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와플(waffle)은 밀가루, 버터, 달걀 등이 들어간 반죽을 격자 무늬의 와플 틀에 넣고 구워낸 납작한 케이크이다.
국가 > 지역 | 유럽 > 벨기에, 네덜란드, 프랑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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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기원 | 고대 그리스 로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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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케이크류, 디저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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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 밀가루, 버터, 달걀, 설탕, 소금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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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음식 | 고프레(gauffr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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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와플의 정의
딸기로 장식한 벨기에 와플밀가루, 버터, 달걀 등이 들어간 반죽을 격자 무늬의 전용 틀에 넣고 구운 와플 위에 딸기를 장식한 모습이다.
와플은 밀가루, 버터, 달걀, 설탕, 소금, 물 등을 넣은 반죽을 와플 메이커(waffle maker)로 잘 알려진 와플 전용 틀을 사용해 구워낸 케이크이다. 와플은 버터향과 단맛이 나는 디저트 메뉴로 요철이 촘촘하게 새겨진 와플 메이커에서 구워내므로 선명하게 새겨지는 격자 무늬가 특징이다. 그러나 와플의 원형으로 알려진 우블리(oublie)는 9~10세기 서유럽에서 등장할 당시만 해도 격자 무늬가 없었지만 13~15세기경 우블리에 격자 무늬가 새겨지며 오늘날과 같은 와플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과일, 생크림, 아이스크림을 얹어 호화로운 와플은 브뤼셀(Brussels)식 와플이며, 덩어리 설탕이 곳곳에 박힌 와플은 리에주(Liege)식 와플이다.
2. 와플의 어원
와플(waffle)은 네덜란드어 ‘바플(wafel)’에서 온 이름이다. ‘바플(wafel)’은 중세 네덜란드어 ‘바펠레(wafele)’가 변형된 형태로 알려져 있으며 ‘바펠레(wafele)’는 고대 고지 독일어의 ‘바바(waba)’, 고대 영어의 ‘웨펀(wefan)’에서 비롯된 단어로 알려져 있다. 이 ‘바바(waba)’와 ‘웨펀(wefan)’은 각각 “벌집”과 “엮다”라는 뜻을 가진 단어로 와플 특유의 격자 무늬를 연상케 한다.
3. 와플의 기원과 역사
고대 그리스인들은 금속판을 뜨겁게 달궈 ‘오블레이오스(obleios)’라는 납작한 케이크를 만들었다. 이 짭짤한 케이크의 이름인 오블레이오스는 많은 사람들이 와플의 원형으로 보는 우블리(oublie)의 어원으로 알려져 있다. 9~10세기 서유럽에 등장한 우블리는 버터향이 향긋한 오늘날의 와플과 달리 향미가 밋밋한 과자였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로마 가톨릭교회의 수도사들은 웨이퍼(우리나라에서는 웨하스로 알려진 과자)를 만드는 틀(wafer iron)을 사용하여 작고 둥근 웨이퍼를 구웠다. 이 웨이퍼는 성찬식용으로 보리, 귀리 등 곡식 가루와 물이 재료의 전부였기 때문에 오늘날의 달콤한 웨이퍼와 달리 맛이 밋밋했다. 성찬식용이라는 용도에 걸맞게 당시 웨이퍼 틀에는 예수의 십자가형 장면이 조각된 경우가 많았다.
1270년에는 프랑스에서 우블리 상인들의 길드(guild)가 등장했다. 우블리에서 와플로 진화된 시기에 대해서는 이견이 존재하나, 13~15세기경에 와플이 독자적인 형태를 갖춘 것으로 추정된다. 우블리 틀과 다르게 격자 문양이 새겨진 와플 틀(waffle iron)로 인해 와플은 특징적인 격자 무늬를 얻었다. 이 시기의 와플 틀은 나무 손잡이가 달린 두 개의 철판으로 구성되었으며 철판은 경첩으로 맞붙어 있었다.
