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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팁
사용설명서, 똑바로 알고 씁시다
영천사 | 2020.05.12 | 조회 339 | 추천 0 댓글 0
조물주가 창조물을 만들어내면서 사용설명서 첨부하는 것을 깜빡했나 보다. 그래서인지 내 몸뿐만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무엇인가를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을 몰라 방치하고 있다. 존재에 대해 잊고 살았던 사용설명서를 찾아 알려줄 테니 박수와 함께 새해를 맞아보길.
 
원수 사용설명서
당장 오늘부터 보고 싶지 않은, 보지 않겠다고 다짐하게 만드는 누군가가 있다. 우리는 이런 인간을 ‘웬수’라고 한다. 매일 한 이불을 덮고 자는 남편부터 어쩔 수 없이 자꾸 부딪치는 시댁까지, 하지만 잘만 하면 웬수와도 누이 좋고 매부 좋은 평화로운 동거를 할 수 있다.

남편 ‘이놈의 웬수’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남편을 내편으로 만드는 것이 사용법 되겠다. 연애 시절에는 ‘너만 사랑해’를 읊조리던 두 사람이 결혼 후 가사와 육아라는 공동 책임이 생기고부터는 로맨스는 고사하고 사사건건 부딪히고 부부 싸움은 점점 과격해진다.
효능 잘 키운 웬수 남편, 열 장동건 부럽지 않다.
사용법 부부는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의 결합이라 서로 이해할 수 없는 존재다. 보험 처리도 안 되는 감정 상해 때문에 서로 진을 뺄 필요는 없다. 우선 당근과 채찍이 필요하다. 칭찬거리를 찾아 그때마다 사탕을 주면 은근히 좋아한다. 그 모습에 웃음이 나고 둘 사이에는 새로운 감정이 솟아난다.
부작용 각방 혹은 이혼.

시댁 시댁과 갈등을 겪던 며느리들이 나중에는 안면몰수하고 돌아선다. 하지만 결혼한 이상 부딪칠 수밖에 없는 관계임에는 틀림없다.
사용법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가 같지 않음을 잊지 말아라. 시어머니가 당신보다 먼저 세상을 떠날 것이니 아무리 힘들어도 그저 더 오래 산다는 이유만으로 참아본다.
부작용 분노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들까지 병들게 한다.
 
배려 사용설명서
배려가 주는 어감은 도덕 교과서에서나 만날 법하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천만의 말씀이다. ‘이기적인 배려’라는 단어, 참 언밸런스하다. 혼자 있고 싶은데 걱정된다며 옆에 있겠다고 바득바득 우기는 만행, 밥 대신 잠을 좀 더 자고 싶은데 몸 생각해서 한 술이라도 뜨라며 숟가락을 들이대는 만행, 이 모든 것이 ‘배려’라는 단어를 앞세워 자신의 욕구와 욕심을 포장한 행동이다.

사용법 1 배려한다고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가 혼자 지레짐작하고 상대를 대하는 것이다. 상대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보면 그 스스로 뭘 원하는지 이야기하기 때문에 그 대화 속에서 충분히 상대가 원하는 것을 이끌어낼 수 있다.

사용법 2 하나를 주고 하나를 받으려는 사람은 대부분 실망 속에서 살아간다. 왜냐하면 나는 10을 주어도 상대는 절대 10을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give & take는 결코 성립될 수 없는 이론이므로 더 많이 주고 덜 바랄 때 균형을 잡을 수 있고, 그래야 실망하지 않고 스스로 행복해진다.

사용법 3 배려가 습관이 된 사람은 상대를 늘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려 하기 때문에 자신이 돋보이지 못해서 생기는 불만이 없다. 그래서 그들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해도 스스로 행복하다.

부작용보람은 있지만 ‘이기적인 배려’를 하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는 자신과 만나게 되면서 극도의 피로감을 맛볼 수 있음.
 
주둥이 사용설명서
온통 말이다. 누구나 입으로 말한다. 그런데 입으로 하는 말이라고 하기엔 부끄러운 말이 많아 주둥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마음에도 없는 말로 손해보는 사람, 남의 말은 안 듣고 제 말만 늘어놓는 사람, 상대를 불쾌하게 해 일을 망치는 사람, 이들은 모두 주둥이를 잘못 열어서 불이익을 자초한다.

사용법 1 T(Time). 시간 순으로 말하면 알기 쉽다. 기승전결 없이, 생각나는 대로 말하는 사람이 꽤 많다. 일이 일어난 순서대로 차근차근 말하고, 대화 중간에 끼어들 때는 타이밍을 맞춰야 한다. 대화에 집중해 상대가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 그 부분을 미리 준비하면 대화 자리에서 실수 없이 입을 열수 있고, 상대에게 호감을 줄 수 있다.

