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에 쏙 든 소개팅남에게서 전화가 없다면
‘전화해줘요’라는 심플한 문자를 보내라. 당신의 당돌한 매력에 매력…까진 아니더라도 호기심은 느끼게 될 것. 마침 그 소심한 소개팅남 역시 연락할까 말까 망설이던 중이었다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시추에이션. “왜욧!” 하고 영 쌀쌀맞게 나온다면 “어멋! 엉뚱한 사람에게 보냈네” 하고 딱 잡아떼면 되지.
아리송한 이성의 마음을 떠보고 싶다면
“나 너 좋아하는 거 같아, 헤헤!” 하고는 쓱 사라져버린다. 그러곤 언제 그랬냐는 듯 평소와 다름없이 행동할 것. “너 저번에 그거 무슨 소리야?” 하고 물어온다면 그도 당신에게 마음이 있다는 증거. 감감무소식이라면, 안됐지만 그는 당신에게 개털만큼의 관심도 없는 상태. 뭐 어때? 농담인 셈 치면 되지.
딴 남자랑 손잡고 걸어가다 딱 걸렸다면
황망하게 서 있는 남친을 싹 한번 째려봐준 다음, 가던 길 계속 가라. 남친이 분노에 찬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오거든 적반하장의 미덕을 발휘하라. “멀리서 너 보고 일부러 손잡았어! 넌 질투도 안 하잖아! 내가 어디서 뭘 하건 신경도 안 쓰잖아! 딴 남자랑 손잡으니까 기분 나쁘긴 해? 엉엉엉….”
남친과 싸웠는데 먼저 전화하려니 자존심 상한다면
전화를 걸어라. “이제 화 풀린 거야?” 하고 좋아라 받는 그에게 “어? 뭐야, 씨~ 단축키 잘못 눌렀네” 하고 쌀쌀맞게 응수한다. “누구한테 걸려고 했는데?” “니가 알 거 없잖아!” “너 뻥이지, 나한테 건 거 맞지.” “내가 왜 그런 뻥을 쳐!” “에~ 맞으면서, 에~에~.” 이러면서 은근슬쩍 화해하는 거지, 뭐.
진심으로 차이고 싶다면
그에게 찰싹 붙어라. 앵앵거리고, 징징거리고, 떼쓰고, 조르고, 보채고, 비비적대라. 영화 볼 때 10초에 한 번씩 말 걸고, “나 사랑해? 진짜 사랑해? 얼마큼 사랑해?”를 10분에 한 번씩 물어라. 집 대문 앞까지 안 바래다주거나, 촌스러운 머리핀을 사주거나, 맛없는 밥집에 가자고 하면 그 자리에 주저앉아 목 놓아 울어라.
남친이 섹스를 요구한다면
"너 하는 거 봐서”라고 말한다. 남친이 옷도 사주고, 리포트도 써주고, 데이트 비용도 전액 부담하면 감사한 마음으로 모두 받아준다. 어느 날 “이렇게 잘해줬는데, 왜 안 해 줘?”라고 물으면 눈물 그렁그렁 머금고 흐느낀다. “지금껏 잘해준 목적이 그거였어? 나는 날 진정으로 사랑해주지 않는 남자랑 잘 수 없어, 흑흑.”
맘에 드는 상대방의 전화번호를 알고 싶다면
아랫입술을 깜찍하게 깨물고 무진장 당황한 표정으로 두리번두리번 주위를 살펴라. 어떡해, 어디 갔지, 어쩜 좋아, 아이쿠, 큰일일세, 이런 난감할 데가… 등등의 효과음을 넣어가면서. 그러고는 무진장 미안한 표정으로 다가간다. “저, 죄송한데요. 제가 휴대폰을 잃어버린 것 같은데 전화 한 번만 걸어주시겠어요?”.