16세기에는 당시 고급 재료였던 달걀, 우유로 맛을 낸 와플이 있었으나 이는 주로 상류층을 위한 것이었으며, 가난한 서민들은 곡물 가루의 밋밋한 맛만 느껴지는 와플을 먹었다. 15세기 말에서 16세기 초 사이에 중세 네덜란드어로 기록된 요리책인 『겐트 칸틀』(Gent KANTL) 1권에는 당시의 고급 와플을 짐작하는 데 도움이 되는 레시피가 수록되어 있다. 이 레시피에 따르면 고급 와플에는 빵가루, 설탕, 달걀 노른자, 물, 와인, 계피, 생강이 들어갔다. 이처럼 설탕 등 고가의 재료가 필요한 고급 와플은 소수의 전유물이었으나 고급 재료를 생략한 소박한 와플의 수요가 증가하자 와플 상인이 늘어났다. 프랑스의 왕 샤를 9세(Charles IX, 1550~1574)는 와플 상인들 간의 경쟁이 과열되자 상인들 사이에 최소 1.8m 정도의 거리를 두고 와플을 팔아야 한다는 규제를 만들기도 하였다.
와플은 17세기에 미국으로 전해졌다. 1620년 영국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필그림(Pilgrim)이 네덜란드 체류 시절 접한 와플을 미국에 처음으로 소개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 이후 미국으로 건너와 뉴암스테르담(New Amsterdam)을 건설한 네덜란드인들 또한 미국에 와플을 전했다. 1789년에는 프랑스 공사였던 토마스 제퍼슨(Thomas Jefferson)이 귀국길에 프랑스에서 널리 사용되던 와플 틀을 가지고 와서 백악관에 소개했고, 그 결과 미국 전역에서 달콤한 시럽을 뿌린 와플과 짭짤한 스튜를 올린 와플을 즐기는 와플 파티가 유행하였다.
오늘날 와플에 해당하는 영단어가 처음으로 생겨난 것은 18세기였다. 1725년에 출간된 『궁중요리(Court Cookery)』에 ‘와플(waffle)’이라는 이름이 등장했다. 18세기에 이르러 설탕 값이 하락하며 설탕을 많이 넣은 와플 레시피가 독일, 프랑스 등지에서 증가했다. 오늘날 벨기에를 대표하는 와플로 유명한 리에주 와플(Liège waffle)을 1700년대에 리에주 주교군주(prince-bishop)의 전속 요리사가 만들었다는 설이 있다. 하지만 리에주 와플의 특징인 덩어리 설탕과 버터가 듬뿍 들어간 반죽을 사용한 레시피는 1814년이 되어서야 『요리의 예술(Art du Cuisiner)』이라는 요리책에 등장했다. 이어서 리에주 와플보다 결이 더 부드러운 브뤼셀 와플이 등장했다. 1842~1843년에 플로리안 다커(Florian Dacher)라는 제과 기능공이 브뤼셀(Brussels) 와플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와플을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오늘날 이 브뤼셀 와플은 리에주 와플과 함께 벨기에를 대표하는 와플이 되었다.
