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어떻게 하여야만
식생활을 해결 할 것인가?
며칠을 두고 생각 하다가
겨우 용기를 내서 소금장사에 나섰다.
어설픈 마음과 두근거리는 가슴을 달래면서
지향없이 새벽길을 걷기만 했다.
"소금사세요"하는소리는
입안에서 맴돌 뿐
말문이 열리지 않았다.
생소한 골목을 몇번이나 돌다가
다리는 아프고 머리는 뻐개지는 무거움에
가까스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자신도 모르게 새어나온
"소금사세요."
아무도 듣지를 못했는지
부르는 이가 없었다.
첫돌맞이 아기는 등 뒤에서
엄마와의 새벽 나들이가 마냥 즐거운듯
선잠을 깨었건만 엄마의 겨드랑이 사이로 고개를 내민채
낮선거리를 살폈다.
집에 두고온 두 꼬마가
엄마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을것을 생각하며
팔리지 않는 소금을 이고
맥없이 돌아오는 발걸음은 무겁기만 했다.
그러나
집에 들어가기가 죽기보다 싫었다.
밀린 방세 때문에
안방문이 열리면 주인을 만날까봐
고개조차 내 밀지 못하고
숨소리 조차 제대로 쉬지못할 고통을
또 당해야 할 것을 생각하면
코 끝이 시큰해 왔기 때문이다.
뽀얀 시야에 떠오르는
잠재워 두고온 두 꼬마의 얼굴과
안집 주인의 그 매서운 모습이
차례로 스쳐갔다.
이를 악물고
오늘의 이 고난을
무엇으로든 항변하자.
나에게도 아직 파란 꿈이 있기에...
언덕배기 가파른 골목길을
단숨에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