)이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중성지방을 낮추며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고밀도지방단백질(HDL)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효과는 콩 단백질의 효과와 더불어 콩 안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불포화지방산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콩에는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오메가-3 지방산도 많이 들어 있다.
콩은 골밀도를 유지하고 높여주는 효능이 있어 골다공증의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다. 즉 콩에 들어 있는 아이소플라본이 뼈의 파괴를 막고 골밀도를 높이는 작용을 한다. 또한 콩에 함유되어 있는 칼슘은 흡수가 잘 되기 때문에 골다공증 예방에 유리하다. 칼슘이 많은 콩 제품에는 두부, 삶거나 볶은 콩, 칼슘 강화 두유 등이 있다.
쥐눈이콩은 쥐의 눈처럼 생긴 콩이란 의미로 서목태(鼠目太)라고 부르며, 한약상에서는 '약(藥)콩'이라 부른다. 옛 문헌 『본초강목』에는 쥐눈이콩을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약으로 사용하면 더 좋다. 신장병을 다스리며 기를 내리어 풍열을 억제하고 혈액 순환을 활발히 하며 독을 푼다”고 기술하였다.
청국장(淸國醬, 일명 담북장)은 메주콩을 쑤어 식기 전에 그릇에 담고 아랫목에 놓아 담요나 이불을 씌워 2∼3일간 따뜻하게 보온하면 납두균(納豆菌)이 번식하여 끈끈한 향기를 가진 발효 물질로 변한다. 청국장이 다 뜨게 되면 끈끈이 실을 내는데, 이 실은 아미노산인 글루탐산이 여러 개 합친 것과 과당의 중합물인 프락탄이 엉겨서 된 것이다.
소화성이 떨어지는 콩의 소화력이 납두균의 작용으로 높아질 뿐 아니라 콜레스테롤을 분해하는 작용도 한다. 청국장 100g에서 190㎉ 정도의 열량을 얻을 수 있으며, 비타민 B2도 풍부하다. 일본 사람들은 납두균을 띄워 진이 난 것을 양념을 하지 않고 그대로 먹는다. 우리나라에서는 다 띄운 뒤에 마늘, 생강, 고춧가루, 소금 등을 넣어 끓여 먹는데 청국장과 두부는 잘 어울린다. 납두에는 두뇌의 영양이라고 말하는 레시틴(lecithin)이 풍부하다. 레시틴은 체내에 흡수된 후 분해 되어 뇌세포간의 신경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acetylcholine)의 원료가 된다.
청국장의 포자는 찌개로 끓였을 경우에도 10분 이상 생존한다. 혈전(血栓) 제거 효과를 기대한다면 당연히 생으로 먹는 것이 가장 좋으나 여의치 않으면 모든 재료를 넣고 끓이다가 마지막에 청국장을 넣고 1∼2분 정도 살짝 끓이는 것이 현명하다.
일본은 대표적인 장수 국가이며, 장수 비법으로 발효된 음식을 즐겨 먹으며 또 강한 양념을 쓰지 않고 식재료 그대로의 맛을 내는 조리법도 건강 식습관의 하나다. 그런 일본인의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식품이 바로 '낫토'이다. 우리나라 청국장과 비슷한 형태이긴 하지만 된장이 되기 전까지 발효시킨 음식으로 대두의 형태가 그대로 남아 있고 발효로 인해 끈적거린다. 뜨거운 밥에 낫토를 얹고 날달걀을 풀어 비벼먹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낫토는 골다공증 예방, 변비,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낫토를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고지혈증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두유(豆乳, soybean milk)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중국과 일본 등에서 콩국으로 마셔왔다.
가정에서 두유(북한에서는 '콩우유'라고 부른다)를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① 콩을 물에 담가 하루 정도 불린다.
② 불린 콩을 삶는다.
③ 삶아서 껍질 깐 콩 1/2컵, 물 150㎖(콩 분량의 1.5배 분량)를 넣고 믹서로 간다.
④ 각자의 취향에 따라 약간의 소금 또는 설탕을 넣어 마신다.