1869년에는 네덜란드계 미국인인 코넬리우스 스워사우트(Cornelius Swarthout)가 미국에서 최초로 와플 판으로 특허를 받았다. 석탄 난로에서 달궈 와플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이 도구는 큰 호응을 받았고 특허 취득 일자인 8월 24일은 미국에서 와플의 날(national waffle day)로 지정되었다. 1918년에는 제너럴일렉트릭(General Electric)사에서 최초로 전기를 사용하는 와플 메이커를 출시했다. 전기 와플 메이커는 호평을 얻어 1930년대에는 대중적인 가정 용품으로 자리잡았다. 와플 메이커의 출시로 와플은 가정에서 만드는 음식으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
1958년 벨기에에서 열린 만국 박람회(World Fair)에서 벨기에인 월터 크레이만(Walter Cleyman)은 생크림, 과일, 파우더 슈거(powdered sugar)로 장식한 새로운 와플을 선보였는데, 무려 40만개가량의 와플을 판매하는 성공을 거두었다. 크레이만은 이 새로운 와플의 성공으로 1962년 시애틀(Seattle)에서 개최된 만국 박람회에 초청받아 50만 개가 넘는 와플을 판매했다. 1964년 뉴욕에서 열린 만국 박람회에서는 또 다른 벨기에인 모리스 버머쉬(Maurice Vermersch)가 와플에 생크림과 딸기를 얹어 판매했다. 그는 이 와플을 ‘브뤼셀 와플’이라고 소개했으나 미국인들에게 브뤼셀이 낯선 도시라는 것을 깨닫고 곧 벨-젬(Bel-Gem) 와플로 바꿔 불렀다. 벨기에의 보석(젬, gem)을 의미하는 새 이름은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줘 브뤼셀 와플이 미국에 널리 퍼질 수 있었다.
4. 와플의 종류
오늘날 세계 여러 나라에서 와플을 먹고 있지만 벨기에가 와플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다. 벨기에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와플에는 브뤼셀 와플과 리에주 와플이 있는데 서로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 브뤼셀 와플
브뤼셀식의 직사각형 와플이다. 효모로 반죽을 부풀리고 머랭(meringue)이나 풍성하게 거품을 낸 달걀을 반죽에 섞어 속이 부드럽고 폭신폭신하다. 겉면은 이와 대조적으로 바삭바삭하다. 격자 무늬를 이루는 네모난 홈이 깊어 달콤한 시럽을 가득 담을 수 있다. 와플 위에 슈거 파우더만 뿌리거나 생크림, 아이스크림, 초콜릿 시럽, 과일 등을 올려 화려하게 장식하기도 한다. 주로 포크와 칼을 사용하여 먹는다. 미국에는 1964년 만국 박람회에서 소개되어 ‘벨기에 와플’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 리에주 와플
리에주식의 둥그스름한 와플이다. 브뤼셀 와플과 마찬가지로 효모를 넣어 반죽을 부풀린다. 반죽은 버터가 듬뿍 들어가는 브리오슈(brioche, 이스트를 넣은 빵 반죽에 버터와 달걀을 듬뿍 넣어 만든 고소하고 약간의 단맛이 있는 프랑스 전통 빵) 반죽과 거의 비슷하다. 이 와플의 가장 큰 특징은 덩어리 설탕인 펄 슈거(pearl sugar)이다. 와플 표면에 붙은 큼직한 펄 슈거는 가열하면 캐러멜화반응(caramelization)을 거쳐 캐러멜의 향과 맛을 내게 된다. 버터와 캐러멜의 향미가 진한 리에주 와플은 브뤼셀 와플과 다르게 화려한 토핑을 얹지 않는다.
리에주 와플브뤼셀 와플과 다르게 화려한 토핑을 얹어 먹지 않는다.
5. 와플의 지역적 분포
와플은 벨기에 외에도 미국, 네덜란드, 스웨덴, 홍콩, 베트남 등 전세계에서 흔히 먹는 디저트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미국
효모 대신 베이킹파우더를 사용하여 반죽을 부풀리므로 벨기에식 와플에 비해 속이 촘촘하고 높이가 낮은 편이다. 벨기에에서는 와플을 간식이나 디저트로 먹지만 미국에서는 아침식사 메뉴로 주로 먹는다. 와플에 꿀이나 메이플 시럽(maple syrup)을 곁들여 단맛을 더하며 프라이드 치킨, 구운 연어, 스튜(stew) 등의 짭짤한 요리에 와플을 곁들여 먹기도 한다.
· 네덜란드
직역하면 “시럽 와플”이라는 뜻의 스트롭바플(stroopwafel)이 잘 알려져 있다. 스트롭바플은 와플 틀에서 얇게 구워낸 반죽 두 장 사이에 캐러멜과 비슷한 맛이 나는 시럽을 발라서 만든 와플이다. 하우다 치즈(고다 치즈, gouda cheese)로 유명한 하우다(Gouda)시에서 탄생했다.
