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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아린아린이 | 2020.03.24 | 조회 240 | 추천 0 댓글 0





빈집에 혼자 내버려져 있던 경험을 여러 번 가지고 있는 아이가 있다.


그러니까 엄마는 일하러 갔거나 계하러 갔거나 그도 아니면 시장에 가느라빈집에 남겨져 있던 경험을 가진 아이들이 있다. 낮잠에서 깨어난 아이는 빈집에 남겨져서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생각한다. 모두들 나를 두고 어디로 간 것일까. 아이가 아는 것은 집 안의 방들과 마루 그리고 부엌 그리고 광 안이나 다락 속이 전부이다. 아니면 집앞의 골목 학교 가는 길..........


그 바깥의 세계는 아이가 알 수가 없고, 안다 해도 제 힘으로 어쩔 수 없는 미지의 공포이다. 식구들이 자신의 손이 미치지 않는 그 경계 밖으로 나가 버리고 아무 소식도 없을 때, 남은 아이에게 달겨드는 것은 무력감과 공포뿐이다. 그리고 그 공포의 이름은 자신이 버림 받았다는 절망감이다. 이 공포는 단 한 번 빈집에 남겨져 보았거나 단 한 번 엄마에게 자신의 예쁜 생각이 무참히 거절당했다거나 하는 경험이 아니라, 그런 여러 가지 경험들의 반복으로 인해 아이에게 각인된다. 아이가 멀쩡한 성인으로 자란다해도 그 버림 받는다는 것에 대한 감정은 아이의 가슴속에 공포의 핵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어른이 된 아이는 이 공포의 핵을 결코 알 수도 없고 인식할 수도 없다. 자신은 그저 그런 집안에서 자랐다고 자신의 신상명세서를 친구에게 담담히 이야기하거나, 아니면 이런 말을 하기도 한다. 난 어린 시절에 대해 도무지 생각나는 것이 없어......


이런 말을 자주 하는 성인들의 특징 중의 하나는 친밀한 어떤 관계의 위기가 닥쳤을 때, 이런 생각을 자주 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니가 나를 버리기 전에 내가 너를 먼저 너를 버리고 말 거야. 그들은 어머니가 자신을 혼자 내버려두었던 벌을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상대방에게 줌으로서 일종의 복수를 꾀하고자 하는 것이다. 내가 너를 떠나는 것, 그것은 자신이 알기로 인간이 인간에게 가할 수 있는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의 특징 중의 하나는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 것만큼의 빈도와 강도로 결코 그 만남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누군가와 헤어지는 것에 대해 원초적으로, 이미 마음의 핵이 되어버린 죽음보다 강한 공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당신이, 니가 나를 떠나기 전에 내가 너를 버릴 거야, 하는 생각을 해본 일이 있거나 한 번의 헤어짐으로 인해 필요 이상의 고통을 오래 받은 경험을 한 적이 있다면 당신은 먼저 눈을 감고 당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아야 한다. 세월의 더께 때문에 그 상처들은 흐려지거나 덧씌워졌을뿐 상처는 언제나 거기 그대로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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