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대 중반을 달리고 있는 여자입니다.
남자친구와 깨진 시점에 그 사람이 너무 보고싶어 넋두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친구들에게 하소연을 하면.. 모두들 그 남자를 잊으라고 화를 내니..
보고싶은 마음을 어디 달랠 곳이 없었네요..^-^..
남들이 들으면 참 미련하다고 할지 모릅니다.
그 남자와 전.. 약 10년전에 알게 된 사람입니다.
중고등학교를 다닐 무렵부터 그 사람을 알게 되었고 호남형이라.. 속으로 좋아했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군대를 가기 전 고백을 했고.. 흔쾌히 받아들인걸로 인연은 시작 되었습니다.
군대 간 남자친구..
끊임없이 남자친구에게 편지가 왔지만, 제 게으른 성격상 좋아하는 마음은 주체할 줄
모르나.. 답장 쓴 기억은 별로 없습니다.
허구헌날 공중전화로 통화하며 휴가 날짜를 보고하던 남자친구.. 그리고 하염없이
기다렸습니다.
첫 휴가땐.. 남자친구의 집안에 일이 생겨.. 만나지 못했습니다.
두번째 휴가땐.. 그 전에 전화로 다투고 난 이후로 또 만나지 못했습니다.
세번째 휴가땐 날짜를 받아놓고 남자친구가 크게 다쳐 군병원에 갔기에 만나지 못했습니다.
참다참다.. 면회라도 가야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갑작스런 이별통보... 휴가때마다.. 일이 생기니.. 뭔가 맞지 않는것 같다고 합니다.
이제껏 사귀면서 제대로 만난 적도 없고, 잘해 준 것도 없었기에.. 그러라고 말하였습니다.
몇 달 후.. 정말 미안하다고 잘못 생각한 것 같다고..
너 아니면 안될 것 같다고. 나 못미덥겠지만 다시 한번만 더 만나주면 안되냐고..
일주일 뒤 휴가라고 말하던 남자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말하길 수백번도 더 기다리고 상상하던 저였기에.. 나도 보고싶으니 얼른 휴가나 나오라고 하였습니다.
얼마만에 만났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한동안 더 사귀다가.. 제대 삼일전.. 또다시 갑작스런 이별통보를 받았습니다.
군대 제대 후에.. 자신이 뭘 할지도 모르겠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져가니.. 제가 부담스럽다고 합니다.
2년을 기다려왔지만.. 또다시 그러라고 하였습니다.
그동안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이 사람이 날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고 있다..
결국은 내 사람이다 라는 웃긴 생각이 박혀있었던거죠..
6개월 남짓 흐르고..
전 다른 남자를 사귀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과거의 남자친구를 잊지 못했었습니다.
처음 본 순간부터 두근거리게 만든 제 이상형이였었거든요..
그러던 어느 날.. 전 남자친구에게 갑작스레 연락이 왔습니다.
어느정도 일자리도 잡히고 하니 네가 제일 먼저 생각나더라.. 다시 만나면 안되냐..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지만 이미 사귀는 사람이 있었고, 사귀는 사람에 대한 예의로 냉큼 좋다고 말 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두달 후 합의하에 당시 남자친구와 헤어졌습니다.
그렇게 그 남자와 다시 사귀게 되었습니다..
사귀면서 남자친구 부모님께도 인사 드렸고, 결혼 이야기까지 오고갔습니다.
제가 나이가 적은 편이였고 외동딸이여서.. 결혼은 몇년 뒤에.. 몇년 뒤에 미루기만 했습니다.
남자친구도 이해를 했었구요..
결혼 약속.. 정말 여러번 했습니다.
너 아니면 안되겠다고, 내가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되도 너 만큼은 아닐꺼라고.. 그런 말도 들으며..
이 남자와 결혼하게 될 미래를 꿈꿔왔습니다.