· 스웨덴
하트 무늬가 나란히 붙은 클로버 잎 모양의 와플을 즐겨 먹는다. 3월 25일을 와플의 날을 의미하는 와플데이(våffeldagen, 버펠다겐)로 제정했는데 이 날은 수태고지 축일이기도 하다. 따라서 매년 3월 25일이면 수태고지 축일을 기념하며 와플을 먹는 광경을 볼 수 있다. 버펠다겐이라는 이름이 수태고지 축일을 뜻하는 베르푸르다겐(Vårfrudagen)을 잘못 발음해서 생겼다는 의견이 있다.
· 홍콩
홍콩 스타일의 와플은 격자병(格仔餅)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둥근 모양이며 4등분으로 나눠진 선을 따라 접을 수 있다. 주로 와플에 버터와 땅콩버터를 바르고 설탕을 뿌린 후 반으로 접어 먹는다. 반죽에 연유가 들어가 맛이 달콤하고 폭신폭신한 편이다.
· 베트남
현지에서 음식에 녹색을 낼 때 자주 사용하는 판단 잎(pandan leaf)이 들어간 ‘반 깹 라 듀어(bánh kẹp lá dứa)’라는 와플을 먹는다. 판단 잎 때문에 녹색으로 물든 겉모양과 반죽에 들어간 코코넛 밀크(coconut milk) 때문에 속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6. 와플 만드는 방법
벨기에 관광청 웹사이트에서 소개하는 대표적 와플의 조리법은 다음과 같다. 브뤼셀 와플과 리에주 와플의 만드는 방법을 각각 소개하고 있는데, 두 레시피 모두 전통적 방식대로 효모를 사용하여 반죽을 발효시키므로 와플을 만드는 데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 브뤼셀 와플
이스트를 따뜻한 물에 갠다. 밀가루가 담긴 큰 볼(bowl)에 따뜻한 물에 녹인 난황, 설탕, 이스트를 넣고 섞는다. 이어서 물, 우유, 버터, 설탕, 식용유, 바닐라를 넣고 반죽이 부드러워지도록 저어준다. 난백을 충분히 거품 낸 후 반죽에 조심스럽게 섞어 넣는다. 완성한 반죽을 1시간 동안 숙성시키며 중간에 네 차례에 걸쳐 저어준다. 숙성이 끝난 반죽을 예열한 와플 메이커에서 굽는다.
· 리에주 와플
따뜻한 물, 이스트, 설탕, 소금, 계피 가루를 섞고 15분간 그대로 둔다. 밀가루를 큰 볼(bowl)에 담고 가운데에 움푹한 홈을 판다. 이 홈에 이스트 혼합물을 붓고 밀가루와 고루 섞은 후 계란, 버터를 첨가하며 반죽한다. 완성한 반죽의 부피가 2배가 될 때까지 발효시킨다. 발효가 끝난 반죽에 펄 슈거를 넣고 15분간 숙성시켰다가 예열한 와플 메이커에 버터를 바르고 반죽을 굽는다.
7. 와플 먹는 방법
와플은 주로 디저트로 먹으며, 아침식사 혹은 브런치 메뉴로도 자주 애용된다. 일반적으로 브뤼셀 와플에는 생크림, 과일, 잼, 설탕을 곁들여 먹으며, 이 외에 슈거 파우더, 아이스크림, 초콜릿 시럽을 올려 먹기도 한다. 리에주 와플은 따뜻한 상태에서 먹으며, 반죽에 박힌 펄 슈거에서 나는 카라멜 향과 단맛이 강하게 나므로 브뤼셀 와플과 달리 과일 등의 토핑을 따로 올리지 않는다.
벨기에의 와플 상점생크림, 과일, 잼, 설탕, 슈거 파우더, 아이스크림, 초콜릿 시럽 등 다양한 토핑을 올린 와플이 진열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