두유는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100㎖당 4.4g)이며, 식물성 지방으로 콜레스테롤이 전혀 없으므로 혈관 건강에 유익한 식품이다. 가정에서 만든 두유의 칼슘 함량은 100㎖ 당 17㎎으로 우유(105㎎)보다 훨씬 적다. 그러나 시판 두유는 대부분 칼슘을 첨가해 우유의 칼슘 함량과 거의 비슷하게 맞춘 제품들이 많다. 시판 중인 두유는 대부분 소비자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설탕 등 감미료를 넣어 제조하기 때문에 맛이 달다. 두유에는 설탕(천연 감미료) 외에도 고소한 향을 주는 착향료, 물과 기름을 섞이게 하는 유화제 등 식품첨가물이 들어간다.
두유의 웰빙 성분인 아이소플라본은 체내에서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과 비슷하게 작용한다. 따라서 폐경기 여성에게 추천하는 음료이다. 안면 홍조, 우울감, 기억력 감퇴 등 갱년기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여름에 즐겨 먹는 콩국수는 땀과 더위로 결핍되기 쉬운 영양소들을 보충할 수 있는 음식이다. 콩국수는 예나 지금이나 입맛이 없고 땀을 많이 흘리게 되는 여름이면 더위에 지친 심신에 활력을 주는 보양식이다. 여름에는 땀으로 체내의 질소가 다량 배설되므로 단백질 보충이 필요한데 콩은 칼로리나 지방질, 당질은 적은 반면, 단백질은 풍부한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피로 회복을 돕고 혈관을 튼튼하게 유지시켜 동맥경화 예방 및 노화 지연에 도움이 된다.
효용성
콩의 주요 건강 효과에는 체중 감량, 골밀도 증강, 유방암 발병률 감소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콩의 풍부한 식이섬유가 급격한 혈당 상승을 억제하여 당뇨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콩 속에 있는 사포닌 성분이 비만 체질을 개선하는 효능이 있다. 또한 콩을 많이 먹으면 치매를 방지하고, 머리가 좋아진다고 한다. 이는 레시틴이 뇌세포의 활동에 관여하는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 물질의 원료가 되기 때문이다.
콩은 항암 작용과 골다공증 예방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장의 기능을 개선하여 배변을 원활하게 하는 데도 기여한다. 그러나 콩은 성질이 차므로 소화기관이 약하거나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동물실험에서 콩 단백질(대두분리 단백)을 10일간 먹은 쥐는 우유단백질(카제인)을 섭취한 쥐에 비해 체지방이 평균 20%, 체중은 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즉 콩은 과학적으로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는 것이다.
콩에 함유되어 있는 '아이소플라본(isoflavon)'은 골밀도(骨密度)를 높여 뼈를 튼튼하게 해준다. 아이소플라본의 하루 권장량은 아직 설정되지 않았지만 매일 50∼100㎎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는 학자들이 많다. 두부 1모에 150㎎, 두유 1팩(200㎖)에는 30㎎, 된장(15g)에는 5.5㎎가량의 아이소플라본이 들어 있다.
일명 노란콩 또는 흰콩(백태)이라고 불리는 대두는 오장을 보해 주고 경락의 순환을 도우며 장과 위를 따뜻하게 해주는 효능이 있다. 『동의보감』에는 대두를 '두시'라 하여 울화증을 가라앉히는 데 효과적이라고 했다. 즉 신경이 날카롭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때 콩으로 만든 음식을 섭취하면 마음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
한편 쥐눈이콩에는 아이소플라본 성분이 일반 콩보다 5∼6배 많이 함유되어 있다. 아이소플라본은 항암효과가 있으며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심장병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또 손상된 골세포 재생 및 치료 효과도 있다. 쥐눈이콩에 함유되어 있는 인(燐)중합체 폴리포스페이트(polyphosphate)는 자외선에 의한 피부 노화를 억제하는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
콩 단백질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동맥경화, 심장병 등 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을 낮춘다. 이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콩 단백질에 혈관 보호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제품에 표기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