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나 비행기 등에서 돌발 상황이 생기면 안내방송이 나오죠.
그런데 음성으로만 제공되기 때문에 청각장애인 입장에선 무슨 일인지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재난 상황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청각장애인은 무방비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우리 사회가 이런 부분도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비행기 좌석 화면에 기내 방송을 하고 있다는 자막이 뜹니다.
하지만 방송의 내용은 자막으로 제공되지 않습니다.
공항에서도 비슷합니다.
청각장애인 오영준 씨는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탑승 시간을 6시간 넘겨 기다린 적도 있습니다.
출발 지연 안내가 음성 방송 위주로만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오영준/청각장애인/음성대역 : "출발시간이나 착륙시간에 대해서 자세히 문자나 이런 걸로 내용을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거의 모르고 눈치껏 하기 때문에 답답한데요."]
열차나 지하철 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돌발 상황이 생겨도 안내 방송만 나올 뿐 자막으로 실시간 상황을 알리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다른 승객들이 한꺼번에 대피하는 긴급 상황에도 청각장애인들은 두려움 속에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습니다.
[윤정기/청각장애인/음성대역 : "가끔 무슨 사고가 생겨서 지하철이 연착되거나 다른 사람들이 내려서 가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럴 때 청각 장애인들은 안내를 듣지 못하니까 어떻게 대처할 방법이 없습니다."]
법엔 교통 시설 등에서 수어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고 있지만, 인력 부족 탓에 안내 데스크 등에서만 제공됩니다.
돌발 상황에는 무용지물인 셈입니다.
36만 청각장애인을 위해 모든 안내 방송을 동시에 자막으로도 서비스하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청력이 일부 남아 있는 장애인에게 특수 보조기기를 제공해 안내 방송을 들을 수 있게 하는 호주와 노르웨이 등의 대중교통 시설도 대안으로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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