사용법 2 P(place). 기쁜 일로 축하의 말을 건넬 때, 슬픈 일로 위로의 말을 건넬 때도 한 번 더 신중하게 생각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문병이나 문상을 갔을 때는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려 요란하거나 교훈적인 말보다는 소박하지만 인간적인 말로 마음을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용법 3 O(occasion). 대화 도중에 전혀 상관없는 용건을 불쑥 꺼내지 않으며, 상황에 맞는 유머를 통해 센스를 발휘한다. 상황에 맞는 유머는 언제 들어도 즐겁고 남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며 자리의 분위기를 좋게 만든다.

효능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게 된다.
부작용 개념 없는 사람으로 낙인 찍히기.
 
내 몸 사용설명서
내 몸인데도 내 몸을 잘 모른다. 몸속에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장기들에게 미안하지 않도록 내 몸 안에 있는 장기들을 잘 사용하는 방법을 알아둔다.

혈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흐르면서 필요한 영양소와 산소를 적재적소에 운반하고, 때로는 불필요한 쓰레기를 몸 밖으로 배출하는 혈액 때문에 물줄기가 흐르듯 혈액도 늘 순환이 잘되어야 한다.
효능 혈액이 맑으면 혈액순환이 잘돼 하늘이 준 명을 다 누리며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사용법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려면 몸은 늘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몸이 식으면 체내에 미처 연소되지 않은 물질이 쌓여 혈액을 오염시키는 주범으로 둔갑하기 때문이다. 또한 꾸준한 운동과 혈액을 깨끗하게 해주는 식이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해결책.
부작용 노인성 치매, 신경쇠약, 심근경색, 협심증, 고혈압 등 이름만으로도 섬뜩한 병의 근원이 혈관에 있다.

 뇌의 변화는 측정하기가 어렵다. 아직 젊다고, 건강하다고 맘 놓았다간 큰코다친다. 나이와 상관없이 뇌를 알아야 백전백승한다.
효능 눈을 감는 그날까지 또렷한 정신으로 살 수 있다.
사용법 쓰지 않으면 쇠퇴한다. 뇌는 운동처럼 규칙적으로 훈련시켜야 한다. 감정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뇌를 활발하게 사용하면 기억력 감퇴를 막을 수 있다. 또한 매일 똑같은 방법으로 자동 비행하듯 살아가는 것을 피해야 한다.
부작용 예를 들면 근육이 경직되고, 손이 떨리고, 걷기가 어려운 증상을 보이는 파킨슨병에 걸릴 수도 있다.
 
눈 사용설명서
몽고인들이 말하는 ‘저쪽’과 우리가 말하는 ‘저쪽’의 거리는 다르다. 하지만 그들처럼 시력이 좋다고 삶이 윤택해지는 것은 아니다. 시력의 수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안목’이다. 어떤 안목을 지니느냐에 따라 삶의 스펙트럼이 확장될 수도, 좁아질 수도 있다. 사람을 보는 눈, 미적 감각,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이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신묘년 한 해, 내 눈에 투영되는 많은 것 중에서 알짜배기, 좋은 사람, 미래를 보는 안목을 기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용법 1 주의 깊게 관찰하라. 세상을 다르게 보는 능력, 멀리 보는 능력은 주의 깊게 관찰하는 데서 생긴다. <보그> 편집장 안나 윈투어가 주인공으로 나온 다큐멘터리 <셉템버 이슈>에 등장하는 수석 에디터인 그레이스 코딩턴은 차를 타고 가며 카메라를 향해 읊조린다. “차를 타고 갈 때 절대로 눈을 감지 마. 네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을 기억하고 담아둬. ”

사용법 2 보는 눈을 타고나지 않았다면, 계발하라. 故 앙드레김은 70대까지 우리나라에서 발행하는 주요 일간지 6~7개와 월간지를 매일 독파했다. 이미 최고라 칭송받는 그가 그렇게 노력한 이유는, 감각을 잃지 않고 정보를 통해 더욱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자 하는 열정 때문이었다.

사용법 3 이기는 안목을 지녀라. 위너(winner)는 저 너머를 본다. 스스로 독단이나 편견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상대방과 트러블이 생기면 늘 상대를 탓하게 된다. 그러나, 독단이나 편견은 당장은 편할지 몰라도 미래에 굴러올 복까지 걷어차는 일이다. 인생의 승자가 되려면 편견과 독단의 안경을 벗고 진정으로 이기는 안목을 지녀라.

효능 건물 옥상에서 내려다보는 세상과 1층에서 바라보는 빌딩 숲은 전혀 다르다. 안목을 키우면 좀 더 넓은 세상을 발견할 수 있다.
 
자식 사용설명서
부모 대접하는 아이는 부모가 만든다. 자식을 향한 부모의 사랑은 시대를 불문하고 언제나 무한대지만, 요즘 아이들처럼 제대로 대접받는 경우는 없었던 것 같다. 문제는 이 도가 지나치게 되면 부모를 윗사람으로 대접하지 않게 된다는 것. 오냐오냐 키우다 보면 훗날 ‘부모 대접’이라는 단어가 어색해지는 순간이 올지도 모른다. 이럴 때는 자식 농사 잘 지은 사람들의 공통점을 벤치마킹해보자. 그들은 아이를 무조건 감싸 키우기 전에 아이가 갖춰야 할 것을 보이지 않게 조련했다.

