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경기 시작하자마자 한 골을 먹었고 이만기가 김동현에게 “거기 서서 못 막냐”고 핀잔을 줬다. 초반에 연이어 실점을 하며 전반전이 4대1로 끝났다. 이날 경기에서 어쩌다FC가 2골을 넣었지만 7대2로 패했다.
경기 후 선수들과 감독이 얘기하던 중에 김동현이 조용히 손을 들더니 “골키퍼를 안 하고 싶다”고 해 모두들 크게 놀라했다.
김동현은 U-20 월드컵의 영웅 이광연 골키퍼 특별 코치가 직접 선택한 어쩌다FC의 주전 골키퍼다. 상대팀의 빗발 치는 슈팅에도 감탄의 선방쇼와 슈퍼 세이브로 어쩌다FC의 골문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는 김동현은 ‘빛동현’이라 불리며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김동현은 계속되는 실점에 자신감을 잃었고 동료들의 핀잔에 더욱 위축됐다. 김동현은 “한 골 먹으면 다들 표정이”라며 “막내로서 힘든 점이 있는데 이 자리가 더 심적으로 힘들다. 죄책감이 너무 크다”고 털어놓았다. 김용만은 누가 했으면 좋겠냐고 묻자 김동현은 “나이가 있으신 분이 했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한 골 먹히면 돌아가면서 한 마디씩 한다. 만기 형이 좀 많이 뭐라고 한다”며 “내가 실수한 거에 대해서 뭐라 하는 건 괜찮은데 막으려고 한 걸 뭐라고 하니까”라고 속상한 마음을 표현했다.
정형돈은 “골키퍼 자리가 진짜 외로운 자리다”고 위로했고 안정환은 “경기 중에 나오는 얘기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골키퍼가 실수한 것도 있지만 선수들이 자기 위치에 안 서서 골을 먹은 거다. 그건 너가 뭐라고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형님들은 “너만큼 골키퍼 잘하는 사람 없다”고 응원했지만 김동현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떨구며 “너무 부담된다”고 했고 결국 눈물을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