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편지' 시대의 아픔을 다룬 가슴 아픈 멜로가 안방극장을 찾아온다.

KBS 추석특집 드라마 '생일편지'의 김정규 PD, 배수영 작가, 배우 전무송, 송건희, 조수민은 5일 오후 3시 서울 영등포구 KBS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드라마를 소개했다.

'생일편지'는 잊지 못할 첫사랑에게서 생일 편지를 받은 후, 1945년 히로시마의 기억 속으로 들어간 한 노인의 이야기를 담는다. 일제강점기 말미부터 광복을 거쳐 한국전쟁까지, 험난했던 시절 쓰라린 생채기를 겪은 청춘들의 삶을 재조명하며 뭉클한 감동과 먹먹한 여운을 예고한다.

배수영 작가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했다"며 "강제징용 피해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터뷰를 찾아 보다가 기록의 힘이 크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증언이 기록으로 남아 있어서 나도 생생하게 느끼고 공감할 수 있었다"라며 "나 역시 드라마로 기록을 남기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 작품을 쓰게 됐다"라고 밝혔다.

김정규PD는 악화된 현재 한일관계가 드라마에 영향을 미쳤냐는 물음에 대해 "'생일편지'는 지난해 8월에 기획한 드라마인데, 결과적으로는 지금 상황과 맞물렸다. 어떤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를 되짚어보고 현재를 살아가는 분들에게 에너지를 드리고 싶어서 드라마로서 접근해서 기획했는데 정치 상황과 맞물리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드라마가 국민들이 역사에 관심을 가지게 만들고, 미래를 계획하는데 일조할 수 있다면 더없이 기쁠 것 같다"며 "국민으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만들었으며 유의미한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전무송은 "작업을 하면서 몇 번 눈물을 흘렸다"며 "굉장히 가슴 아픈 일들이 시청자 여러분에게 전달이 될 거라는 생각을 했다 울기도 여러번 울었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길 바라면서 임했다"라고 말했다.

일본의 강제징용 피해자 무길 역할을 연기한 송건희는 "좋은 작품에 참여해서 영광이었다. 울컥하는 순간도 많았고 가슴 떨리는 순간도 많았다.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는데도 울컥하고 심금을 울렸다. 시청자분들께도 제가 느꼈던 좋은 감정이 전달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위안부 피해자 일애 역할을 맡은 조수민은 "잊으면 안 되고 기억해야 하는 역사이기 때문에 꼭 봐주시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송건희는 "아픈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이기에 나 역시 무게감을 느끼고 준비했다. 과연 내가 그런 아픔, 시대에 겪은 감정을 내가 담아낼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시작했다"라며 "징용 피해자들의 인터뷰나 원자폭탄이 터지는 순간들에 대한 자료를 많이 찾아봤다. 그걸 토대로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었는데, 무길의 감정도 내가 느낀 이 감정과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부분은 오히려 연기에는 도움이 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조수민도 "이 시대 배경을 이해하려고 책이나 영화 자료를 찾아봤다. 먼저 이 힘든 시대를 살았던 분들께 조금이나마 공감이나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며 "조심스러운 부분일 수도 있지만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역사이기 때문에 책임감을 가지고 연기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문보현 KBS 드라마센터장은 "'생일편지'는 1945년 히로시마로 징용 끌려간 젊은이와 위안부였다가 탈출한 소녀의 아련한 이야기를 그렸다. 70년이 지난 지금 한 편지로 시작되는 이야기로, 진정성이 있고 가슴이 뜨거운 드라마다"라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마지막으로 김정규PD는 '생일편지'를 아픈 역사를 배경으로 한 멜로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시대의 아픔을 다시 되짚어 보면서 현재와 미래에 살아갈 에너지를 얻길 바란다는 마음도 전했다.

배수영 작가는 "이 작품을 쓴 하나의 이유이기도 한데, 이 드라마는 험난한 시절을 버티고 견디고 희생하면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에게 바치는 헌사다"라고 했다. 이어 "오래 살아 주셔서 감사하다. 생존자분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드라마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오는 11일 밤10시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