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위가 합동해서 연나라를 공격했으므로 연나라에서는 태자를 보내 초나라에 원군을 청했다. 초왕은 경양을 장군으로 삼아 연나라를 돕게 했다. 저녁때가 되어 숙영을 하게 되었다. 경양은 좌우의 사마에게 진지를 만들게 했다. 그런데 표지를 세우고 나서 경양은 화를 내면서 ˝그 대들이 쌓은 이런 진지로는 홍수가 나면 모드 휩쓸려 버린다. 이래가지고 어떻게 숙영을 할 수 있겠는가?˝ 하고 장소를 옮겼다. 다음날 큰 비가 내리더니 산에 있던 물이 한꺼번에 밀려와 전날에 쌓은 진지의 모든 표지를 휩쓸어 버렸다. 연락 장교는 기가 막히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렇듯 인심을 수람하고 나서 연나라를 돕지 않고 위나라의 옹구를 공격하고 이를 취하여 송나라에 주었다. 세 나라가 겁을 집어먹고 싸움을 그만두자, 위나라는 초군의 서쪽에 진을 치고 제나라는 동쪽에 진을 쳤다. 초군은 돌아가려 해도 돌아갈 수 없었다. 그러자 경양은 저쪽의 군문을 열고 낮에는 전차나 기마로, 밤에는 등불로 위나라에 사자를 보내어 내통을 하는 것 같이 보이게 하였다. 제나라 군대는 이상하게 생각하여 연과 초가 위와 더불어 제나라를 치려고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병력을 철수하였다. 제군이 떠나자 위나라는 동맹국을 잃고 함께 초나라를 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밤 사이 도망치고 초군은 무사히 귀환할 수 있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