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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박물관 | |||||||||||
흑백다방을 아시나요? 아이들의숲 | 2011.07.13 | 조회 17,159 | 추천 113 댓글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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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 다방" 이 "흑백다방"을 알게 된 계기는 참 우연한 일이었지요.
사실 참 많이 게으른 저는 이따금 블로그에 글질이나 할줄 알았지 타인의 글을 읽어보거나 추천을 하는 그런 일에는 참 인색한 사람입니다. 그 덕분에 이전에는 제 블로그에 댓글이나 방명록을 남기는 분들께도 아예 답글조차 달지 않는 무성의의 도를 넘어선 몰지각함을 저지르곤 했었지요. 언젠가 우연한 기회에 다음블로거 중의 한분의 블로그에서 이 "흑백다방"에 대한 이야기를 보게되었습니다.
그분의 글을 보면서 제 20대 초반 대학 2학년 겨울의 그 시간이 떠올랐습니다. "백조 음악다방" 지금은 지하철 공사때문에 없어지고 만 남포동(광복동) 초입의 한 건물 지하에 자리잡고 있었던 고전음악다방... 그곳에서 당시 반체제 사진작가라 낙인 찍히셨던 최민식 선생님을 처음 뵙게되었고 그 인연으로 그분 뒤를 쫄쫄따라 다니기도 했었고 저녁이면 골목 건너편 허름한 포장마차였던 양산박의 단골 손님 노릇도 했었고... 여하튼 당시 있는 폼 없는 폼 다 잡아가면서 나 자신이 문학청년인양 하고 쏘아다니곤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실비단 안개란 닉네임을 사용하시는 그분의 글에서 전 이전 제 젊었던 "백조음악다방"을 보았습니다. 그 이후 이따금 실비단 안개님의 블로그를 찾아들게 되었지요. 나름 이 다음에서 파워블로그라 불릴만한 그런 분이시기도 합니다.
그러다 또 우연한 기회가 있어 이 다음 블로거 중 한 양반과 된통 싸움판을 벌인 일이 있었지요. 바로 그 노무현 때문에...ㅋㅋ 그런데 실비단 안개님께서 어떻게 그 사실을 아시고는 중재를 하셨습니다. 그 당시 '참 오지랖 넓은 분이시다.' 그렇게 생각을 했지요. 사실 아숲 부모님들과 저를 아시는 분들은 이렇게 말씀하실 수도 있으실 것입니다. "천사샘 보다 오지랖이 넓을까요?" 라고...ㅋㅋ 여하튼 생면부지의 님의 호의를 무시할 수는 없었습니다. 솔직히 정치적 견해를 가지고... 그리고 한 개인의 스타일 문제로 싸움판을 지속한다는 그것또한 별 생산적인 일이 못되었기에 그냥 지속적으로 아이피 차단만 하고 있었으니 그 당시 저 또한 그 싸움을 지속하는데 대해 별 의미를 부여하지 못한 상황이기도 하였지만... 여하튼 그렇게 진흙탕 싸움은 마무리되고 이따금 시간이 날때마다 한번씩은 그분의 블로그를 찾는 그런 사람 중 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아마 이만큼 지속적으로 한 개인의 블로그나 글을 탐독한 것은 그분의 글이 처음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다 진해란 도시를 알게 되었지요. 그냥 피상적으로 군항제를 여는 도시다. 부산 근교의 작은 소도시이다. 라는 그것에서 한단계 발전한 상황... 그분은 진해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신 분이셨습니다. 정말 진해시에서 그분을 진해시 홍보대사로 위촉을 하든 아니면 공로패라도 증정해야 할 정도의 열의를 가진 그런 분이셨지요.
우리 아이들의 나들이 계획을 잡다가 그분이 소개하신 진해식물원을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아이들에게 참 좋은 공부가 될 것이란 확신이 있었지요. 그래서 지난 토요일 진해를 방문해 진해 식물원을 답사하기로 결심을 하였습니다. 마침 그날 진해의 안골포 초등학교에서 '진해시 김달진 문학관'에서 주최하는 "시야 놀자"라는 행사가 있다 하시기에 안골포 초등학교에서 그분을 만나뵙고 안내를 부탁드리기로 했었지요. 사정이 생겨 "시야 놀자" 행사에는 참여는 못하고 그 행사에 함께하신 분들과 하는 점심식사 자리에 참석 해 밥만 한 그릇 축내고 왔습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실비단 안개님과 김달진 문학관 학예사님의 권유로 김달진 문학관을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솔직히 좀 많이 놀랐습니다. 진해같은 소도시에 결코 작지않은 규모의 문학관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놀라운 사실이었고 그 문학관에서 지역민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에 대해 놀랐습니다.