사용법 1 하인 되는 법부터 가르쳐라. 불효자는 부모가 만든다는 말이 있다. 자식을 부모 대접 제대로 하는 효자로 키우고 싶다면, 어렸을 때부터 똑바로 가르쳐라. 공주처럼 자란 아이는 하인이 될 줄 모른다. 부모가 하나부터 열까지 시중을 들어주면 아이는 부모의 희생을 너무도 당연하게 여기며 자라게 된다. 아이에게 스스로를 낮추는 하인이 되는 법부터 가르쳐라.

사용법 2 관심과 간섭을 구별해서 대해라. 부모로서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것이 지나쳐 ‘간섭’으로 이어지면 부모에 대한 공경 대신 달아나고 싶다는 욕구가 쌓이게 된다. 아이를 성숙한 인격체로 키우고 싶다면 간섭이 아닌 따뜻한 관심을 보여주자.

효능 지금 당장은 괴롭겠지만, 엄한 부모가 되면 나중에 내 아들이 자연스럽게 효자가 된다.
 
골 사용설명서
골이 비상해야, 인생도 풀린다. 20대에도 알츠하이머가 찾아오는 시대다.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나오던, 터치 하나로 모든 것이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는데 뇌는 그와 비례해 발전하기는커녕 그들 덕택에 퇴보하고 있다. 단순한 암기, 수리 능력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 뇌를 쓸 일이 없다 보니 창의적인 사고와 거리가 멀어진다. 그와 반대로 자극적인 볼거리는 풍성해져 뇌가 늘 흥분상태다. 깊은 생각을 하려면 머리부터 지끈거려 단순한 생각으로 마무리하는 사람이라면, 창의력과 사고력 확장을 위한 뇌 업그레이드 작업이 필요하다.

사용법 1 아날로그 타임을 갖자. 우리 조상들이 들으면 비웃을지 모르지만, 계산기 대신 가끔은 암산을 해보고, 터치나 클릭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대신 조금 복잡하지만 수작업으로 작동하는 제품을 자주 활용하자. 모두 뇌 발달에 좋다.

사용법 2 전두엽의 퇴화를 막아라. 전두엽은 언어, 지성, 이성, 감성 등 뇌의 기능을 총괄하는 곳으로 짐승같이 사느냐 인간답게 사느냐는 이 전두엽의 한 끗 차라고 볼 수 있다. 전두엽이 퇴화된 삶은 감동도 기쁨도 활기도 없다.

사용법 3 영감의 원천을 주위에 마구 깔아놓아라. 창의적인 사고와 영감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비법을 벤치마킹히자. 해외 사이트 수십 개를 즐겨찾기에 놓고 매일 찾아가는 사람, 무작정 모르는 동네에 가서 보고 느낀대로 스케치하는 사람 등 방법과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중요한 것은, 뇌에 새로운 자극과 경험이 되어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효능 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업무 능력은 스마트해지고, 인생을 바라보는 철학에는 깊이가 생긴다.
 
적 사용설명서
로버트 그린이 저술한 <권력의 법칙>에 이런 말이 나온다. “당신이 차지하지 않는다면, 다른 누군가가 쥐고 당신을 조종할 것이다. ” 참 무서운 말이지만, 이 말은 사회생활을 하는 현대인을 관통한다. 극단적으로 말해, 적을 정복하지 못하면 언젠가 그에게 조종당할 수 있다는 말이다. 사람에 따라 정도와 시기의 차이가 있을 뿐 적은 어디에나 있다.
적의 존재 때문에 마음의 평정을 잃게 되거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달아나고 싶다면 적에 의해 나는 사라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장희빈처럼 표독스럽고 무섭게 적을 짓밟는 것만이 내가 이기는 길일까? 적을 무조건 짓밟아야 하는 대상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그를 통해 나를 제대로 파악하는 기회로 삼는 것은 어떨까.

사용법 1 내게는 없고 그에게는 있는 것을 찾아내라. 라이벌인 그가 가진 것에 질투가 날 때, 그가 나보다 잘나가는 것이 부러울 때, 바로 그때가 나를 제대로 알 수 있는 기회다. 나에게는 없는데 그에게는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데칼코마니처럼 나와 그를 대칭에 두고 비교해보면 나의 장단점을 알 수 있다.

사용법 2 적에게 시기심이 들 때마다 2배로 노력해라. 자고로 적이나 라이벌은 나와 엎치락뒤치락하는 경우가 많다. 하늘 은 대선배나 상사를 라이벌로 느끼지는 않는다. 적을 향해 시기와 질투를 느낀다면, 인정하기 싫겠지만 2배로 노력해라. 그 노력이 나를 크게 만들고, 적을 통해 내가 성장하는 길이다.

효능 그로 인해 내가 더 성장하고 그 성장이 내게 고성능 무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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