남친이 자꾸 내 과거를 캐물으면
절도 있는 손동작으로 안경을 치켜 올리며 말하라. “과거가 있어.” 한 번 더 치켜 올려라. “…라고 말한다면 넌 내게 실망하게 될 거야. 과거가 없어,라고 말해서 네가 기뻐한다면 난 네게 실망하게 될 거야. 난 너를 실망시키고 싶지도, 네게 실망하고 싶지도 않아. 하지만 네가 또 한 번 물어본다면 그땐 정말로 네게 실망하게 될 거야.”
나이트에서 춤추고 있는데 남친에게 전화가 온다면
추던 춤 계속 춰라. 다음 날 그를 만나거든 애잔한 미소를 가득 머금으며 이렇게 말하라. “오빠가 예전처럼 날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았어. 오빠 마음을 알고 싶었어. 예전처럼 날 생각하는지, 날 걱정하는지. 그래서 전화 일부러 안 받았어. 이제 오빠 마음 다 알았어. 사랑해~” 하고 폭 안겨주는 거지.
남친이 담배를 끊도록 하고 싶다면
키스를 거부하라. “담배 끊어!”의 천만 배, “건강이 너무 걱정돼”의 백만 배, “우리 엄마가 담배 피우는 사위는 용납 못하신대”의 십만 배, “사촌오빠가 폐암으로 죽었어”의 만 배, “너랑 헤어질 거야”의 천 배, “나도 피울 거야”의 백 배, “나 담배 물었어~ 불 붙였어~ 인제 빨 거야~”의 열 배에 해당하는 효과가 있다.
아무래도 바람피우는 것 같은데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면
다짜고짜 따귀를 후려갈겨라. 그리고 원망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응시하라. 뺨을 부여잡은 채 입을 떡 벌리고 있다면 그는 무죄다. 고개를 푹 숙인다면 그는 유죄지만 최소한의 양심은 있는 남자다. “야! 너 미쳤어! 무슨 짓이야!” 하고 펄쩍 뛴다면 거짓말쟁이 바람둥이거나, 그냥 성질 더러운 남자다.
남자를 유혹하고 싶다면
술을 먹여라. 아찔한 빨간 하이힐의 천만 배, 섹시한 망사 스타킹의 백만 배, 아슬아슬 똥꼬 치마의 십만 배, 육감적인 쫄티의 만 배, 신비스러운 시스루 블라우스의 천 배, 움직일 때마다 가슴 계곡이 보일락 말락 애간장을 태우는 V넥 톱의 백 배, 유치원생 손바닥만 한 비키니의 열 배에 해당하는 효과가 있다.
그가 사준 선물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보답으로 훨씬 더! 더! 촌스러운 선물을 사준다. 그러고는 손 꼭 붙잡고 사이좋게 선물 바꾸러 간다. 앞으로 그는 선물 사기 전에 꼭 당신의 허락을 구하는 기특한 남친으로 변모할 것이다. 동시에 당신이 그의 선물을 사기 전에 자신의 취향과 희망 사항을 브리핑함으로써 당신의 고민을 덜어주는 친절한 남친이 되어줄 것이다.
그의 생일에 특별한 선물을 하고 싶은데 뭘 사야 할지 모르겠다면
평범한 선물을 특별한 방식으로 줘라. 첫째, 신비로운 방식. 띵동~ 그의 집 초인종을 누르고 대문 앞에 선물을 놓은 뒤 홀연히 사라진다. 둘째, 음흉한 방식. 생일 까먹은 척 시치미 뚝 떼고 있다가 그의 가방 안에 슬쩍 넣어둔다. 셋째, 깜찍한 방식. 다다다다 달려가서 그의 품에 선물을 폭 안긴 뒤 180도 턴하여 다다다다 도망친다.
두 남자 중 누가 더 좋은지 헷갈린다면
동전 던지기를 하라. 앞면은 철수, 뒷면은 영식. 앞면이 나왔을 때 ‘그래, 철수로 하자’ 하고 결과에 승복할 수 있다면 당신은 내심 철수를 더 좋아하고 있었던 것. ‘한 번 더 던질까 봐’ ‘에이, 동전 던지기라니 말도 안 돼’라는 생각이 든다면 당신은 영식을 더 좋아하는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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