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호수 위에 물 주름이 선다. 가느다란 실바람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느끼지도 못할 바람에도 물은 고요로 주름을 만든다. 너는 아무렇지도 않게 내 앞을 스쳐 간다. 실바람을 일으키며 지나갈 때마다 내 마음에 고요한 물 주름이 생긴다. 나도 모를 일이다. 오로지 너만을 기다리는 호수처럼 내 마음이 그러하다. 물 주름이 생기고 그리움이 곱게 뜨는 마음의 호수, 네가 지날 때마다 그림자가 일렁이고 물주름이 일어나고 가슴까지 울렁거리는 호수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