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떠났습니다 떠남이 있어야 돌아옴도 있는 거라며 그는 마지막 가는 길까지 내게 웃음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내가 왜 모르겠습니까, 그 웃음 뒤에 머금은 눈물을. 그의 무거운 발자국 소리를 가슴에 담으며 나는 다만 고개를 숙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지금이라도 뛰어가서 막어서고 싶었지만 도저히 난 그럴 수 없었습니다. 먼 훗날을 위해 떠난다는 그를 어떻게 잡을 수 있겠습니까. 입술만 깨물수 밖에. 내가 고개를 숙이는 동안 그의 모습은 점점 사라지고 그래서야 내 몸은 슬픔의 무게로 천 길 만 길 가라앉습니다. 그는 떠났고 나는 남아 있습니다만 실상 남아있는 건 내 몸뚱아리 뿐입니다. 내 영혼은 이미 그를 따라나서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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