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어떤 새가 살았는데 별명이 ˝날만 새면˝이었다고 한다. 따뜻한 낮에 마음껏 놀던 새가 밤이 되면 추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새끼 새들이 아버지 새를 원망하였다. ˝아버지, 우리도 남들처럼 낮에 집을 지었다가 밤에 편하게 지내지요˝ ˝오냐, 잘못했다, 날만 새면 집을 지으마.˝ 이렇게 추워서 오들오들 떨었지만, 정작 날이 새자 그만 집을 짓기로 한 각오를 잊어버렸다. ˝하룻밤을 어떻게 지냈는데 다음 밤이야 못 참겠느냐? 우선 편하게, 즐겁게, 재미있게, 멋지게 지내야지.˝ 그래서 자식들을 데리고 재미있게 하루를 보냈다. 초조한 아들 새가 아버지에게 말했다. ˝아버지, 오후가 되었어요. 집을 지어야지요.˝ ˝괜찮다. 해질녘에 지어도 늦지 않다.˝ 정작 해질녘이 되자 오늘 저녁은 이렇게 지내고 내일 날이 새면 집을 짓자고 하였다. 밤이 되었다. 추웠다. 오들오들 떨면서, ˝날이 새면, 날이 새면, 날이 새면....˝ 집을 짓겠다고 맹세하였다. 그러나 날이 새면 다 잊어버리고 핑계만 대면서 놀기만 하였다. 그러다가 밤이 되면, ˝날만 새면, 날만 새면 ...˝하고 후회하였다. 날이 차츰 추워져갔으나 ˝날만 새면, 날만 새면˝을 연발할 뿐, 날이 새어도 집을 짓지 않았다. 그러다가 잡자기 추위가 닥친 어느 날 이 새들 가족은 전부 얼어죽어 버렸다. 그래서 지금은 그런 새를 볼 수가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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