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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육아
출산 후기 #3. 마지막 편.
오르막까지 | 2011.05.22 | 조회 6,539 | 추천 6 댓글 0

오전 10시가 되었고, 진행이 느려 촉진제를 맞았다.


 


그런데 처음엔 엄청 느리게 속도를 맞추더니,


 


10시 22분   


속도가 조금 빨라졌다. 그래도 수액 링겔 속도보다는 훠~~얼씬 느리다.


 


10시 28분


10시 33분


10시 43분


10시 55분


11시 05분


11시 16분


11시 24분


11시 27분


11시 30분


11시 34분


11시 42분


11시 46분


11시 54분


 


아직은 불규칙적으로 아프다.


 


이 때부터 서서히 진~한 생리통과 비슷한 강도의 진통을 맛보았다.


다른 산모들 처럼 괴성은 지르지 말아야지.. 라고 굳게 다짐한 후 눈을 꽉 감고 주먹을 꽉 쥐고 고통을 이겨내고 있었다.


 


엄마 아빠 왔다가고, 


 


15시 11분


15시 14분


15시 17분


오후 세 시 부터 이렇게 3분 간격으로 아프다. ㅎ


 


 


15시 30분


내진결과 3cm 자궁문 열렸다고 내진한다.


 


 


16시 30분


1시간 정도 지났을까?..


엉덩이 꼬리뼈 쪽이 아파오면서 아랫쪽 뼈가 벌어지는 고통이 시작됐다.


나도 모르게 목에서 이상한 소리가 새어나왔다.


뼈가 벌어지면서 아랫배와 허리 근육이 찢어져 파열되어 터져버릴거 같았다..


사지가 뒤틀리며 손과 발에서 땀이 줄줄 새어 나왔고 고통의 절정마다 나는 숨을 멈췄고 차라리 기절해버렸으면 했지만 느낌은 한없이 생생하게 전달되었다. 미쳐버릴것 같았다. 아니 이미 미친것 같다.


아.. 그토록 궁금해 하던 산통이 이런거구나..


내가 느끼고 있고, 우리 엄마가 느꼈을 것이고.. 세상의 모든 여자들이 겪었고 앞으로 겪을 위대한 고통이 바로 이것이구나..


 


 


1~2분 진통이 오고 다시 1~2분 괜찮아지고...


그 평안의 1~2분 조차 다가올 고통의 두려움에 벌벌떨며, 눈을 뜨고 있어도 감은 듯한, 감고 있어도 뜬 듯한,,


세상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지옥의 통증을 감당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그리고는 눈물이 핑그르르 돌며 남편한테 애원하듯이 외쳤다.


 


 


"남편, 나 좀 살려줘."


 


 


 


그 순간 남편도 울고 나도 울고....


 


 


 


17시 30분


자궁문이 5cm 열렸으니 무통주사를 놔주겠다고 한다.


그런데 오늘은 일요일...


그러다 보니 마취 전문의가 계속 자리에 없다고 좀 기다리라고한다. 


 


아... 난 죽을 거 같은데 ㅠ_ㅠ


 


 


계속 정자세로 누워 있어야 하는데 허리가 너무 아파 누워 있질 못하겠다.


그래서 간신히 할 수 있었던 건, 그저 몸을 비꼬아 앉아 있는 것 뿐이었다.  


 


 


 


18시 30분


분명 무통주사 놔 주겠다고 한 지 1시간이 지났는데....


왜 안 놔 주냐고!!!


분만실이 떠나 가도록 소릴 질렀다.


 


지금 생각하면 굉장히 부끄러운 일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의 발악이었다.


 


아... 난... 정말 고상하게 아기를 낳고 싶었는데..;;;;;


 


 


그렇게 소릴 좀 질렀더니 심각한(?) 상황을 알고는 바로 마취 전문의가 들어왔다. ㅎ


 


 


그 순간에도 허리가 너무 아파 제대로 누워 있지 못하고 삐딱하게 앉아 있었고, 허리가 너무 아파 눕지 못한다고 했더니,


그렇게 앉은 채로, 몸을 새우 등처럼 구부린 채 척추 주사를 맞았다.


3~4분? 뒤 서서히 다리에 마비가 오고 고통이 누그러들었다.


 


 


갑자기 밀려드는 졸음. 아~~~~~~좀 살것 같았다.


대신 다리가 좀 저리고, 손도 저려 온다.


잠이 왔지만 그냥저냥 불안한 마음에 잠은 자지 않았고


비몽사몽 속 손잡아 주는 남편을 보면서 엉엉 울었던 것 같다.


 


 


그리고는 친구들에게 실시간으로 카톡 그리고 페북으로 내 소식을 알렸다.


 


 


너무 힘들다고 ㅠ_ㅠ ....


 


 


 


18시 43분


내진. 자궁문이 8cm 열렸다고 한다.


 


 


 


19시 30분


내진. 자궁문 9cm 열렸다고 조금만 더 참고 슬슬 준비하자고 한다.


어... 그런데 이상하다...


 


왠지 무통 마취가 풀릴 것 처럼 다시 아파오기(?) 시작한다.


 


다시 그 고통을 느끼고 싶지 않아서 바로 간호사에게 무통주사 다시 놔 달라고 했다.


 


 


20시 10분


제 2차 무통


3~4분 지나자 슬금슬금 온 몸에 무통 주사 기운이 또 퍼진다.


 


 


그런데 왜 난... 무통 주사 약효가 이렇게 빨리 풀리지?


남들은 3~4시간 간다는데...


난 고작 1시간 30분 버틴다...