물론 사귀는 동안에 싸운 일도 종종 있었고, 홧김에 양다리 아닌 양다리도 걸쳐봤습니다.
금방 정리하긴 했지만.. 그러한 전적이 있던 저라..
남자친구가 양다리 걸치는 것 정도는.. '그래도 날 사랑한다면 눈 감아줄 수 있어' 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랑한다고 속삭이고, 보고싶다고 속삭이고, 결혼 언제할꺼냐고 속삭이던 남자친구에게..
뒷통수를 맞았습니다.
불과 몇시간 전까지만 해도 결혼을 속삭이던 남자친구가 바람을 피고 있는 걸 목격했었거든요..
치밀어 오르는 화를 주체할 수 없었지만..
'그래, 남자니깐 바람을 필 수도 있는거지. 그래도 날 사랑한다면 봐줄 수 있어' 라고 세뇌했습니다.
남자친구는.. 바람피는 여자가.. 그냥 아는 동생이니 오해하지 말라고 했고,
심증과 물증이 다 있었지만 그렇냐고 수긍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렇게 말했음에도 켕기는게 있던 남자친구는 계속 오해하지 말라고, 너뿐이라고 말을
했었고 그렇게라도 말해주는게 고마웠던 저는.. 오빠가 한 말만 듣고 믿을테니
더이상 변명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이 남자가 돌연 이별을 선언했습니다.
저 보기 미안해서.. 사귈 수 없다고 합니다.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미련하게도 또
참았습니다..
이별통보는 얼굴 보고 하자고 말했지만.. 그럴 수 없다고 합니다.
정말 시크한 척.. 그럼 그 여자한테 잘 하라고.. 누군갈 만나고 헤어질때.. 얼굴보고
말해야지 나처럼 문자 통보 하듯이 말 하지 말라고 하고.. 그렇게 헤어졌습니다.
생각보다 더 많이 좋아했습니다.
표현하는 법이 서툴러 좋아한다고 제대로 말 하지 못했고 그 흔한 애교 한번 떨어주지 못했습니다.
설날이면 남자친구 부모님을 찾아뵙기도 했고, 은연 중에 나는 미래에 이 집 식구가 될 것이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추석때 인사드리러 가서 밥이라도 한끼 사드려야지 라고 생각했던 제 자신이
아주 한심하게 느껴졌습니다.
친구들에게 술먹고 하소연으로..
그 남자가 보고싶다고말했지만, 모두들 쓴 소리를 합니다.
'잘 헤어졌어. 그런 남자 잊어버려. 어디서 바람을 피우냐?' 라고..
하소연 할 곳 없이 그저 속으로만 그리움을 달래고 있습니다.
그 남자의 번호를 삭제하였지만 기억하고 있고..
그냥 문자라도 보내볼까 라는 생각을 수도 없이 많이 했지만 아직 그 여자와 사귀는 것
같은데 괜히 민폐일까봐 속으로 끙끙 앓기만 합니다.
진작에 삭제된 네이트온 친구목록...
기억하고 있는 휴대폰 번호와 이름 석자면.. 조회가 가능하지만..
친구 추가 요청을 나 혼자 일방적으로 할 수도 없고 추가하면 그 사람이 보게 된다는
생각에.. 미련하게 앓고 있습니다.
이 남자.. 정말 못난 남자입니다.
자기 미래가 두렵다고.. 여러번 이별 통보를 했던 못난 남자입니다.
이제 잘되니.. 다른 여자를 만나러 간.. 그런 남자입니다.
그렇게 세뇌하고 잊자고 다짐해도.. 그 사람이 보고싶은걸 보니..
전 한심한 머저리인가 봅니다.
혹시라도 그 사람이 이 글을 보게 된다면..
나한테 다신 돌아오지 말라고 전해주고 싶습니다.
지금은 보고싶어 미치겠지만, 내가 당신을 이만큼 좋아했다고 푸념하고 싶었습니다.
이제.. 털어내려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