문학관 내부의 것들은 우리 아이들이 소화 해 내기에는 무리가 있을 듯 하여 한번 둘러 본 것으로 마무리 하고 실비단 안개님과 김달진 문학관 학예사님의 안내로 맞은편 김달진 선생님의 생가를 둘러보았습니다. 아담한 초가 몇칸으로 정갈하게 꾸며진 김달진 선생의 생가... 참 감흥이 와 닿는 그런 공간이었습니다. 방들마다 이전의 살림살이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심지어 부엌까지도 그 모습이 그대로 보존된... 우리 아이들을 데리고 간다면 아이들은 6,70년대 어른들의 삶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겠다라는 기대 그 기대를 충족 시켜줄 그런 공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9월 나들이는 김달진 문학관과 김달진 선생의 생가가 주 목적지이고 부 목적지가 진해식물원으로 바뀌게 되었지요. 혹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한번 찾아 가 보시길 권합니다.
동네를 둘러보고 실비단 안개님의 시간을 많이 빼앗는 것 같아 그분께 저 혼자 진해식물원을 찾아보겠다 했습니다. 그리고 빗길을 좀 달렸지요. 진해시 농업기술 연구원 부지안에 있는 진해식물원... 그곳에서도 실비단 안개님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냥 실비단 안개님의 이름을 판 것이지요.ㅋ 그 식물원이란 것이 일반에 공개하기 위해 만들어 진 식물원이 아니었기에... 식물원 내부는 참 다양하게 꾸며져 있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 식물들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게 그 식물들에 대한 설명이 있었으면 하는 것 하나와 식재된 식물의 수량에 비해 공간이 많이 협소하다는 느낌...
여하튼 이 식물원 공간 역시 아이들과 함께 할 필요성을 느끼는 그런 공간이었습니다. 옆에 있는 연구용 비닐하우스 동 들과 함께...
어떻게 옆에 이렇게 좋은 공간을 놔 두고 모르고 살았는지 제 짧은 눈과 발이 답답할 뿐입니다. 좋은 곳을 알게 도와주신 실비단 안개님께 이 공간에서나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식물원 방문을 마치고 진해시 농업연구원 직원분께 감사하단 인사를 드리고 나와 개인적인 관심사인 "흑백다방"을 찾았습니다. 초행길이었음에 물어물어 그곳을 찾았지요. 그렇다고 실비단 안개님께 더 이상의 폐를 끼침도 예가 아니라 생각되어서... 중원로터리를 두바퀴를 돌아 그곳을 찾았습니다. 길가에 스쳐 지났던 그곳을...ㅎ 고풍스러운 멋이 있는 건물이었습니다. 나중에 유경아님께 듣기론 그 건물은 러시아풍의 건물이라 합니다. 그곳에서 유경아 님과 부친이신 故 유택렬화백님 대를 이어 흑백다방의 맥을 이어온 곳이라 합니다. 2층에선 유화백께서 그림을 그리시고 1층에선 따님이신 유경아님이 피아노를 치고... 1955년년부터 그 곳에서 진해시민들의 문화사랑방 역할을 하였다 합니다. 그러다 재정의 어려움 때문에 결국 흑백이란 간판을 내리게 되고...
여하튼 제가 찾아간 순간은 "유경아 피아노 아카데미"란 간판이 저를 맞고 있었습니다. 바깥에서 외관을 둘러 보다가 그곳까지 찾아간 억울함때문에 불꺼진 그곳이나마 바깥에서 한번 들여다 보기라도 할 양으로 유리창 너머 내부를 둘러보려니 갑자기 문이 열리고 유경아님의 권유로 내부 구경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참 고마운 일이지요. 여하튼 흑백다방의 명물이자 유일한 메뉴였던 모카골드 커피 대신에 인스턴트 커피를 한잔 얻어마시고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바로 그날이 1,2,3주 토요일 수십년(?)을 변함없이 연주회를 하기로 약속된 토요일 날이었기에...
저 처럼 물색없이 그곳 흑백다방을 찾으시는 분이 많다 하십니다. 비록 "흑백다방" 간판은 내렸지만 "흑백다방"을 찾으시는 분께는 언제든 문을 열어 주신답니다. 한번 기회 되시는 분은 이전 7,80년대의 추억을 되새겨 보심도 좋으리라 믿습니다. 저 또한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아직 그 마음을 이해는 하지 못하겠지만 제 딸아이를 데리고 그곳을 한번 찾을 생각입니다. 유택렬님의 유작을 감상할 수도 있고 섬머스마 처럼의 유경아님 피아노 연주도 들을 수 있을 것이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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