 


하지만 아직 자궁문은 다 안 열렸고...


아기가 과연 한 시간 내에 내려 와 줄 수 있을까?...


다시 슬금슬금 산고의 공포가 밀려온다.


 


 


 


20시 30분


다시 한 번 내진을 했고 자궁문이 10cm 다 열렸단다.


그런데 아직 아기가 안 내려왔으니, 똑바로 누워 있으라고 한다. 


 


 


아직 아기가 안 내려왔다...


 


내 무통약 지속 시간은 고작 1시간 반...


 


그 사이에 울 삼동이가 내려 올 수 있을까?


제발... 삼동아 내려와 주렴...


 


 


 


21시


헉!!!


무통이 풀리고 있다.


허리가 다시 아프다...


 


 


다시 한 번....


뜨끈한 생리통과 비슷한 아랫배의 통증과 도무지 참을 수 없는 허리의 통증이 내 몸을 비비 꼬게 만들고 있었다.  


 


 


 


아악~~


남편 살려줘!! ㅠ_ㅠ


 


 


 


그렇게 22시가 됐다.


이제 더 이상 몸을 꼬지 말라고 한다.


다리를 벌리고 무릎을 가슴으로 가져가는 이상한 자세를 취하라고 하더니 힘을 주고 열을 세란다.


소리를 지르면 힘이 다른 곳으로 분산되니 소리는 지르지 말고,


아이가 잘못될 수도 있으니 몸도 꼬지 말고, 


나중에 이도 어긋날 수 있으니 어금니도 물지 말라고 하고, 


간호사가 그저 끙~ 끙~~~~만 하라고 시킨다. 


 


아니 호통을 친다 ㅎ


 


나 아프게 애 낳는 것도 서러워 죽겠는데 호통까지 들어야 하나... ㅠ_ㅠ


아픔 반, 서러움 반, 계속 눈물만 주룩주룩 ...


 


 


 


22시 20분


정말... 아... 미칠 거 같다.


아니 아까 말했듯이, 난 이미 미쳤다.


 


지르지 말라는 소리는 이미 지르고 있고,


아이 잘못된다고 몸은 꼬지 말라고 하는데 내 몸은 이미 비비 꼬여 있고,


그렇게 요가 하면서 수십번 연습했던 복식호흡은 전혀 되지 않고 그저 가뿐 숨만 쉬고 있었다.


 


 


한 열번 정도 했나?


드디어 아기 머리가 보인다며 급하게 호출을 넣더니 침대가 변신을 하기 시작했고 신생아를 체크할 침대가 들어왔다.


그 순간 난 의사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뒤 의사가 도착했고 의사가 힘주기 연습 잘했다며


"우리 한 두어 번에 끝냅시다." 라며 날 안심시켰다.


 


 


그리고는 온 가족분만실 불을 다 끈다.


아무래도 아이가 빛에 받을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방편인 것 같다.


그리고는 작은 스탠드 등 같은 것만 하나 켜고 아이 맞을 준비를 했다.  


 


 


"하나 둘 셋을 외치면 힘을 주세요!"


"자... 하나.....둘.....셋!!"


끙~~~~~~~~~~~~~ 하악!


 


"다시 한 번~ 하나... 둘... 셋!!"


끙~~~~~~~~~~~~~~~~ 악!


"22시 48분, 아들입니다."


 


 


뱃속에서 뭔가 푱! 하고 나왔다.


그리고는 주변 상황이 뭔가 정신없이 지나가는 것 같았고


그 순간 우리 삼동이는 울었다는데, 난 전혀 기억이 없다.


 


 


그리고 몇 십 초 지났으려나. 


의사가 내 머리맡에 있던 남푠에게 탯줄을 자르라며 부른다.


남푠님은 나와 복둥이의 연결선을 이쁘게 잘라주고는 옆 신생아 침대쪽으로 간다.


 


 


아이 발가락 손가락 눈코입 확인시켜 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는 나에게 아주 잠깐 아이를 안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내가 이 아이를 보고 내뱉은 말은


"어머, 어떻게, 정말 사람이네요!!!!!"


다들 내가 한 말에 놀라는 눈치다.


그런데 난 정말. 신기했다.


저 큰 애가 내 뱃속에 들어 있었다는 게!!!! ㅎ


어쨌건 그러고선 남푠과 아이는 다시 신생아 침대로 갔다.


 


 


그 순간 나에게 닥쳐오는 두 번째 산고!!!!


헉!!!!!!!!


내 배를 꾹꾹 누르는데!


헉!!!!!!!!!!!!!!!!!!!!!!!!!!


 


이게 더 아프다.


 


 


그래도 출산 후처리는 10분 여 만에 끝나는 것 같았다.


물론 나에겐 1시간 같은 시간 이었지만.... ㅎ


 


 


그 후 남푠과 아이는 신생아실로 옮겨졌고,


난 휴식아닌 휴식시간을 맞이할 수 있었다.


 


 


 


 


 


+


   


꼬물꼬물 뱃속에서 발로 뻥뻥차며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해 미칠뻔했던 작은 내 아들...


드디어 세상 속 엄마 품에 안겨졌구나...


 


아가야 기분좋은 11월이다....^^


만나서 반갑다!


 


엄마가 많이 사랑해~~♡


 


 


 


 


 


 


+


 


오전 2시 30분부터 오후 11시 30분까지.


무려 21시간 동안 공포와 두려움에 떨었던 11월 6일.


 


오늘은 나의  첫 번 째 결혼기념일이다 :D  


 


하나님, 큰 선물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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