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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박물관 | ||||||
1984년에서 그날까지 소중한사람 길은정 날씨맑음 | 2011.12.19 | 조회 17,718 | 추천 61 댓글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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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통하는 사람이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
파랑색처럼 순수하고 맑으며 천재성이 빛나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 고 길은정님의 마지막 일기 '내가 좋아하는 블루'중에서 마지막 구절 - #사진2# 가수 길은정씨가 2005년 1월 7일 오후 8시께 경기도 분당의 자택에서 사망했다. 고 길은정씨는 1984년 ‘소중한 사람’으로 가수로 데뷔해 MC와 DJ 그리고 연기자로서 폭넓은 활동을 해오다 1996년 직장암으로 투병하다 작년 가을부터는 골반으로 암세포가 전이되면서 끝내 세상을 떠났다.길은정씨는 얼마전 앨범 ‘만파식적’을 발매하고 지난 11월에는 KBS 1TV ‘열린음악회’에서 혼신을 다해 노래를 부르면서 팬들과 작별 무대를 가져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했었다. 생일 : 1961년 출생지 : 강원도 화천 결혼여부 : 미혼 출연 프로그램: 뽀뽀뽀, 영11, 젊음이 있는곳에, 쇼네트워크, 가요TOP10, 둘이서 한마음, 사랑의 징검다리, KBS 라디오 가위바위보 MC, MBC FM 정오의 희망곡 DJ, KBS FM 3시와 5시 사이 DJ 수상경력: 1992년 MBC 연기대상 우수상, 1984년 소중한 사람 KBS 가사 대상, MBC 연기대상 신인상 저서: 에세이집 길은정 내가 행복하게 사는 이유(2000), 시집 사랑하고 있습니다(1999), 에세이집 그럼에도 행복하다(1997) #사진3# "세상에서 부르는 마지막 노래, 마지막 방송! 용서하는 마음, 용서를 구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냅니다” 1984년 ‘소중한 사람’으로 가수 데뷔, MC와 DJ, 그리고 연기자로서 폭넓은 활동을 하며 많은 사랑을 받아온 길은정. 그녀가 최근 병원에서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1996년 처음으로 직장암 판정을 받고 8년 만의 일이다. 가수 길은정에겐 요즘 ‘마지막’이 아닌 것이 없다. 얼마 전에 낸 새 음반도,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일도, 심지어는 낙엽 떨어지는 이 가을까지. 원음방송의 ‘길은정의 노래 하나, 추억 둘’의 DJ로 활동하며 세상과의 가는 끈을 이어가는 가수 길은정의 요즘. 짧으면 3개월, 길면 6개월… 여명 선고받고 지난 19일 입원 약 기운이 떨어질 즈음이면 몸이 먼저 알고 신호를 보낸다. 엄습해오는 통증, 그리고 공포. 입덧하는 임산부마냥 약간의 냄새에도 구역질이 넘어온다. 그녀에겐 밥을 먹는 일조차도 노동이 됐다. 얼마 전 길은정은 가족과 함께 마음에 드는 곳으로 납골당도 예약해뒀다. 오른다리는 똑바로 펼 수도 없이 구부러진 채 굳어버렸다. 뱃속 가득한 암덩어리는 이제 손으로도 만져질 정도다. 직장암으로 투병중이던 가수 길은정이 최근 암세포가 골반으로 전이되면서 여명 선고를 받았다. 짧으면 3개월, 길면 6개월. 암투병중인 가수 길은정에게 주어진 이승에서의 시간이다. 그녀는 최근 새 앨범 「만파식적」을 발표했다. 생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음반. 만 가지 파란을 잠재운다는 의미의 「만파식적」에는 길은정 자신을 비롯,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하루빨리 고민과 아픔에서 벗어나길 희망하는 그녀만의 소박한 바람이 담겨 있다. 얼마 전 길은정은 극심한 고통 속에서 KBS -1TV ‘열린음악회’의 녹화를 마쳤다. 녹화 전날 그녀가 자신의 일기를 통해 밝혔던 것처럼 ‘많은 사람들 앞에서 부르는 마지막 무대가 될지 모르는 자리’. 길은정은 녹화 당일 휠체어에 의존하면서도 무대에 올라 시종일관 웃는 얼굴을 보여 보는 이들의 가슴을 안타깝게 했다. 그녀는 이날 최근 발표한 신곡 ‘난 널’과 ‘Let It be There’을 불러 많은 이들의 박수와 응원을 받았다. 길은정은 무대 인사에서 "다시 이 자리에 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제 모든 마음을 담아 노래하겠습니다”라고 말해 지켜보던 동료 가수의 눈시울을 적셨다. 힘겹게 노래를 마치고 무대에서 내려온 길은정은 "남아 있는 얼마 안 되는 시간을 유용하고 보람 있게 보내고 싶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녀는 최근 오른발이 완전히 마비되어 휠체어와 목발에 의지해 살고 있다. 암세포가 골반까지 퍼져 제대로 앉아 있을 수도 없는 상황. 병세는 최악이다. 마약 성분이 들어간 알약 진통제로도 통증이 잦아들지 않자 급기야 지난 19일에는 병원에 입원, 모르핀 주사에 의지하며 고통 속에 하루 하루를 힘겹게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길은정은 원음방송(서울FM 89.7MHz)의 ‘길은정의 노래 하나 추억 둘’의 DJ직 만큼은 계속해서 맡기로 했다. 병원에 입원해서도 저녁 6시면 어김없이 매일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길은정의 노래 하나 추억 둘’ 스튜디오로 향한다. 이 같은 그녀의 투혼에 그녀의 홈페이지와 ‘길은정의 노래 하나, 추억 둘’ 게시판에는 그녀의 쾌유를 비는 팬들의 응원 메시지가 쇄도하는 상황. 물론 그 가운데는 "그렇게 아픈데 어떻게 웃으며 방송을 할 수 있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다. "몸이 그 지경인데 방송은 무슨 방송이냐”며 "당장 때려치우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건 길은정을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 그녀는 "방송국으로 갈 시간만 되면 어디서 생기는지 에너지가 불끈 솟는다”며 웃었다. 방송 진행이 그녀에겐 생명의 끈과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정신을 놓아버리면 완전히 폐인이 될 것 같아서 방송이라는 마지막 끈을 붙들고 있습니다. 무언가 사람을 만나고 약속을 하는 일이 있어야 하잖아요. 그리고 이상하죠? 죽을 것처럼 아프다가도 스튜디오에만 딱 들어서면 말짱해지니 말이에요. 물론 방송이 끝나고 나면 녹초가 되어 더욱 큰 고통에 시달립니다. 그래도 마음만은 행복해요.” 여생을 무의미하게 병상에 누워 지내기보단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준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 데 쓰겠다는 그녀의 삶에 대한 사랑은 서럽고 팍팍한 삶을 살아가는 청취자들과 팬들의 가슴을 후벼판다. 얼마 남지 않은 생을 ‘용서하는 마음, 용서를 구하는 마음’으로 갈무리 하고 있는 그녀. 길은정에게 일어났던 만 가지 파란들이 그녀의 마지막 선택 속에서 차분히 녹아들길 바라는 마음이다. 글 / 최은영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사진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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